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저 터키가요.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후배의 첫마디였다.

으응? 언제? 며칠이나?

일요일에 출발해요. 17일간.. 그냥 터키만 17일이요.

휴가낸거냐?

아뇨, 회사 관뒀어요.

아, 이 대목에서 잠시 정적. 나는 진정 녀석이 부러웠다. 회사 관두고 여행가는 것은 또 직장인의 한 로망이 아니던가. 늘 상상만 하곤 하는. 현실화 하기엔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으므로.

어제 고민하다 오늘 비행기표를 사고, 일요일에 떠난다니 참 대단하다 싶다. 터키에는 지금 눈보라가 몰아친다고 하는데.. 비수기라 대한항공 직항으로 표를 끊어도 90만 원이라니 참 싸긴 싸다. 그 추운 곳에서 후배는 홀로 17일간 여행을 할테지. 혼자 잠을 자고, 걷고, 밥을 먹고, 사진을 찍고, 책을 읽고...

인사차 내 안부를 묻는 후배의 질문에 나는 그다지 신통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더는 묻지 않는 후배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사실, 더 말할래야 말할 것이 없기도 했다.

예정했던 일은 이따금 틀어지고, 어느 누군가는 갑자기 이렇게 항공권을 구입하고 또 어느 누군가는 전부터 사둔 항공권을 취소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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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1-2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관두고, 여행을 계획하기까지 아마 모른긴 해도 오랜 기간 고민의 시기가 있었겠지요.
터키, 조류 독감 조심하기를...
아름다운 나라라고 하더군요.

이리스 2006-01-26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나인님 / ^^ 네, 물론 그랬을거에요. 오랜만에 들러주셨네요. 반가워요. 사실 커피를 연거푸 마시며 졸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습니다. ㅜ.ㅡ

마태우스 2006-01-2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비야 같은 후배군요! 장도에 축복이 있기를!

이리스 2006-01-27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