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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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스콧 니어링에 관해 알고 있었던 것은 채식주의자, 헬렌 니어링의 남편이라는 것 뿐이었다. 몇년전에 니어링 부부의 책이 유행할 때 비슷비슷한 것들을 읽었을 것이다. 삶이 이렇게도 단순, 소박할 수 있구나, 나도 실천해봐야지, 책을 읽고나서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자서전이므로 당연히 스콧 니어링이 자신의 일대기를 쭉 소개한다. 초반부 형제들부터 시작해 집안 얘기가 쭈욱 나온다. 이 부분은 사실 조금 지루했다. 건설쪽 일을 했던 기술자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중반부는 대학생활과 교수생활을 했던 때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에서는 계속 교사라고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보통 대학교수를 교사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여튼 이론을 실천하며 사는 니어링의 교수시절이야기와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자세가 나온다. 부당하게 해고당해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한 니어링은 인생의 위기라 할 수 있는 해직으로 말미암아 보다 폭넓은 분야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그가 한때 사회주의자였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세월은 나를 거칠게 몰아붙이고, 결국은 나를 추방된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유인즉 내가 부와 가난 사이의 극심한 모순과 착취의 불공정, 계획적인 대량 살상과 파괴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경험에 힘입어 세가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즉 평화주의자, 채식주의자, 사회주의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p241) 한 사람의 생이 이토록 견고할 수 있을까.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계획하고 실천하고, 실패했다면 다시 그 과정을 되집어보고.. 가장 단순한 원리인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키지 못한채 나이를 먹고 만다.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시라도 빨리 뛰어야 할 것 같다. 행동하는 삶을 위해 결단력이 필요하고, 그 결단이 의미있기 위해 늘 사색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자급농으로서의 삶은 그가 오십대에야 실천한 것이다. 두번째 부인으로 스무살 나이차가 나는 헬렌을 만나 버몬트에서 단풍사탕을 만들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산다. 이 부분을 읽으며 똑같이 살아가더라도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있는가를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흔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그는 전세계를 여행하며 공부하고 강연을 하고 책을 쓴다. 노후에 그토록 정력적으로 살 수 있었던 근본은 그의 낮은 생활에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매우 단순하지만 책상앞에 적어두고 두고두고 보고 싶은 간소한 여행을 위한 그의 신조를 적어본다.  

1) 자기 혼자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만 챙겨라. 최소한의 옷가지와 사무용품과 필기구만 있으면 된다. 2) 1등석에서 편하게 여행하지 말고 3등석에서 고되게 여행하라. 3) 식당에 출입하지 말라. 요리할 일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신 과일과 견과와 그 밖의 신선한 자연 식품을 먹어라. 4) 술, 담배, 청량음료, 커피 같은 습관성 기호식품을 끊어라. 5)택시를 피하고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라. 6) 여가시간에는 될수록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운동을 하고 많이 걸어라.  

 제삼자의 입장에서 쓴 평전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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