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흑... 모두들 고맙습니다 ^^

수영장에 가서 미친듯이 수영을 ... 하고 싶었는데 사실은 초보라서 25미터만 겨우 가서 쉬고 또 25미터 돌아오고... 이렇게 하고 돌아왔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아버지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아마 학교라는 곳에 대해, 학생은 생각하지 않고 늘 교사 편의주의인 학교라는 공간에 실망하던 차, 차마 담임한테는 터지지 못하고 나한테 터진 거겠죠.

저는...

다른 사람보다도 늘 학생 입장에서 보려고 꽤 노력했는데 그 정도로는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아수라장 속이다 보니 학생 하나하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죠. 인정해야죠. 물론 다시 그 순간이 온다고 해도 달라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제가 가장 노력했던 부분을 무시당하니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고, 어쩌면 다소 그 아버지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계산했던 건 아닌데, 제 마음 속에서 나도 이렇게 상처받는데 너도 함 당해봐라... 했을지 모르겠어요. ㅠㅠ

다음주에 시아버님이 서울에 오셔서 수술하시고 한 보름쯤 입원해 계셔야 하는데, 병수발하겠다고 함께 오시는 우리 시어머님... 아버님보다 더 몸이 안 좋으시거든요.  생각 같아서는 우리 동서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전 그냥... 기대는 안 하고, 도움이 되면 고맙다고 생각하기로 했거든요.

게다가 세 놈이나 되는 우리 아이 중 한 놈이... 집중력장애인 것 같아서 치료를 요하네요. 별 거 아니라고 얘기는 하지만, 애미 된 심정은 장애아를 키우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요. 괜히 아이에게 미안해지고,

그동안 애만 잡았던 것도 미안하고...방치해 두었던 것도 미안하고... 어려서부터 예민하던 아이에게 늘 짜증만 냈지 아이를 이해하지 못했으니까요. 생물학적으로 어려운 걸 애에게 요구했으니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어차피 아이가 극복해야 할 문제지만 제가 옆에서 좀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아요. 공부도 좀 해야겠구요.

그런저런 생각에 우울하던 차, 그 아빠가 똥 밟았을지도 몰라요.

퇴근길에 교장선생님은 안 계셔서, 교감선생님께만 개인사정으로 쉬겠다고 말씀드렸어요. 10월이면 도서관 바쁜 일 다 지나니 새 사람 뽑아도 될 거라구요.

그리고 나오는데, 모 부장님... 도서관에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생활지도가 안 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떠드는 놈들을 냅두면 어쩌냐구요...

허허... 조용히 시킬 틈도 없답니다. 낸들 시끄러운 게 좋겠습니까... 그런데 그놈들 조용히 시킬 틈도 없답니다. 그걸...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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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1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4-10-1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으로 푸시다니 멋지십니다. ^^ 휴식이 아니라 병구완 때문에 그만두시게 되다니 안타까워요. 하지만 머릿속에 가득한 숙제도 한 가닥씩 풀어나가다 보면 다아 해결되겠지요...

하얀마녀 2004-10-11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이 아버지도 어쩔 수 없었을테고 호랑녀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겠지요. 그래도 풀리셨다니 다행입니다. ^^

2004-10-11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0-12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다녀야 하는 사정이 없다면,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학교 도서관 어려운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아래 글 읽어보니 상상의 한도를 초과하네요.
그런 공간이라면 책을 사랑하는 호랑녀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별로 득될 것이 없지 싶습니다.
그 동안 할만큼 하셨습니다.
(나쁜 일은 뭉쳐서 오고, 뭉쳐서 가더군요. 어려운 일 모두 금세 다 풀릴거예요.)

조선인 2004-10-13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걱정에, 부모님 걱정에, 일을 쉬셔도 할 일이 터럭같겠습니다.
부디 힘내시고 아자 아자 아자!!!

세실 2004-10-1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공공도서관 사서라 동지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네요.
요즘 학교도서관 사서들의 처우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암튼 생생한 소식 잘 봤습니다.
어느곳에 계시더라도 아자아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