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쓰지 않는게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말로 하는 것보다는 글로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자판을 한껏 열심히 두들겼다. 하지만 쓰다보니 너무나 장황해졌고 읽다가 지칠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말로 했다.

혼자서 끙끙 거리는 고질병을 고쳐보고자 큰 맘 먹고 말을 꺼냈다.

역시, 이야기를 하고 난 한결 더 편해졌다.

이 말은 언제나 틀림없다. 말 하지 않으면 아무도(제대로) 알지 못한다.

비 갠 오후 처럼 마음이 깨끗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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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에는 어릴 때부터 두통이 있었다.

컨디션도 좋지 않고,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은 몸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장마비는 좋아한다. 시원스럽게 쏟아져내리는 비를 보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일요일, 그리고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운 나의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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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5-0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제 이 "두통"도 날씨 탓이었나요?

이리스 2004-05-1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내일 또 비소식이 있군요. --;;
 

조금씩 조금씩 내 영혼이 부식되어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떨어져나가는 저 영혼의 조각들.

전체가 다 부서져내리기 전에 팔짱 낀 손을 풀어야 할텐데.

나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신음소리만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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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신문과 텔레비젼에는 미군의 이라크군에 대한 끔찍한 만행을 보도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나는 과연 언론이 그런 일을 겪은 이라크군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

아무리 그 사실을 널리 알리는데 그 주된 목적이 있다고 할지언정, 얼굴만 안나온다고 다가 아니다. 자신의 나체 사진이, 그리고 그런 치욕스런 모습의 사진이 전 세계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간다는 것은 사진 속 그 나신의 당사자들에게, 가족들에게 도대체 어떤 상처를 줄것인지는 누가 염려할 수 있을까.

똑같은 사진이 몇 번씩이나 여기저기 매체만 바뀌어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게 되어 있던데 정말 두 번 죽인다는 말을이렇게 정확하게.. 쓸 수 있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남자 병사들을 벗겨놓고 성기 부분에 손가락으로 총모양을 만들어 쏘는 시늉을 하며 웃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던 미군여성. 그 여성은 평범한 시골 아가씨였다고 한다. 고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하고 월마트에서 일하면서 우수사원 표창도 받은, 아직도 그곳에는 표창받은 사진이 걸려 있다고 한다.

전쟁은 많은 사람을 미치광이로 만들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만든다. 가시적으로는 직접적인 행동을 한 미군들에게 돌을 던지고 광분하겠지만 사실 미군도 이라크군도 다 같은 피해자다. 이데올로기와 정치의 희생양이다. 그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데모대와 전경대로 나뉘어서 서로 돌을 던지고 곤봉으로 머리를 으깼던 과거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아울러 거기에 편승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모으려고 혈안이 된 미디어도 한 몫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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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뒤늦게 싸이질에 빠진 사람들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싸이질에 동참하라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싸이질에 끝끝내 동참하지 않는 까닭은?

그건 딱히 서재질 --; 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난 네트워크에 지쳤다. 언제나 조금만 움직이면 다 마주쳐버리는 넓지만 지독하게 좁은 온라인 세계가 숨막혀서 여기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대인관계를 기피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아지트를 필요로 하는 것이지 모두모두 만나서 노는 사랑방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아직도 난 여기가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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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5-0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싸이가 무서워요...누구든지 찾아낼수있는 그 네트워크의 무서움과 내가 남의 일상사를 훔쳐볼수있는 그 ...... 하여간 무섭더군요...

이리스 2004-05-0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세세하게 타인의 일상사를 구석구석 훑어볼 수 있는 곳이지요. 그렇지만 꼭 만났으면 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찾아도 없더군요. 이름은 있는 것 같지만 텅빈 미니홈피만 있을 뿐이죠. 세상사라는게 다 그런가봅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