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그런 말이 나온다. 풍경은 의식하는 순간 보이는 법이라고.

수년을 지나다닌 골목이라도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그 보지 않은 곳은 내 활동반경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같은 장소라도 모두에겐 다르게 기억된다. 사람들의 인생이, 생활이 모두 다  다른 것의 출발은 그런 인식의 잣대가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에겐 익숙한 행동들을 누군가가 다른 장소에서 유심히 보고 있다면, 가령 늘 스타벅스에서 사온 커피와 샌드위치를 같은 공원 비슷한 시간에 먹고 있는 것 . 이건 나에겐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겐 흥미있는 관찰의 대상일 수 있다.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목격자는 있게 마련이다. 더군다가 그 행동이 매우 습관화된 행동이라면 말이다. 전에 황인숙의 <목소리의 무늬>를 읽다가 놀랐던 얘기가 생각난다. 내가 늘 지나다니면서 바깥에서 보았던 가게의 점원 역시 내가 늘 같은 시간에 이 가게앞을 지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수수께끼 같은 일상, 모두 다른 사람들의 생활. 가볍지만 일관된 주제로 그런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책이었다. 얇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일본소설을 보게 된 첫번째 작가가 아마 요시다 슈이치 였던 것 같다. 지난 겨울에 <랜드마크>를 읽고 잠시 실망을 했었는데 다시 좋아졌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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