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온종일 촬영을 하고 돌아와, 동태가 된 얼굴과 퉁퉁 부은 다리를 한 채 원고를 써제꼈지만
12시 넘어 누워서도 잠은 오지 않았다. 수만가지 일들이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결국, 쓸데없이 홈쇼핑 채널을 켜놓고 무엇하나 사지 않으면서 열심히 보며 와인을 마셨다.
안주같은 것도 없이 그저...
2시가 넘어 겨우 잠들었으나 몇 번이나 깨었다.
다시 시작한 하루, 신경을 곤두세운 채 일들을 쳐내며 이 악물고 이겨내다 밤 12시가 넘어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니 여전히 마음은 어수선.
심혜진 나오는 금요 드라마를 케이블로 보고나자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드라마. 도연이란 남자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 난 저렇게 정적이고 일면 조용한 남자가 좋다. 하지만 사랑앞에서는 인생을 다 송두리째 걸만큼 용기가 있는 남자. 멋지니까 드라마 캐릭터겠지? 후훗..
드라마가 끝나고 잠을 자려고 누워야 하건만 잠은 오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빗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그래서 잠을 못자는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울고 싶다. 이것 역시, 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