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敎 가르칠 교 師 스승 사)
주로 초등학교ㆍ중학교ㆍ고등학교 따위에서,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선생(先 먼저 선 生 날 생)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학예가 뛰어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성(姓)이나 직함 따위에 붙여 남을 높여 이르는 말.
어떤 일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자기보다 나이가 적은 남자 어른을 높여 이르는 말.
스승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 [비슷한 말] 사부(師 스승 사 傅 스승 부)
국어 사전에서 교사와 관련된 단어들을 찾아 그 뜻을 정리해본다. 나는 교사이고 선생은 맞는 것 같은데 스승까지는 아닌 것 같다. 교사라는 건 직업으로서의 직위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고, 선생은 먼저 난 사람이란 뜻으로 국어 선생님 혹은 고영아 선생님 할 때의 호칭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나는 아직 스승은 아닌 것 같다. 스승이란 말을 들을 수 있으려면 내가 가르친 제자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자기 앞가림 할 수 있을 때 문득 돌아보니 그 선생님의 가르침이 생각나고 잊혀지지 않는 경우에 그때 비로소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스승의 날이 참 부끄럽다. 호구지책(밥벌이 수단)으로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거기다 스승이라는 의미까지 부여해주니 너무 부끄럽다. 나는 너희들 부모님이 주시는 세금으로 봉급을 받고 그것으로 부족하지 않게 잘 살고 있다. 그러기에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또한 우리 만나 생활한지 2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스승의 은혜에 감사한다며 카네이션을 받고 감사의 인사를 받는 것도 참 쑥스러운 일이다. 정말 감사하다면 우리 1년 다 보낸 후 너희들을 진급시키고 나서 감사의 인사를 받아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해서 나는 너희들에게 부탁한다. 스승의 날이라고 돈을 모으고, 무언가를 선물하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 너희들은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있으니 너희 돈은 결국 부모님 돈이다. 그 돈으로 나에게 감사를 표하지 마라. 두 달 동안 감사한 일이 뭐 그리 있겠냐 만은 혹여나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면 진심이 담긴 손편지나 한 장 써다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나중에 너희가 대학 진학하고, 졸업하고, 취직한 다음에 너희 손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그리고 그때 내가 가르쳐 줬던 것들이 잊혀지지 않고 생각나며 너희 삶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다면 그때 너희가 번 돈으로 감사를 표현해라. 그때는 너희의 마음을 온전히 감사한 마음으로 받겠다. 그만큼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나도 너희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저 바다 밑에서 괴로워 했던 아이들을 떠올리면 나는 그저 한 없이 부끄러운 어른이다. 그 죽음을 보고서도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너희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하면 어른도 아니고 선생도 아닐 것 같다. 그저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혹은 선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끄럽고 죄스러운 날들 속에서 더 부끄럽지 않고, 죄스럽지 않도록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가르치고 더 열심히 행동해야 할 것 같다. 그 길이 지치지 않도록,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너희들이 나를 다독여주길 바란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나는 너희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너희로 인해 나는 또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하고, 배우고, 살아간다. 내 스승은 바로 너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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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게 글자 쓰기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덧셈, 뺄셈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구구단 외우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토끼 키우기, 닭장 만들기, 찰흙으로 연필꽂이 만들기, 색종이로 카네이션 만들기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미끄럼틀에서 떨어졌을 때 업고 병원에 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소풍 가는 길에 롯데 이브껌 주셔서 고맙습니다.
졸업식 날 사진 찍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인환 시집 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집에 불러서 오뚜기 카레 먹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전학 가는 날 울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겨울에 백일장 나갔을 때 낮술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담배 피우다 들켰을 때 라이터만 뺏고 안 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파출소에서 뒤통수만 한 대 때린 후 데리고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다 알면서 속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실패에 슬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성공에 진심으로 기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게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바닷물에 잠겨 죽을 때에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우리 곁에 계셔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들의 선생님!
(류근 시인, 2014.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