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백일홍 나무 아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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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살인귀>에서 추리작가 야시로의 입을 통해 고백한 요코미조 세이시의 고백. 긴다이치 코스케가 왜 사신 탐정인지 알겠다. 주변 사람들이 다 죽어나가는데 막지 못하고 뒤늦게 다 알고 있었지롱 나서는 긴다이치에 뒷목 많이 잡았는데, 네 단편을 읽고 나니 왜 그랬는지 아주 약간 이해가 가기도 한다.

이전부터 내가 쓰는 작품에는 일종의 강렬한 색채가 있다는 평을 들었는데, 전쟁 후에는 특히나 그 색채가 선명해졌다. 일단 전보다 나를 둘러싼 제약이 많이 사라지기도 했고, 내가 전쟁을 통해 신경이 단련되는 걸 넘어서 거의 마비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전후의 나는 피투성이 시체를 봐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죽음에 무딘 사람이 되었기에, 소설 속에서 점점 피를 많이 쏟아냈고 여기저기 굴러다닐 정도의 시체를 장기 말을 움직이듯 갖고 놀았다. 그런 점이 독자들에게 반응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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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브로큰 윈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8 링컨 라임 시리즈 8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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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에 비하면 엎치락뒤치락하는 재미는 덜했지만

책에서 다루는 소재들 - 개인정보 수집,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개인정보 도용, 데이터 조작 - 이 너무 공포스러워서 읽다가 내려놓고 얼마나 현실성 있는지, 얼마나 현실화됐는지 관련 책들을 찾아보느라 시간을 보냈을 정도다.


링컨 라임과 파트너 색스,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여전히 신참인 론 풀라스키까지

(이외에도 많지만 애정도에 따른 기억력의 한계 ㅋㅋ)

등장 인물들은 여전한데 매번 소재와 주제와 배경이 다양하다.

그래서 관심 분야를 넓혀주고 가지치기 독서하고프게 만든다.


1권 본 컬렉터에서 미량 증거물 수집과 분석의 세계로 안내하고 해부학을 다뤘다면

2권 코핀 댄서에서는 비행기의 세계를

3권 곤충 소년에서는 곤충과 미국 남부라는 새로운 배경으로 변신을 꾀했고

4권 돌 원숭이에서 불법 이민을

5권 사라진 마술사에서 마술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주었다.

6권 12번째 카드에서 흑인 문화와 노예 해방, 수정 헌법을 다루어 많이 배웠고

7권 콜드 문에서는 시계와 동작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했다.

이번에 읽은 8권 브로큰 윈도에선 개인정보였다.


온갖 포털 사이트들의 개인정보 누출로 내 정보가 내 것이 아닌 세상에 살고 있지만

책에서 다룬 개인정보 수집과 응용 정도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무섭다.


가만히 나를 살펴보니... 무심코 내어주는 정보들이 의외로 많다.

편하다고 신용카드와 전자지갑만 사용하고

내 몸에서 스마트폰을 한시도 떼어놓지 않으며

장보는 것도 인터넷으로 다 해결하고

팔목에 차고 있는 피트니스 트랙커로 운동, 수면, 심박동 정보를 서버에 저장하는 것으로 모자라

아침마다 올라가는 스마트 저울이 몸무게와 체지방 비율 등의 생체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안 하지만 블로그와 카페 활동을 하고 있고

자진해서 북플에 독서 취향까지 까발리고 있다.


난 중요한 사람이 아니니 아직까진 어디다 쓰겠어 싶지만

언젠가는 이런 미래가 올지도 모른다.

우울증 관련 책들만 검색했더니 내게는 정신건강과 의사를 추천하는 이메일을

가족들에겐 장의사를 추천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아직까진 엉뚱한 책들을 추천해주는 걸 보면 안심해도 되려나 ㅎㅎㅎ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패턴을 읽어서 내가 앞으로 할 행동과 이동 경로를 예측한다니...

예측 불가능한 엉뚱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래서 리뷰도 내맘대로!)


전자책으론 링컨 라임 시리즈가 10권까지 나왔는데

9권에선 어떤 소재를 이용하려나 기대된다. 믿고 보는 링컨 라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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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20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경험했던 일을 자주 언급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저는 북플이 나오기 전 알라딘 서재가 좋았어요. 그땐 ‘예측 불가능한 글’을 쓸 수 있었어요. 내가 알고 지내는 분이 다음 날에는 어떤 책을 읽고, 리뷰를 쓸지 궁금했어요. 요즘은 누구나 북플로 ‘읽고 싶은 책’, ‘읽고 있는 책’을 공개하니까 너무 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블랑코 2017-01-20 17:52   좋아요 0 | URL
전 읽은 책마다 리뷰를 쓸 능력이 안 되어서 지금의 북플 시스템이 좋아요. ^^ 별점만 주고 넘어가는 책들도 지금 읽고 있고 또 다 읽었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Gothgirl 2017-01-20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우울증 관련책은 어떤게 있나 급 궁금해지네요 찾아보신 목록을 공유해줘요 ㅋ

블랑코 2017-01-20 18:00   좋아요 0 | URL
우울증을 예로 든 건 브로큰 윈도에 예시로 나오기 때문이었어요. 우울증 관련해서 찾아본 책은 딱히 없구요. 제 경우 불안이 좀 많은 편이라 관심가서 대여한 책이 몽키마인드란 책이에요. 조만간 읽을 예정. (반값 10년대여로 나왔음)

글구 얼마 전에 관심가서 지르고 좀 읽어본 책이 앤드류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란 책인데요. 작가 소개를 보면서 알게 된 책인데 이 작가가 예전에 쓴 <한낮의 우울>이 우울증을 탁월하게 그렸다고들 해요. 우울증 환자들의 필독서라고... 실제로 작가가 우울증을 겪었대요. 전자책으론 안 나왔어요.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전자책으로 나왔고요.

블랑코 2017-01-20 18:09   좋아요 0 | URL
한낮의 우울 원서로 찾아보니 (The Noonday Demon) 원서는 전자책으로 있네요. 좋겠다.. 원서로 읽을 수 있으니깐 ㅠㅠ

Gothgirl 2017-01-20 18:10   좋아요 0 | URL
블님은 불어로 원서볼 수 있잖아요 한국오면 뫼비우스 만화책 드릴까요?

블랑코 2017-01-20 18:17   좋아요 0 | URL
저 불어로 책 잘 안 봐요. 불어에 둘러싸여 살아서 취미생활인 독서만큼은 모국어를 고집합니다.ㅎㅎㅎ 원서가 불어인 책도 번역본이 좋아요(문장이나 단어 보면 원어가 떠오른다는 게 함정 ㅋㅋ)

뫼비우스 뭔지 보니까 되게 유명한 그래픽 노블 작가네요. 프랑스 그래픽 노블이 되게 유명한데도 잘 안 보는 이유가.. ㅠㅠ 이상하게 여긴 다 대문자로 적는데 저 대문자 잘 못 읽어요. 난독증의 일종인지 아는 단어도 대문자로 보면 못 알아본다는.. (영어도 그래요. 대문자로만 써있으면 잘 못 읽어요)

Gothgirl 2017-01-20 18:18   좋아요 0 | URL
정리해서 필요한 사람 주려는데 불어라 가져가는 사람이 없네요 ㅋㅋ 그림 진짜 멋있는데

블랑코 2017-01-20 18:20   좋아요 0 | URL
아, 불어예요? 그럼 가져갈 사람 없을 테니 저 주세요 ㅎㅎㅎ 그림 보려고 그래픽 노블 살 때도 있는데 그림 멋지다고 하면 ㅎㅎ 그림도 보고 글자도 읽어볼게요 ㅋ

Gothgirl 2017-01-2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K!!!
 
[eBook] 콜드 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7 링컨 라임 시리즈 7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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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에 반전... 반전이 안 나오면 링컨 라임 시리즈의 가장 큰 반전일 듯 ㅋ 전자책으로 읽으니 책이 그리 두꺼운 줄 몰랐는데, 하긴 책장을 넘겨도 퍼센트가 바뀌질 않더만. 믿고 보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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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자물쇠가 잠긴 방
기시 유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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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으로 유명한 기시 유스케의 밀실 사건집입니다. 단편 4개가 들어 있어요.

<검은 집> 읽고프지만 전자책으로 안 나와줘서

기시 유스케의 다른 작품이라도 읽고파 고른 책인데요.

분명 미리보기로 볼 땐 재미있었습니다. 구입하고 보니 죄다 밀실 사건이더라고요.


제가 이런 밀실 트릭을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 것도 있고

(범인임이 분명한데 완전 밀실이어서 범죄가 불가능하니 난 아님. 이런 게 싫어요. 알리바이 트릭과 마찬가지로 그걸 생각해낸 사람이 있다면 똑같이 머리좋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떻게든 깨질 수 있다고 보는터라)

넘 과학적이고 진짜 골아픈 트릭들이 많아서 재미가 없었어요.

트릭을 위한 트릭 느낌...

그런 트릭 생각해내신 작가님이 대단하긴 한데...

물리적인 밀폐 공간보단 <문신 살인사건>처럼 심리적 밀실이 더 좋습니다. (문신 살인사건 최고!!)


근데 이거 읽으면서 경악한 게 있었습니다.

3번째 단편인 '비뚤어진 상자' 읽다가...

한국과 일본에선 현관문이 바깥으로 열리는 게 일반적이란 사실!

인생의 절반은 한국에서 살았고

거의 절반을 외국에서 살고 있는데 서로 다른지도 몰랐습니다.


우리나 일본의 경우 신발을 현관에 벗어둬야 하기 때문에

문이 안쪽으로 열리면 그 공간이 좁아지니까 바깥으로 연다는 건데!

좀 찾아보니 원래 우리나라 전통 한옥 대문은 안쪽으로 열렸답니다. 방문한 사람에게 어서 들어오라는 환영의 의미가 되려면 집주인이 자기쪽으로 문을 당겨 열고 들어오라고 해야겠죠. 바깥으로 열면 밖에 서 있는 사람을 밀어버리는 게 되잖아요. 그런데 마당이 사라진 아파트로, 주택으로 바뀌면서 현관에 신발을 벗어두는 공간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문이 바깥으로 열리게 된 겁니다. 신기하더라고요. (근데 한옥 방문은 바깥으로 열리지 않던가요? 어릴 때 시골집 마루에서 방으로 들어가려면 문고리를 당겼었는데)


그럼 주택에 사시는 분들, 현관문이 아닌 마당으로 이어지는 대문은 여전히 마당 안쪽으로 열까요? 궁금합니다. 또 아파트의 방문이나 화장실문은 어떤가 궁금합니다. 저희집은 모두 안쪽으로 열립니다. 방문도 방안에 있는 사람쪽으로 당겨 열어요. 화장실 문도 화장실 안쪽을 기준으로 당겨 열고요. 들어가는 입장에선 밀고 들어가는 거죠. 지하실로 가는 문만 지하실 쪽이 아닌 복도쪽으로 당겨 엽니다.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 새삼 깨달음이 너무 크게 다가와 신기했습니다. 이 책의 유일한 수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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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달걀 2017-01-01 0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을 원작으로한 일드도 있어요... 소설은 그저 그런데 일드는 상당히 잼 있어요... 작가한텐 미안하지만 트릭만 개발해주고 드라마화 된 다음에 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ㅎㅎㅎ

망고망고셩 2017-01-01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옥의방문은 미닫이 문일걸요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열리는.. 우리집만 그랬던가??ㅎㅎ
방문을 당겨서 밖같쪽으로 열리는 건 방문 앞에 있는 방문곁문일 가능성이 커요. 짐작이지만. 한옥은 방문이 바로 밖과 연결되어 있어서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곁문을 닫거든요 ^^
 
[eBook] 어둠 속의 갈가마귀 - 캐드펠시리즈 12 캐드펠 시리즈 12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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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즈베리 수도원 인근 마을의 교구 신부가 세상을 뜨자

똑똑하고 학식 높고 젊고 곧은 신부가 추천을 받아 마을에 오고

모두의 동의와 기대 속에 새 교구 신부로 부임합니다.


신도들이 죄를 짓는 것을

인간적인 나약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너그러이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던 전임자와 달리

새 신부는 갈가마귀처럼 보이게 만드는 검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사소한 실수도 용서치 않고 흑단 지팡이를 휘두릅니다.

교구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신부 임명에 동의했던 이들이 살짝 후회를 할 무렵...

성탄절을 앞두고 신부가 시체로 발견됩니다.


교구민들의 원성을 샀던 만큼 신부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보다 은근히 기뻐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캐드펠 수사는 휴 버링가와 함께 범인을 찾는 한편

역시나 이번 작품에서도 젊은 남녀 맺어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다소 황당할 수도 있는 결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의 섭리라고 해야 할지..

캐드펠 시리즈 12권으로 지금까지 읽은 것들에 비하면 썩 재미가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시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네요.

종교가 절대적이었던 중세 시대에

모드 왕후와 스티븐 왕의 왕위 다툼에 끼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삶이 고단했을 서민들에게는

신의 대리자로서 교리를 가르치고 신의 질서를 세우는 것보다

신의 자비와 긍휼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요.


종교인, 비종교인을 넘어 인간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깊은 연민을 보여주는 캐드펠 수사님에게서

종교의 존재 의미를 보게 됩니다.


그래도 역시 재미면에선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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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2-29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죄를 미워하고, 박근혜도 미워할 겁니다. ㅎㅎㅎ
오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신천지‘가 있더군요.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블랑코 2016-12-29 18:20   좋아요 1 | URL
앗, 저도요. ㅎㅎㅎ 전 캐드펠 같은 인격이 안 되므로 죄도 밉고 사람은 더 미워요~
사이러스 님도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신천지가 왜 떴는지 검색하러 갑니다. 한국 뉴스를 찾아서 보지 않으면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