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진숙의 <시대를 훔친 미술>을 정말 재밌게 읽고는 이 작가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여러 권이 있는데 하나같이 모두 재밌게 보인다. 이 저자를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미술사도 역시나 역사의 일부로 볼 수 있으니 시대적 배경과 떼어서 논할 수는 없다. 부제처럼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을 그림과 함께 읽을 수 있다. 현대미술까지 다 읽었지만 나는 언제나 르네상스나 종교개혁 무렵의 미술이 가장 흥미롭다.

 

인상적인 구절이 정말 많았다.

미래주의자들은 분명 재능이 뛰어난 작가들이었지만, 대중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예술가에게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휴머니즘적 태도다. 그것이 예술을 오래 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p.425

비단 미술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말 같다.

 

미술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추천하는 도서들을 읽는다면 좋을 것 같다. 앞부분에는 주요 화가들을 소개해놓은 책을 추천하고 있고 뒷부분에는 서양미술사, 한국미술사 등에 대한 책들을 추천해놓았다. 62권이나 되니 어찌보면 일반인이 읽기에는 방대하다. 아주 오래전에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의 깨알같은 글씨를 보고 지레 겁을 먹고 못 읽었는데 그 책도 다시 한번 옛 추억을 더듬으며 펼쳐보고 싶다. 나의 첫 직장에서 퇴사할때 ㅅ 과장님이 사주신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화와 예술의 사회사>도 빛을 바랜채 책장에 꽂혀있다. ㅅ과장님은 지금 뭐하며 사시는지... 아 세월이여....

 

 

 

 

 

이로써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다 읽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곧 죽음'이라는 오셀로의 이분법적 사고가 데스데모나를 죽게 했고 자신에게도 비극이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해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들은 결국 (    )에 대한 감수성의 문제인 듯하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의 차원에서 육식, 모피, 동물과 관련된 문제들을 생각해본다면 어떨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요즘 사람들이 많이 입는 패딩 모자의 퍼 트리밍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채소, 식물도 생명이지 않은가에 대한 항변에 저자는 식물은 동물과 달리 뇌, 중추신경계, 통점을 갖지 않으므로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방식과는 다르다고 한다. 현재의 과학이 밝혀낸 사항으로써는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 하나쯤이 아니라 나 하나라도 하는 개인의 실천이다. 내가 아닌 타인, 다른 생명과의 연결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이 책에 예시로 나오는 '수학이 필요한 순간들'을 수학적 논리로 찬찬히 따라 읽어가다보면 인간이 이렇게 깊게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이 든다. 수학문제를 푸는 게 수학이 아니라, 혹은 논리학이나 기호학과 같이 우리들이 범접하기 힘든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 수학이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겠다. 아 이런 점을 고등학교때라도 알았다면 수학을 대해는 자세가 사뭇(!) 달라졌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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