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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평점 :
가족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이토록 솔직할 수 있을까와 이 사람 나와 비슷한 시기에 유년을 보냈을텐데 성장배경이 너무 옛날같다는 것이었다. 솔직함이 장점이 될수도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늘 내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솔직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이 너무 부럽다.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무언가를 거짓으로 말한다는 것은 아니고, 일부러는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말하지 않는 것도 솔직하지 못한 것일까.
이 책은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화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막노동을 하는 폭력적인 아버지와의 화해, 생활에 바뻐 자식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 엄마와의 화해,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헤쳐나가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일을 해야했던 누나들의 삶 들여다보기.. 이 책을 쓰면서 작가는 좀 편안해졌을까. 가난이 그의 작품세계에 큰 힘이 되었을것이라 생각해본다. 간간이 책 중간에 한페이지 전체에 가족들을 클로즈업해서 그린 것을 나는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 그림을 그리면서 작가는 아빠가 아닌 엄마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해 깊게 생각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