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 닉 캐러웨이는 신탁회사 근무 관계로 서부에서 동부 뉴욕 근교 롱아일랜드로 이주하게 된다. 이웃에 사는 요란한 파티로 매일 떠들썩한 거부 개츠비의 저택에 초대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공황을 겪는 미국은 경제 성자의 그늘에서 움트는 부정, 부패, 무질서, 음모를 키워내고 가치 혼란의 젊은이들은 부를 쫓으며 타락해간다.

 

가난한 중서부 출신 제이 개츠비는 장교시절 매혹적인 데이지 페이에게 연정을 느끼나 부유한 톰 뷰캐넌과의 결혼을 선택한 그녀에게 가난한 자로서의 깊은 상처를 입고 복수를 다짐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를 축적해가는 동시에 좋은 습관 키우기 등 자기 계발의 노력을 쌓으며 연인의 집이 내려다보이는 부촌으로 이사와 매일 밤 성대한 파티를 열어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 그녀 스스로 이별을 후회하게 할 날을 꿈꾼다.

파티의 참석자인 이웃들에게 의혹과 질퉅 대상인 개츠비는 살인자, 밀주업자, 독일첩자 등의 모호한 소문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녀를 되찾을 의지를 화자에게 밝힌다.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아뇨, 그럴 수 있고 말고요.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차 있어요.”

 

바로 전에 읽은 <콜레라 시대의 사랑>51년의 인내로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면 위대한 개츠비의 5년의 노력과 기다림은 연인에게조차 인정을 받지 못한 채 모함 속에 쓸쓸하고 아주 고독하게(문상객 없는) 죽음을 맞는다.

 

동부 엘리트 집단의 우월성에 가려진 냉정한, 뒤틀린 개인주의를 비판, 풍자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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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월에 읽었던 콜롬비아 작가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은 재미나 감동과는 달리 인상적(등장인물, 특정 장소에 신경이 쏠리는?)이었다는 기억을 남긴 책이다. 또 자신있게 권하는 책.

 

내용 전체적 바탕으로 느껴지는 고독함과 음습한 기운, 운명적, 거부할 수 없는 삶들, 가문의 저주, 초인간적인 주인공의 강인함 등이 황당무계하고 마술적 표현으로 그려져있어 난해한 느낌도 있다.

 

번역가 송병선 씨가 후기에 소개한 4편의 영화 내용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있는 셈이다. 운명의 힘을 믿는 사라와 인연의 끈을 잡고있는 조나단의 낭만적 사랑을 그린 피터 첼섬의 <세렌디피티>

노인들의 추잡한 사랑이라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사랑의 설렘과 열정이 노인에게도 다분히 존재함을 밝힌 박진표의 <죽어도 좋아>

마리아가 연인 후안에게 받은 연애편지가 사실은 대필자 페드로의 자신을 향한 사랑 고백이었음을 알고 감동한 영화 토마스 구티에레스 알레아의 <공원에서 온 편지>는 플로레티노 아리사가 자신과 페르미나의 사랑과 교감을 ᄇᆞᆼ으로 연인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소재의 모태가 된 셈이다.

양조회사 사장 오레스테스와 사랑을 맺은 하얀 비둘기를 키우는 혼혈 여인 유부녀 폴비아는 자신의 몸에 쓰인 너는 나의 것이라는 장난 글귀를 깜박 잊은 채 남편 앞에서 옷을 벗다가 남편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루이 게라의 <비둘기를 키우는 아름다운 여인의 우화>. 플로레니노 아리사 역시 올림피아 술리타와의 관계에서 똑같은 상황을 겪는다.

 

어린 나이에 아름답고 우아한 거만함을 지닌 페르미나 다사와 열렬한 사랑에 빠진 가난하고 소박한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그녀의 돌발적인 심적인 변화로 사랑을 놓치고 방황한 세월을 보내며 그녀와의 지속적 사랑을 꿈꾼다.

그녀의 남편인 명망 있고 부유한 가문의 의사 후베날 우르비노의 죽음으로 519개월 4일 만에 그들은 재회하게 된다.

운명적 만남을 믿고 기다린 플로렌티노 아리사, 조용하고 성실한 결혼 생활 속에 잠재워져 있던 사랑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페르미나 다사.

세월의 흐름, 늙음, 죽음을 인정하며 친숙하고 안정감 있는 부부애로 완전한 사랑을 이룬다. 537개월 11일 만에.

제목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배경인 남아메리카와 유럽 각지에서 떠돌던 공포의 전염병 콜레라를 콜롬비아 내전의 어두운 사회적 상황에 비유했다.

 

남녀의 자유로운 에로티시즘을 바탕으로 한 단순한 스토리나 인내, 헌신, 늙어감에 따른 변화의 인정, 죽음의 공포 등이 사랑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이 힘있게 그려진 소설.

 

7년 만에 다시 읽은 그의 작품. 실망하지 않았고, 헤세, 루이저 린제, 성석제 등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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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면 그녀는 입술을 꽉 물고 자기 앞에 놓인 어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 속에선 휴대전화 반사광이 안개처럼 어룽거렸다. 숨을 쉴 때마낟 그녀의 목 밑이 구멍처럼 패였다가 불고지곤 했다. 그때마다 낮고 긴 숨소리가 입김처럼 밀려와 내 귀에 닿았다. 누군가 그 숨소리에 이름을 붙이라고 한다면 나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두려움‘이라고 부르겠다. 그녀는 나와 함께 있었으나 완벽하게 혼자였다.

- P326

‘진이에게‘로 시작된 편지는 어머니다운 당부를 담고 있었다. 자신이 떠난 후에도 너는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니 짧게 작별하자고 했다. 3일장을 치르지 말고 곧장 화장해서 바다로 보내달라고 했다. 당신을 위해 울지 말라고 했다. 연민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것은 죽을힘을 다해 살았던 당신 삶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대신 당신을 기억해달라고 했다. 내 딸이어서 미안했고, 내 딸인 게 고마웠다고 했다.

- P352

그가 한 발짝씩 전진할 때마다 정적의 밀도는 점점 높아졌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처럼 귀가 먹먹해왔다. 시야도 흐릿해졌다. 잠시 후엔 민주의 움직임마저 느껴지지 않았다. 현실이 아득하게 멀어졌다 때 이르게 덮쳐온 감각 박탈 상태에서 나는 떨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든 세상에 작별을 고할 때가 찾아온다. 작별하는 태도도 제각각일 것이다. 죽음을 부정하다 죽거나, 죽음을 인식할 새도 없이 죽거나, 죽음에 분노하며 죽거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죽거나, 어머니처럼 홀로 죽음을 맞거나.
아무래도 나는 끝까지 떨다가 죽을 모양이었다.

- P353

그녀는 내게 삶이 죽음의 반대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삶은 유예된 죽음이라는 진실을 일깨웠다. 내게 허락된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내가 존재하지 않는 영원의 시간이 온다는 걸 가르쳤다. 그때가 오기 전까지, 나는 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삶을 가진 자에게 내려진 운명의 명령이었다.

- P367

<죽음, 지속의 사라짐>에서, 저자인 최은주 박사는 죽음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모든 위험을 받아들이면서 삶을 총체로서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유한성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단지 ‘무‘로 만들지 않는 길이다. 그것이 죽음의 의미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언젠가는 반드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어떤 순간이 온다. 운명이 명령한 순간이자 사랑하는 이와 살아온 세상, 내 삶의 유일무이한 존재인 나 자신과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때가 오기 전까지, 치열하게 사랑하기를. 온 힘을 다해 살아가기를......

(작가의 말 中)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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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지니> 

영장류와 사람의 우정이나, 멸종위기종 혹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소설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담은 소설이었다.

정유정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 보는 듯한 묘사가 전작들에 비해 조금 덜 한 편이어서

나로서는 훨씬 읽기가 수월했다.

개인적으로 정유정 소설 중 가장 좋았다.

 

<첫사랑과 O>

무슨 책인지 다 읽고도 모르겠는 책.

 

<스피닝>

자전적 그래픽노블.

기대보다는 못했는데,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보다는 오히려 그냥 청소년의 심리를 더 세세하게 풀어준 소설이었으면 훨신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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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왜인지 어린이책만 읽었다. 그런데 모두 꽤 재미있었다.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까칠한 아이>, <오늘부터 공부파업>

이 중 <체리새우>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어른 소설 빰치게 재미있어서 삼십분만 보자고 한 것을 그냥 몽땅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중학생 여자아이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했고, 특별한 반전이나 사건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갈등을 해소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인듯.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특히 여학생이라면 공감하고 읽을 것 같다. 주인공이 좀 답답한 성격이긴 한데, 생각해보면 나도 그 나이때 그러고 살았던듯 하다. 그러니 공감이 갈 수 밖에.

<까칠한 아이>나 <오늘부터 공부 파업>의 경우는 초등 고학년에서 읽으면 좋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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