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나무
장세이 글.사진 / 목수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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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초입에 나무들은 하나둘 제 이파리를 떨군다. 잎이 없는 나무는 가지만으로 추운 겨울에 홀로 맞서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요즘 나무들을 둘러보니 이 나무는 벚나무 였나, 역시 몸뚱아리만 가지고 나무의 이름을 생각해내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이 겨울이야말로 나무에 대해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꽃도 열매도 잎도 없는 나무를 알아맞힌다면 그건 제대로 실력있는 사람일 수 있겠다.

책의 사진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런 식물을 다루는 책을 읽다보면 사진이나 그림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림만으로는 실제로 어떤 색인지 전체적인 모습을 담아 내기 어렵고, 사진이라도 너무 멀리 찍으면 자세한 부분을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다. 개나리가 우수수 떨어져있는 바닥을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감수성도 마음에 든다. 궁궐 사는 나무 부분을 참 재밌게 읽었다. 단순히 역사 유적지라고만 생각했던 궁궐에는 많은 나무가 살고 그 나무들의 생명을 기리기리 이어나가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다. 다음에 궁궐에 가면 어떤 나무가 있는지 유심히 관찰해봐야겠다. 서울 사는 나무들이 환경오염때문에 더 고생하지 않도록, 사람과 함께 대대손손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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