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다.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 이기도 하고, 사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강대에서 라틴어 강의를 맡아 수업했던 강의록을 책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라틴어라고 했을 때 나는 수레바퀴 밑에서나 나오는 유럽아이들이 어렸을 때 어렵게 배우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언어라는게 떠오른다. 19쪽에 나오는 라틴어 do동사의 활용표만 보더라도 엄청난 표 한장으로 요약되어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불어나 독일어를 공부하는 것은 라틴어에 비하면 껌이겠군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실행에 옮기기는 만무하지만... 어쨌든 어려워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라틴어가 조금이라도 궁금한 사람에게는 아, 이런 것이 라틴어구나하는 걸 알게 해준다. 저자가 사제라고 생각해서인지 글에 때가 뭍지 않고 순수하다고 느껴진다. 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편지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목이 메인다. 내 젊은 청춘이 기억나서였을까... 뿐만 아니라 로마의 문화, 사회, 교육제도 전반에 관한 상식도 간간히 전하고 있다.

 

Hodie mihi, cras tibi

호디에 미기, 크라스 티비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p.151

 

로마의 공동묘지 입구에 새겨진 문장이라고 한다. 오늘은 내가 관이 되어 들어왔고, 내일은 네가 관이 되어 들어올 것이니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뜻의 문구라고 한다. 인간은 죽음으로써 타인에게 기억이라는 것을 물려준다. 어떤 기억이냐에 따라 다시는 떠올리기도 싫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향기로운 사람으로 기억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묻고 또 물어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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