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아 - 리스본에서 만난 복수의 화신 클래식 클라우드 4
김한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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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언급했듯 나 역시 페소아를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매력에 빠져들어 이 책을 두번 읽었었다. 이후에 이탈리아어 중역인 까치글방의 <불안의 책>을 몇년 전에 읽었다. 첫 페이지부터 사로잡는 문장이라니... 이렇게 단 두권을 읽었을 뿐인데도 페소아의 매력에 빠졌는데 그 때문에 리스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해도 이상할 것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한민의 <페소아>를 다 읽고는 정말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나이에 페소아를 연구하려고 전공과 상관없이 포르투갈에 갈 수 있는 용기며 단순한 관심을 넘어선 전공자로서의 위엄이 책의 곳곳에 나온다. 한국에는 아직 페소아에 관련된 책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그가 큰 몫을 할 것 같다. 페소아는 여러 개의 이명으로 문학작품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정신병이 있지 않을까해서 심리학이나 정신분석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고독을 친구 삼아 평생을 살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심정을 여러 개의 자아로 나누어 활동했던 것일까. 여러 개의 인물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통일된 자아를 이루는 것이 인격의 완성인양 배워온 나로서는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사람들은 페소아의 흔적을 찾아 멀리 리스본까지 날아가는 것이겠지만 페소아는 오히려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상상만으로도 여러 인물을 살아본 사람이니 상상만으로도 세상 여러 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페소아의 집이라는 박물관은 사실 엄밀히 말해 페소아의 집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페소아의 기본 생각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아르테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인물과 여행지를 결합한 시리즈를 출간하나 보다. 흥미로운 책들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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