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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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학의 심리학관련 교양수업에서 한번은 들어보았을 심리학의 역사상 유명한 실험 열가지를 모아놓았다.당연히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읽혀질수 있고 각 꼭지가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내가 흥미롭게 읽은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에 관한 부분이다. 놀랍게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을때 사건 직후 말했던 부분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서술하더라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설명한 것이 옳다고 모두 확실히 주장했다고 한다. 우리가 확신하는 것과 실제로 옳은 것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허술한가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혹독한 고문으로 거짓자백하도록 할때 나중에는  실제로 자기가 그런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상상해서 말하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머리속의 어딘가에서 실제로 경험하지도 않은 일을 재구성해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나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일들앞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이 되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

인간에게 기억이란 무엇일까. 기억이란 나라는 존재의 확인이면서 인생의 의미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들이 사실은 '실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된 '창조물'인가 하는 생각에 혼란스럽다. 이런 상황들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겪게 된다. 같은 현장에 있었는데 친구들의 기억과 내가 하는 기억이 다르다거나, 내가 그 상황에서 했던 말이 이거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확인했을때는 그게 아니었다거나..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과거를 회상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같다. 이책에서는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기억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기대는 과거의 학습을 토대로 형성하기 때문이란다. 과거 아니면 미래만을 생각하다 보니 정작 내가 존재하고 있는 현재는 충실히 살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렵겠지만 쓸데없는 혹은 좋지 못한 과거의 기억들은 지워버리고 좋은 기억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이 기억을 재구성하도록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렇게 해서라도 즉, 진실이 아니더라도 그 정도가 심하거나 남에게 해를 입히지만 않는다면 정신건강에는 좋을거라 생각한다. 심리학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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