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간다에 거주하고 있는 '비참의 장보고짱' 77세 해리이다.
오늘 하늘이 파랑인게 왠지 기분이 신난다.
난 모짤트를 흥얼거리며 풀으로 손질한 머리를 매만져주고 회사를 향했다.

"아으으으!!!!!!!"

날 알아본 유니세프들이 소리를 질러댄다. 음하하하..
훌륭하게 다리으로 발차기를 한번 해주고 돌아섰다.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나에게 반해 픽픽 쓰러지는게 안봐도 눈에 선하다.
이놈의 인기는 사그러 들질 않는다니까. 정말이지, 아뵤.

회사 안으로 들어오니 우리 회사 얼짱 오웬 윌슨가 나에게 인사한다.
내가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자, 오웬 윌슨가 날 배으로 퍽치며 말한다.

"해리.. you are my sunshine. 이런 내 맘 아직도 모르겠니?"

나를 보는 오웬 윌슨의 눈에서 금방이라도 zjvl이 흘러 내릴 듯 하다.

"나만 바라봐 줘. 나만큼 너와 잘 맞는 사람은 없어. 전화기, 종이, 리모콘. 내가 딸리는게 뭐야?"

♪ 디 온니 선샤인

그 순간 훌륭한 음악이 회사안에 흐른다.
난 오웬 윌슨의 배을 다리으로 꾹 누르며, 대뜸 배을 들이밀고 말했다.

"음하하하. 딸리는게 뭐냐고? 넌 너무 인간이 돼라∼"

오웬 윌슨가 얼굴을 붉히며 뛰쳐나간다.
감히 얼짱 오웬 윌슨를 거부하다니, 역시 해리라고 아이들이 부러운 눈길로 웃어준다. 음하하하..
헌데 내 마음속은 너무나도 심란하다.
오웬 윌슨에겐 미안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건 오웬 윌슨가 아니다.

내 마음속엔.. 아주 오래전부터 먼지가 있다..
먼지.. 널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난 너만 생각하고 너만 사랑하는,
이렇게 먼지 너 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었어.
나는 먼지를 떠올리고서 조용히 말했다.

"밥 사주께.."

나의 눈에선 미지근 zjvl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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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2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파란여우 2006-02-25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ou are my sunshine..
밥부터 먹고..흐흐

날개 2006-02-2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밥 사주께....!ㅋㅋ

paviana 2006-02-26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본 사람은 안 웃을 수가 없다니까요. 푸하하하
 


추억 거지 (진이정)


내겐 추억 없다
찰나찰나 연소할 뿐
하얀 절망의 재도 한땐 창창한 나의 추억이었으리라
지금의 추억에 살고 지금의 추억에 사라진다
지금에게 추억의 주소를 묻는 시골영감의 순진함
추억으로 가는 지하철은 음탕하다
서로 비벼대며 참을성 있게 추억한다
가지 않는 자여 추억의 고자여
추억의 재가 날리는 아침
크게 심호흡하라
난 추억 실조에 걸려 있으므로
내 옛연인만은 추억이 아니리라
기억의 사다리 타고
일천구백육십사년의 지붕으로 올라간다
아직 내 연인은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른다
죽으러 가는 백마부대 용사들이
하얀 말 대신 트럭 타고 간다
눈물 대신 노래 부르며 간다
나는 그 가사들을 전부 기억한다
용사들의 겁에 질린 고함마저 용케 기억한다
나는 기억한다 그러므로 악몽이다
다행이다 내 연인은 태어나지 않는다
아버지의 해머 대신 싯누런
크래용의 햇님이 고향을 북북 문대고 있다
어느새 추억은 해바라기처럼 치근덕댄다
추억의 까아만 씨앗들로 주전부리하다보면
나도 몰래 또 어른이 되어 있다
추억 다오
나는 추억 거지
나는 추억 부랑자
내 앞의 줄이 끝이 없구나
추억 되지 않으려 필사적인 최신유행들,
쉼 없는 첨단이며 전위여
촌스럽게 기다리련다
추억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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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가난과 체면에 대해 많이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가난과 체면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기보다는 왜 친구가 가진 것을 나는 갖지 못하나, 왜 우리 집에 뭐가 뭐가 없다는 것을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게 되나, 왜 너와 내가 이건 있고 저건 없다고 속을 다 까발리면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종종 했다는 거다. 그 때는 가난과 체면이 한 발짝 한 걸음 내딛는 곳에서마다 인간의 인생을 자빠뜨리는 그렇게 골치아픈 문제인 줄을 알지 못했다. 그저 얼른 커서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서 갖고 싶은 것은 다 사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리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 야심은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아서 세상은 불만족 상태의 어른들로 가득차 있다.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있고, 먹고는 살아도 영 시원찮은 사람이 있고, 웬만하긴 하지만 원하는 바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이에서 바둥거리면서 나는 어디쯤에 낑겨 있나 생각해본다.  

함민복의 이 책, <눈물은 왜 짠가>를 읽으면서 어쩌다가 가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은 딱히 이 책 속에 시인이 겪은 가난의 경험이 미어지게 들이차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아, 이 시인이 참 힘들게 살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한다. 허나 정작 시인은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작정한 태세가 전혀 아니다. 그냥 붓 가는대로 자기 사는 이야기, 고향 이야기, 식구 이야기, 가축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속으로는 그 마음이 참으로 쓰리겠다 싶은 이야기를 해놓고서는 그래도 사는 게 배부르고 슬픔도 배부르다고 이야기한다.  시장통엘 가면 패자에게도 삶에의 의지지분이 있다고 귀뜸한다. 부도가 나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진 가족을 추억하면서 이렇게 담담하게 말한다. "나는 가족과 피붙이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든다. 서로에게 향긋한 냄새를 풍겨주는 것만이 아닌, 시큰한 냄새가 나는 김칫국물 자국을 서로에게 남겨주는 존재가 아닌가. 나는 형의 가슴에, 형은 내 가슴에 엎질러진 김칫국물이 아닌가. 어머니는 내게, 나는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내게, 나는 아버지에게, 누나는 ..."

여기다 대고 마음이 가난해도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물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게 정말 들이대고 물으면 시인은 뭐라고 답할까, 엉뚱하게 심술궂은 마음이 잠깐 들기도 하고. 돼지새끼도 살리고, 뻘밭에서 구멍을 후벼 낙지도 잡고, 보신탕집에 팔려갈 개를 키우면서 마음고생도 하는 시인의 이야기는 빨리 읽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덮어놓을 수도 없어 머리가 어지러워지기도 한다.

어느 날은 지갑이 부도가 나고 어느 날은 마음이 부도가 나고, 어느 날은 그 둘이 한꺼번에 터지기도 한다. 부도가 줄줄이 나면 어쩔 것인가, 나는 대로 산다고. 장사꾼이 그러면 영 성공을 못할 위인이라 하겠지만, 시인이 그러면 듣는 사람 마음에는 시큼한 김칫국물이 번지리라. 본인 말대로 유하씨 시집에 나오는 시인과 이름이 같다는 시인 함민복이 그렇게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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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1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21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날은 지갑이 부도 나고 마음이 부도 나고
어느 날은 그게 한꺼번에 터지기도 한다.

명문입니다.^^

검둥개 2006-02-21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답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책을 읽고 저는 이것이 정말 궁금합니다. 본인 왈, "지금까지 살아온 한 단면을 베어넘겨보는 소설 ... 사랑과 성과 어머니와 글쓰기에 대한...... 뭐, 그냥 삼십사 년을 살아온 현 상태를 되짚어보자는 식의."(107) 그 소설은 정말 나왔는가요? ;)

로드무비님 진짜요? ^ .^ 에헤헤,감사합니다.

blowup 2006-02-22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이 시큼한 김칫국물을 훌훌 마시지 못해요. 김칫국물 흐른다고, 도시락에도 절대 안 싸가지고 다니던 새침떼기였어요.
네가 내 가슴에 엎질러진 김칫국물인 것을 나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지...

검둥개 2006-02-22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그러셨군요 ^^ 전 도시락을 엄청나게 싫어했어요. 도시락 때문에 감출 수 없는 그 속사정의 모양새를요.

산사춘 2006-02-2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민복 시인 책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었는데, 꼭 봐야 겄어요.

검둥개 2006-02-23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꼭 보셔요. 읽어서 맘 편한 책은 아니지마는요. ^^
 
착한 사람 문성현 - 창비소설집
윤영수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집을 읽고 가슴이 뛰었다. 각박한 현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이 거칠지만 푸근하고 따뜻했다. 기법의 세련됨이나 척-하는 멋은 없어도 각각의 단편이 작가와 같은 시간-공간대에 사는 독자의 경험과 교차하면서 울림을 남긴다. 이런 기쁨을 맛보려고 우리는 한편으로는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소설 읽기를 멈추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여덟편의 이야기가 실린 이 단편집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는 "콩켸팥켸"였다. "콩켸팥켸"는 정신없이 뒤죽박죽인 된 상태를 일컫는 우리말이라고 한다. 오십이 다 된 중년의 주부가 친구의 말을 따라 모처럼 우아하게 혼자서 외식을 하러 나가기로 한다. 그래봤자 고른 날이라고는 남편도 아아들도 다 늦게 들어오는 그래서 혼자 빈집에서 찬밥을 먹는 날이다. 가는 곳도 무어 대단한 요리집도 못 되는 동네 한식집이다. 주부의 간이란 마음을 먹어도 좀처럼 커지지를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막상 옷을 차려입고 나가자니, 손지갑이 어디 갔는지 보이지를 않고, 열쇠가 눈에 띄어주지를 않는다.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다가 간신히 아파트를 나와보니 이번에는 가스는 껐는지 그 다음엔 현관문은 잠갔는지 불안해서 다시 들락달락. 이젠 정말 끝이다, 라고 음식점을 향해 씩씩하게 걸음을 옮긴다 싶으니 왠걸, 소리가 이상하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새 원피스 아래로 발에 걸쳐진 것이 보라색 욕실 플라스틱 쓰레빠다.

소주 한 잔이나 담배 한 대에 인생무상이니 삶의 허무를 되는 대로 갖다붙이는 것이 우리네 흔한 치기이듯이, 이 단편 속 중년의 여주인공이 하루 저녁 혼자 용감하게 해보기로 한 외식에도 뭔가 야무지고 똘똘한 인간이 되어보겠다는 결의라거나 갑자기 어디에서 솟아났는지 모를 용기나 투지처럼, 거의 허황되어 보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나름대로 더 절절한 오만가지 의미가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이 외식에 보라색 쓰레빠가 왠 말인가.

뒤죽박죽이 된 상황은 그러고도 한참을 더 간다. 붐비는 저녁시간에 혼자 들어가 차지한 테이블에서 주인공은 곧 세 명의 남자와 합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고, 음식을 먹으며 공상에 잠기다가, 중년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거대한 사업계획, 폐백음식 장사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벅찬 가슴으로 계산대에 서고 보니 왠걸, 자신이 열심히 먹어댄 것이 사실은 합석한 사람들이 주문한 불고기가 아니었던가. 주머니에 돈이라도 넉넉히 있으면 실수였다며 돈이라도 내주면 그만이겠는데 여유라곤 없는 주부의 지갑에 그만한 돈이 있을리 없다. "참으로 걱정이었다. ... 앞으로 다가울 하많은 삶의 순간마다 하많은 일들을 얼크러뜨리고 황황해할 이 대책없는 여자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나는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pp.152-153.) 이 단편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이 정신없이 얼크러진 세상이며, 머릿 속이며, 대책없는 자신이며가, 어찌 비단 중년주부의 문제이기만 할쏘냐. 이 단편이 형성하는 공감대는 그래서 단순히 건망증이 심각해진 중년 여인들을 훌쩍 뛰어넘는다. 세상 속의 모든 것들이 우리가 감당하기엔 너무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사는 데 필요한 것들이 어느 순간 일일이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한다. 시간을 영위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쓸려 익사할까 쩔쩔매며 매일을 산다. 모두가 다 칼 루이스가 되어도 모자랄 판인데 우리의 달리기 속도는 중고등학교 때 체력장에서의 그 백미터 기록에서 좀처럼 나아지지를 않는다. 그래서 이 단편을 읽으면서 나는 실소했고, 그러면서 마음이 편했고, 그러면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이 다시 보였다. 이 정도면 하나의 단편을 읽고 얻을 만한 것은 다 얻은 것이 아닌가.

이 책에는 "콩켸팥켸" 이외에도 7편의 단편이 더 실려 있다. "벌판에 선 여자", "해묵은 포도주", "알몸과 누드"는 한 장소에서 우연히 지나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하나씩 쓴 것인데, 각각의 이야기가 긴밀하게 연결되지는 않아도 모두 읽고나면 세 단편으로 묶여 나타난 현실 속에서 독자는 역으로 시대를 보는 작가의 치밀한 눈을 엿볼 수 있다. "기사와 건달의 섬"과 "밍크코트가 된 고래"는 끝이 모호한 작품들이다. 문제적 현실은 작가의 손에 잡혔는데 다듬어진 각이 충분히 선명하지 않다고나 할까. 그러나 마지막에 실린 두 단편, "삼가 조의를 표함"과 "착한 사람 문성현"은 흔하지 않은 소재와 탄탄한 인물 설정으로, 왜 이 작가가 주목받아 마땅한 신진인지를 보여준다.

"좋은 작가 윤영수"는 문학평론가 최원식이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자신의 해설에 붙인 제목이다. 그 해설의 부제는 연옥의 탐구다. 부제의 의미는 나로서야 알 길이 없지만, 제목은 참 좋은 제목이 아닌가. 책을 읽고 난 독자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니 말이다. 이 책의 작가 윤영수는 좋은 작가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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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2-2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사랑하라 희망 없이>도 무지 좋아했는데.....
땡스투 눌러요.^^

검둥개 2006-02-20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라, 희망 없이>라니 제목이 너무 멋진 걸요! ^^
그 책도 찾을 수 있으면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아.

blowup 2006-02-22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윤영수 씨 좋아해요. '사랑하라, 희망 없이'는 한때 제 모토였답니다.^^

blowup 2006-02-22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가 된다면, 이혜경의 <꽃그늘 아래>도 한번 읽어보세요.(벌써 읽으셨을까요?)

검둥개 2006-02-2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도 윤영수씨를 좋아하시는군요. ^^ 이혜경씨도 예전에 단편 몇 편을 읽고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꽃그늘 아래>, 꼭 읽어보겠습니다. :)
 

먹고 싶다....... (허수경)


서울 처음 와서 처음 뵙고 이태 만에 다시 뵙게 된 어른이 이런 말을 하셨다 자네 얼굴, 못 알아볼 만큼 변했어

나는 이 말을 듣고
광화문, 어느 이층 카페 구석 자리에 가서 울었다
서울 와서 내가 제일 많이 중얼거린 말
먹고 싶다......,
살아내려는 비통과 어쨌든 살아 남겠다는 욕망이
뒤엉킨 말, 먹고 싶다
한 말의 감옥이 내 얼굴을 변하게 한 공포가
,삼류인 나를 마침내 울게 했다
그러나 마침내 반성하게 할까!

나는 드디어 순결한 먹고 싶음을 버렸다 서울에 와서 순결한 먹고 싶음을 버리고
조균의 어리석음, 발바닥의 들큰한 뿌리
그러나 사랑이여, 히죽거리며 내가 너의 등을
찾아 종알거릴 때 막막한 나날들을
함께 무너져주겠는가, 이것의 먹고 싶음,

그리고 나는 내 얼굴을 버리고 길을 따라 생긴 여관에 내 마음조차 버리고
안녕이라 말하지 마 나는, 먹고 싶다......,
오오, 날 집어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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