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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브레이크 스토리
고솜이 지음, 강모림 그림 / 돌풍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한 때 사실은 꽤 오랫동안 나는
돈을 다른 것도 아닌 먹는 것에 과도하게 쓰는 것이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의 친구들은 식도락 모임처럼 늘 맛있는 맛집들만 찾아헤매었고, 먹는 것에 그닥 관심이 없는 나는 마지못해 따라다니는 식이었다. 모임의 주요한 행사는 당연히 먹는 것이었다. 주요리를 먹고 디저트로 또 먹을 집으로 가고 다시 또 다음 끼니때가 되면 다른 식당으로..
그 후로 몇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친구들은 그런 패턴을 보이고 있다. 달라진 것은 나도 그들의 대류에 합류하게 된 것. 먹는 것의 즐거움을 알려버렸기도 하고, 실제로 식욕이 좋아진것도 같다. 여전히 육류를 좋아하지 않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맛있는 음식과 그 음식에 녹아있는 가볍고 감각적인 사유들에 아주 많이 즐거웠더랬다. 진한 커피에 베이글을 먹고 싶어서 실제로 이 책을 읽는 며칠동안 베이글을 사서 자주 씹어 먹고 다녔다. 먹는 것이 없다면 우리 인생의 즐거움의 반은 사라질 것이라고 단연코 이제 나도 말할 수가 있다. 비록 할 줄 아는 음식이 거의 전무하고 요리하는 일에 아직 관심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나도 요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으므로 그런 꿈은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무료한 어느 날, 나도 후라이펜에 몇 되지 않은 종류의 재료들로 뚝딱 노련하게 요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생각을 해본다. 그 무료한 날에 그 담백한 소박한 내가 한 요리를 먹으면서 (메뉴는 물론 스파게티다) 기분이 좀 좋아질 수 있기를.. 생각만 해도 얼마나 설레이는가. 지금은 이 책 한권으로 조금 위로를 해보지만 기필코 그런 날이 나에게도 오겠지? 큭..
이 책 그림도 너무 좋고, 누군가에게 정말 선물하고 싶어진다.
어린왕자랑 화산으로 계란후라이 해 먹는 이 그림이 제일 좋았음 ㅠㅠ

갑자기 크리스피 도넛이 왜 이리 먹고 싶은지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