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 만 (Sally Mann 1951~ )

사진이 발명된 이후 지금까지 가장 많이 찍혀진 대상은 아마 가족사진일 것이다. 사진이 발명된 이유가 궁극적으로 우리의 기억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 개인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기억될만한 역사적인 기록들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나를 포함한 그 자신의 가족들이 아닐까.

Shiva at Whistle Creek, 1992
시대에 따라 신체를 바라보는 관점은 변한다. 특히 현대사회의 이미지 중심의 시선은 인간의 신체를 바라보고, 기록하는 방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세밀화 되었고, 더 깊숙이 고도화 되었다. 사진의 탄생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신체는 잠시도 그대로 놓여 있지 않았다.

자신의 신체를 담은 사진은 이제 더 이상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거울의 반사된 이미지가 아니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나는, 거울에 투사된 욕망이며, 통제와 감시의 시선에 결코 자유롭지 못한 위태로운 모습이다.

특히 요즘 같은 이미지 시대에는 시각 이미지를 통해 더 많은 것을 파악하게 한다. 비록 그 것이 자신의 신체라 할지라도 자기 자신의 통제 밖에 놓여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주민등록사진은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 해주는 기능을 하지만 동시에 감시와 통제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우리자신은 잘 알고 있다. 하물며, 가족사진조차도 그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주체의 분열을 경험하는 증거이다.

Jessie at Five, 1987 (왼쪽) At Twelve, 1989 (오른쪽)
자신의 신체를 담은 사진은 이제 더 이상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거울의 반사된 이미지가 아니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나는, 거울에 투사된 욕망이며, 통제와 감시의 시선에 결코 자유롭지 못한 위태로운 모습이다.

가족사진은 대부분, 그 가족 구성원들의 능동적인 입장에서 찍혀진다. 요즘처럼 집집마다, 카메라가 있는 경우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손쉽게 사진을 찍을 것이고, 비록 타인이 찍어주는 경우에도 가족들의 입장이 반영되게 마련이다. 전문적인 사진관 아저씨가 찍어주는 경우에도 이는 마찬가지인데, 가족들 간의 숨겨진 갈등이라든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비밀스러운 장면, 이야기들에 대해서 찍혀지기 만무하기 때문이다.

사진관 아저씨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 이다. 즉, 그가 가족들에게 포즈를 요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가족이 품고 있는 욕망에 딱 들어맞는 것들이다. ‘빅터 버긴’의 말을 빌려 표현 하자면, 가족사진은 사진가와 가족간에 긴밀한 공모 관계를 형성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가족사진의 형태는 가족구성원의 사회적 욕망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문화적인 코드가 덧씌워져 있는 상태이다.

결국, 사진이 이 사회에 출현한 이후 이제 까지 모든 가족사진앨범 속에는 가정의 행복과 화목을 보여주기 위한 연대의식의 보관 창고이자 증표였다. 때문에 가족 구성원은 사진 찍힐 때 수동적인 상태로 사진가의 시선에 결코 압도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족사진은 사진가의 주관적인 의식이 비교적 개입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역 이용 했을때, 가족사진이야 말로 기존의 코드에서 쉽게 벗어나는 영역이 있지 않을까?



Candy cigarette, 1989

아마추어 사진가에서 출발하여 현재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셀리 만 (Sally Mann)은 버지니아의 벽촌에서 오두막을 짓고 자신의 두 딸과 아들과 함께 살면서 자녀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진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이다.

즉,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그녀는 가족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가족사진 형태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가 찍은 사진은 가족간의 친밀한 유대감이나, 화목한 모습을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서 가족 구성원들이 스스로 연기하는 듯한 그런 상투적인 스타일의 사진이 아니다.

찍혀진 대상이 가족일 뿐 형식적인 면에서는 가족사진의 스타일에서 완전히 이탈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사진들이 가족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가족사진이 아니라고 말하기 어렵다.



Immediate Family,1992
셀리 만은 1951년 미국 버지니아 렉싱턴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곳에서 작업을 하며 살고 있다. 그의 초기 사진들은 <직계가족"Immediate Family">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그녀의 세 아이와 남편을 찍은 사진들 이었다. 그 시리즈 중에 특히 그녀의 세 아이를 피사체로 촬영한 사진은 8"x10" 대형 구식 카메라를 사용해 주변부가 어둡고 흐려진 효과(비네팅 효과)로 인해서 그녀가 자신의 자녀들을 은밀히 관찰하는 듯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마치 그녀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자녀들에게 투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때로는 아이들이 어머니의 욕구에 맞추어 잘 훈련된 연기자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거기에는 에로틱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든다. 때문에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사회적인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그 어디에도 없음에도 말이다.



Immediate Family,1992
셀리 만의 사진은 보통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귀엽고, 예쁜 모습을 담으려는 의지와는 다른 것 이었다. 공통적으로 일반적인 어머니들이 찍는 아이들의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 아이들은 언제나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천진난만하다. 그들의 고통이나, 심리적인 갈등이 들어날리 없다. 적어도 아이들이 성적인 욕망의 대상이 대거나, 기묘한 분이기를 자아내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찍혀져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만을 원하는 어머니들의 욕망은 결국 사회적인 코드에 접속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베이비 포토가 성행하는 요즘, 아이들 사진을 전문으로 찍어주는 사진관에 가보면, 거의 환상 그 자체 이다. 만화 주인공들이 꿈꾸는 미래의 판타지를 과장된 의상과 무대 속에서 배우처럼 연출을 해가며 찍는 아이들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이를 바라보는 어머니들은 흐뭇하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서 어른들이 꿈꾸는 간절한 환상인 셈이다.

베이비 포토의 천편일률적으로 찍혀져 나온 아이들의 사진에서 내 아이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어딘가 찝찝하다. 사실 환상이란 욕망에 의해 생겨나게 되는데, 자크 라캉에 의하면 욕망은 결핍이 있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한다.

그런 결핍에 의해 생겨난 욕망은 실제적인 충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가상의 충족, 즉 환상을 끊임없이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셀리 만의 사진은 엿보기 형태의 은밀한 시선으로 개인적인 욕망의 투사로 보인다는 점에서 탈 코드화 되어있다.


Virginia, Emmet and Jessie, 1989
셀리 만은 촬영 시 “결코 두 번 포즈를 취하게 하지 않는다.”고 그의 작품집 열 두살[At Twelve]의 서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즉, 미리 염두에 둔 포즈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녀의 작업이 자신의 아이들과 일정한 교감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찍겠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자신의 아이들을 피사체로 해서 물장난 이라든지 낮잠 이라든지, 일상의 아무렇지도 않은 풍경을 찍고 있었지만 이 작품들은 열 두 살의 아이들이 갖는 느낌들 예를 들면, 친구에 대한 질투와 물건에 대한 소유욕 그리고 그들만이 세계에서 보여지는 원초적인 본능(성인들과 비교하기 어려운) 등. 아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상태를 섬세하고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이를테면 보통의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먼, 이질적인 세계가 담겨 있지만, 보다 더 아이들의 세계가 극명하게 들어난다는 점에서 어른들의 시선이 배제된 상태 즉, 어른들의 아이들에 대한 환상을 제거한 것이다.


At Twelve, 1989

[At Twelve]는 셀리 만의 공식적인 데뷔작에 속한다. 1977년에 워싱톤 D.C. 코오코란 미술관(Corcoran Gallery of Art)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그녀의 가장 대표적인 사진들이라 할 수 있다.

그 후 그녀는 시골인 남서부 버지니아를 배경으로 그녀의 세 자녀를 찍은 ‘구성적 다큐멘터리’인 <직계가족“Immediate Family”> (1992) 연작으로 명성을 얻었으나 여기에는 [워싱톤 포스트]지를 비롯한 보수적인 언론매체들이 비평가들을 통해서, 맹비난한 것에 힘입은바 크다.

그녀는 아이들이 보통 성장기의 겪게 되는 일상적인 면을 진솔하게 그려냈다고 주장 한다. 그러나 미국의 보수적인 단체에서는 그녀의 사진 대부분이 “아이들의 누드나 다친 모습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아이들이 순수성이 결여된 유년시절의 모습을 찍은 셀리 만의 작품은 그녀의 사진을 위해서 아이들이 잠재적인 폭력과 외부의 충격을 앞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Immediate Family]가 [아파추어]을 통해 작품집으로 출간되고, 그해 필라델피아 현대 미술관(Institute of Contemporary Art)을 출발로 순회전이 시작되자 그녀의 작품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본격화 되었다. 그것은 아이들을 관능적이거나, 위험에 처한 상태에서 찍은 사진들은 아동학대에 관한 혐의가 있다는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러한 논쟁이 들어내는 사실은, 가족 이데올로기를 맹목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리가 숨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 내 보수층들의 절대가치인 가족주의를 지켜 내고자 하는 집단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현대사회에서 상실된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가족사진에서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가족이나, 화목한 가정이라는 실체가 과연 존재 하는가?



한편 초기에 그녀의 가족과 주변을 촬영하던 샐리 만은 최근 알라바마, 미시시피, 버지니아의 풍경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 포맷의 필름이 주는 섬세한 디테일과 깊은 피사계 심도를 사용하여 정밀한 표현을 주로 하는 기존의 풍경 사진과는 크게 다르다.


Mother Land series
[Immediate Family]사진들이 직접적이고, 솔직한 다큐멘터리 형식에 가깝다면, 어머니의 땅[From the, Mother Land series, 1996.]은 스크래치가 있고 빛을 먹어 포그가 있거나 초점 까지 심하게 흔들려 있어 마치 기억을 더듬는 인상을 받는다.

어머니의 땅[Mother Land]사진은 그녀의 아이들이 뛰 놀았을 것 같은 집 주변의 환경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전에 가족을 찍은 사진과는 어떤 연관성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이이들을 찍었던 초기 사진의 충격성은 여기서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서정적이다 못해 몽환적이기 까지 하다. 필자는 여기서. 혹시 그녀는 아이들 사진을 통해서 자신이 잃어버린 과거의 모습을 보려 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그녀의 사진은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환상을 꿈꾸는 가족사진이 아니다. 결코 어울리지 않고,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장면을 포착해 낸다. 그리고 그것은 포장 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없이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글: 이영욱(중국 연변대학교 예술대학 사진과 교수 rxli@ybu.edu.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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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4-04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정말 좋습니다. 가져갈래요^^

이리스 2006-04-0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그쵸 그쵸? 감사합니당. ^^

해적오리 2006-04-0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묘하네요. 저두 가져가요.

이리스 2006-04-0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님 / 옙~ *^^*
 
문학동네 46호 - 2006.봄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06년 2월
품절


나는 죽음에 이르는 나이를 신비스럽게 여긴다. 마치 무슨 의무처럼, 거기에 대해서는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혼자서 다짐하고 그런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서. 오직 경제적인 측면만 신경쓰는 것 같아서. 모든 사람이 피해갈 수 없는 것인데, 이상하게 그런 생각에 많이 몰두하는 편이다. 사실 이상한건 아니다. 원래 애늙은이였으니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 자체보다는 추구가 아닐까 싶다. 자신이 향해서 가고 있는 방향. 반드시 그걸 이룬다, 성취한다는 확신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노인은 자신 안에 이러한 추구가 회상이란 형태로 많이 쌓여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삶이 준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래가 그대로 쌓여가는 경우도 있다. 왜냐면 추구는 미래인데 회상은 과거이므로 그 전환과정에서 환경과 잘 반응하지 못하면 불안함이 쌓이게 된다. 언어표현에 따라서는, 본질적인 외로움이 될 수도 있고 체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불안이든 체념이든 자신 안에 쌓여 있는 회상들은 그것만으로도 자기의 세계를 만들어낼 것 같다. 그 세계가 또 미래도 만들어 낸다. 자기 안에 불안정한 무언가가 너무 많을 때, 그것들이 자신의 에너지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내게서 나와 스스로 또하나의 세계를 창조한다는 듯한 기분....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가? 그것이 미래가 되는 거다. 나만이 들어갈 미래. 자신이 겪어갈 미래. 아주 독특하게 행복할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나는 그런 생각만으로 가끔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행복사전에는 들어 있지 않은 종류의 행복이다.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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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틀어놓고 흥얼흥얼...

<내 사람> SG 워너비 3집에 있는 곡이다.

내친김에 컬러링과 벨소리도 모두 이 곡으로 바꾸었다.

SG워너비- 내사람

내 가슴속에 사는 사람
내가 그토록 아끼는 사람
너무 소중해 마음껏 안아보지도 못했던
누구에게나 흔한 행복

한번도 준적이 없어서
맘 놓고 웃어본적도 없는 그댈 사랑합니다

내가 기쁠때나 슬플때나
함께 울고 웃어주던

그댈 위해 내가 할 수 있는건
뭐든 해주고 싶어

안녕 내 사랑 그대여 
이젠 내가 지켜줄게요

못난 날 믿고 참고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안녕 내 사랑 그대여
영원토록 사랑할게요

다시 태어나서 사랑한대도
그대이고 싶어요

어두운밤 길을 잃어도
서로 등불이 되어주고
비바람 몰아쳐도
지금 잡은 두손 놓지 말아요

내가 힘들때나 아플때나
내 곁에 있어준 그대
미안하단 말로 고맙단 말을 대신하던 나였죠

넘어지고
몇 번을 다시 넘어진다 해도
그대만 있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는데

안녕 내 사랑 그대여
이젠 내가 지켜줄게요
못난 날 믿고 참고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안녕 내 사랑 그대여
이렇게 그댈 부를때면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나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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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0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좋네요^^

해적오리 2006-04-03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전 낡은 구두님의 사람^^인 줄 알고 냉큼 왔드니만...

이리스 2006-04-0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그쵸? ㅎㅎ 감사합니다.
날나리님 / 아핫. 이런.. 허탕치시게 한건가요. 죄송죄송.. ^^;;

mannerist 2006-04-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편지 끝자락에 항상 붙이는 말인데.
내 사람, 내 사랑
^_^o-

이리스 2006-04-0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군 / 연애편지를 쓰는 청년, 요리를 즐기는 청년 ... ㅎㅎ
 

 

 

 

<너는 펫> 1~14 완결 세트입니다. 책 바꿔 보실 분을 찾아요~ 책 상태 아주 양호합니다.

<최종병기 그녀> 7권 세트와  <내 슬픈 전설의 49 페이지>를 원합니다.  <최종병기..>는 품절된 책이니 보셨던 책이 되겠죵? 그럼.. 댓글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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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4-0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바꿔볼 사람은 아니구요..^^;;;
드라마로 재밌게 봤던 이야기(?)네요.
만화도 드라마만큼 잼있나요?

이리스 2006-04-0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님 / 전 드라마를 안봐서. ^^;; 만화도 꽤 재미 있어요. ㅎㅎ

mannerist 2006-04-0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주셈(날로먹기)

이리스 2006-04-0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군 / 예끼!!!
 

사랑하기…지진 만큼 강렬한 이별의 방식
[국민일보 2006-04-02 15:56]

오로지 육체적 열정만 남은 연인이라면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 열도로의 여행을 자제해야 될지도 모른다. 지축을 흔드는 미진이 두 사람의 들뜬 열기 사이를 파고들어 돌이킬 길 없는 균열을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1985년 첫 소설 '욕조'로 일약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후기 누보로망의 기수 장 필립 투생(49). 그가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펴낸 '사랑하기'(현대문학)는 지진과 사랑하는 연인들이 서로 갈라지는 사건을 병립시켜 두 균열이 서로 공명하고 증폭되는 과정을 그린 사랑의 심리극이다.

소설 무대는 도쿄. 패션 디자이너인 마리와 애인인 나는 패션쇼를 위해 일본으로 간다. 마리는 내게 묻는다. "왜 내게 키스하지 않는거죠?" 나는 혼란스럽다. 나는 마리에게 키스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물론 키스하겠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 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누군들 처음으로 입술이 부드럽게 스치는 이 순간을 뒤로 늦추고 첫 키스 이전의 감미로운 순간을 마냥 연장하고 싶지 않겠는가?" 이 독백에서 알 수 있듯 나는 입술과 입술이 닿기 직전,육체를 뛰어넘는 어떤 성찰의 진가를 알고 있는 형이상학적 낭만주의자다. 그러나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경미한 지진이 일었고 나는 직감적으로 이 지진이 마리와의 사랑을 어긋내버릴 거라고 예감한다. "엘리베이터 안도 텅 비어 있었는데,우리는 투명한 상자 안에 나란히 서서 침묵을 지켰으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 마리는 검은 가죽 코트와 털 스웨터를 한쪽 팔에 든 채,혹시 우리 심장 박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세한 지진이 끝난 뒤 천천히 부동자세를 취하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나는 한밤중에 팩스가 왔다는 연락을 받고 호텔 프런트 데스크로 내려갔다가 담당자가 없어 바람을 쐬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간다. 나는 도쿄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꼭 원시 자연같다고 생각한다. 다시 데스크로 내려간 나는 팩스를 찾아 읽고 있는 마리와 마주친 뒤 함께 도쿄의 밤거리를 활보한다. 두 사람 사이의 불길한 징후를 증명하듯 택시기사로부터 승차 거부를 당하고 서로 다투는 순간,다시 지진이 일어난다. 대피 장소로 피신한 마리는 지진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육체의 합일에서 찾으려는 듯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접근시키며 흐느낀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마음의 충동,내 손과 내 혀와 그녀의 어깨를 감싼 내 팔,육체와 육체가 맞닿은 데에서 비롯되는 충동이었다. 내가 몰랐을까,그런 것을? 그러나 내가 그 순간 그녀에게 얼마나 키스하고 싶었는지는 하느님도 아실 테고 처음 키스했을 때보다 영원히 헤어지는 그 순간에 더욱더 키스를 하고 싶었다."

투생이 일본에 장기 체류했던 기억을 되살려 쓴 이 작품은 육체적 충동과 욕망의 변주곡으로 산화되고 마는 사랑의 심리를 미시적으로 포착함으로써 미니멀리즘 미학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정철훈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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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03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이 작가,, 일본에서 장기 체류했었구나. 지진과 사랑 그리고 이별의 병립이라.. 흥미롭다. 보관함에~

해적오리 2006-04-0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일단..

이리스 2006-04-03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님 / ^.^

비로그인 2006-04-03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욕조'라는 소설을 정말 십 년 전에 읽었었는데 그 뒤로 정말 아무 것도 쓰지 않았군요. 저는 혹여나 작가가 무언가 썼지만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은 줄 알았더랬습니다. 지금 읽는 책들을 다 읽으면, 읽어야 겠어요. 이 작가의 책이라면 100퍼센트 보장합니다.

이리스 2006-04-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드님 / 아, 그렇군요. 그러면 보관함에 있을 기간을 줄여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