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훼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인자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하라

[에베소서4: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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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저 터키가요.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후배의 첫마디였다.

으응? 언제? 며칠이나?

일요일에 출발해요. 17일간.. 그냥 터키만 17일이요.

휴가낸거냐?

아뇨, 회사 관뒀어요.

아, 이 대목에서 잠시 정적. 나는 진정 녀석이 부러웠다. 회사 관두고 여행가는 것은 또 직장인의 한 로망이 아니던가. 늘 상상만 하곤 하는. 현실화 하기엔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으므로.

어제 고민하다 오늘 비행기표를 사고, 일요일에 떠난다니 참 대단하다 싶다. 터키에는 지금 눈보라가 몰아친다고 하는데.. 비수기라 대한항공 직항으로 표를 끊어도 90만 원이라니 참 싸긴 싸다. 그 추운 곳에서 후배는 홀로 17일간 여행을 할테지. 혼자 잠을 자고, 걷고, 밥을 먹고, 사진을 찍고, 책을 읽고...

인사차 내 안부를 묻는 후배의 질문에 나는 그다지 신통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더는 묻지 않는 후배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사실, 더 말할래야 말할 것이 없기도 했다.

예정했던 일은 이따금 틀어지고, 어느 누군가는 갑자기 이렇게 항공권을 구입하고 또 어느 누군가는 전부터 사둔 항공권을 취소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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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1-2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관두고, 여행을 계획하기까지 아마 모른긴 해도 오랜 기간 고민의 시기가 있었겠지요.
터키, 조류 독감 조심하기를...
아름다운 나라라고 하더군요.

이리스 2006-01-26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나인님 / ^^ 네, 물론 그랬을거에요. 오랜만에 들러주셨네요. 반가워요. 사실 커피를 연거푸 마시며 졸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습니다. ㅜ.ㅡ

마태우스 2006-01-2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비야 같은 후배군요! 장도에 축복이 있기를!

이리스 2006-01-27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 ^^;;
 

내게 결핍된 것이 무엇이며,

끝내 얻지 못할 것이 무엇인지 보다 명확해졌다.

그것은 일생동안 지긋지긋하게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힐 것이다.

결핍이 심하면 심할수록 나는 더욱 그것을 갈망하게 될 것이고

얻지 못할 그것은 더 멀어질 것이다.

평행선과도 같은 이것은 도저히 내 힘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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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의 추락,

한 걸음 더 내딛으면 허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홀린듯 발을 내밀어버린 나는,

눈물 한 방울 못흘리고, 비명도 못지르고,

쏜살같이 아래로 떨어진다.

쿵, 한 번에 모든게 끝날 줄 알았는데

시간은, 참으로 낯설게 흐르는구나.

여전히 추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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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6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01-27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추락을 해야 다시 올라올 수도 있겠죠..

2006-01-27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01-27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속삭님 / 고맙습니다...
 
쉬잇, 나의 세컨드는 - 문학동네 시집 60 문학동네 시집 60
김경미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1월
품절


고백

나, 아무래도 지뢰인가봐 늘 인적 드문 곳에
몸을 숨기지 숨겨 기다리지 오직 흙처럼 오직
사람 발자국만 모른 척 모른 척
마침내 누군가 다가오지 멋모르고 다가오지
그 순간 그 환희 너무 두려워
폭발하고 말지 산산조각 폭발하고 말지
깨어보면, 그 사랑들 형체도 없다
내가 다 죽였단 말인가!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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