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문과 텔레비젼에는 미군의 이라크군에 대한 끔찍한 만행을 보도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나는 과연 언론이 그런 일을 겪은 이라크군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
아무리 그 사실을 널리 알리는데 그 주된 목적이 있다고 할지언정, 얼굴만 안나온다고 다가 아니다. 자신의 나체 사진이, 그리고 그런 치욕스런 모습의 사진이 전 세계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간다는 것은 사진 속 그 나신의 당사자들에게, 가족들에게 도대체 어떤 상처를 줄것인지는 누가 염려할 수 있을까.
똑같은 사진이 몇 번씩이나 여기저기 매체만 바뀌어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게 되어 있던데 정말 두 번 죽인다는 말을이렇게 정확하게.. 쓸 수 있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남자 병사들을 벗겨놓고 성기 부분에 손가락으로 총모양을 만들어 쏘는 시늉을 하며 웃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던 미군여성. 그 여성은 평범한 시골 아가씨였다고 한다. 고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하고 월마트에서 일하면서 우수사원 표창도 받은, 아직도 그곳에는 표창받은 사진이 걸려 있다고 한다.
전쟁은 많은 사람을 미치광이로 만들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만든다. 가시적으로는 직접적인 행동을 한 미군들에게 돌을 던지고 광분하겠지만 사실 미군도 이라크군도 다 같은 피해자다. 이데올로기와 정치의 희생양이다. 그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데모대와 전경대로 나뉘어서 서로 돌을 던지고 곤봉으로 머리를 으깼던 과거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아울러 거기에 편승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모으려고 혈안이 된 미디어도 한 몫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