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쉬운 글들이 좋아진다. 쉬운 것도 어렵게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려운 걸 쉽게 쓰는 사람이 있다. 황인숙의 글에는 꾸밈이 없고 과잉된 감정이 없어서 좋다. 그녀의 글들에는 일상이, 생활이 담겨있다. 읽기가 아까워서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읽었다. 지나가는 길냥이에게 밥을 주는 시인, 로또를 사는 시인,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 클럽에 다니는 시인... 나는 이런 모습이 너무 좋다. 이 책이 부디부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알게 모르게 나는 독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 같다. 에릭호퍼는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고 오로지 독학으로 평생동안 공부를 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책만 파고 있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수많은 직업의 노동자로서 그야말로 길위에서 인생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상깊었던 부분.. 노동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그는 말한다. 노동은 노동일뿐.. 우리가 의미를 찾아야 하는 곳은 '배움'이란다. 노동을 끝내고 자신의 취미로 나머지 시간을 보낸다면 노년이 되어 일을 그만하더라도 그 공허함이 덜 할 것이라고 한다. 노동을 그만둔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의미가 되니까 말이다. 노동을 한지 너무 오래된 것 같다. 자만심과 알량한 자존심으로 살아온 것 같다. 이 책앞에서 나는 겸허함을 배운다.

김점선이 여러사람을 인터뷰한 글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인터뷰를 당한 사람보다도 인터뷰를 한 김점선의 색채를 더 잘 나타내주는 책이었다. 여자 조영남 이라는 대목에서 박장대소를.. 나는 김점선이 좋다. 꾸밈이 없고 씩씩해서가 그 이유이다. 나도 김점선 처럼 늙고 싶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라는 부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성공한 사람들은 무엇보다 인간적이고 감정적으로 안정되어있고 남을 배려할 줄 안단다. 감정적으로 안정적이고 싶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그들이 성공을 이미 했기 때문에 인간적일 수 있고 감정적으로 안정될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김점선 스타일 2도 얼른 읽어보아야지.

 이 책을 힘겹게 겨우겨우 읽어냈다. 기행문을 좋아하긴 하는데 이 책은 지명이 특히나 익숙하지 않아서.. 지리적인 설명을 하는 부분을 겨우겨우 읽어내는데 진땀이 났다. 차라리 이 책보다는 <나를 부르는 숲>과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길 권하고 싶다. ㅠㅠ 읽는 내내 두책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었다. 나는 힘들게 읽었지만 책만 봤을때는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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