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미술관 -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정혜신 지음, 전용성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대체로 행복하다'로 쓴 이유는 이 책의 목차를 훑어보며 이 문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내가 대체로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충만하다'는 기독교 용어라고 알고 있다. 기독교신자도 아닌 내가 요즘 충만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표지의 저 구름과자를 한손에 들고 있는 아이 마냥 나는 땅에서 조금쯤은 공중부양해 있는 기분이다. 겨울보다 조금 나아진 우울증 증세, 새롭게 맺고 있는 관계의 친밀함, 소속감 등. 한 인간이 자신의 마음을 살펴 행복해지는 데는 그렇게 큰 사건이 필요치 않는지도 모르겠다. 정혜신의 글이야 이전부터 좋아했었다. 짧은 글이지만 긴 여운을 주는 이 책은 긴말 필요없이 공감하게 만드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아픔을 겪었던 사람은, 상처를 갖었던 사람은, 그리움을 오래도록 간직 했던 사람은 이 책에서 자신의 가슴을 쿵 울리는 글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충분한 슬픔'이라는 꼭지에서 이런 문장이 있었다. "슬프고 괴로울 때 슬픔에 충분히 젖어들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입니다. 그래야 마지막에 넘어지지 않습니다"  중간에 넘어지는 건 중요치 않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에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지난한 과정들은 언젠가는 빛을 발할 것이다. 슬프고 추웠던 수많은 겨울들에 감사하고, 이젠 열심히 그리고 슬슬- 살아갈 수 있는 봄을 맞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위로 받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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