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칼퇴근 하고 집에 와서 어제 못잔 잠을 잤다.
저녁도 안먹고 일곱시 무렵부터 잠들어서 아홉시 반에 겨우 눈을 떴다.
비몽사몽에 걸기적거리는 방의 큰 짐들을 대강치워놓고 다시 잠을 청했으나 잠은 오지 않고..
그래서 정말 아주 오랜만에 집에서 드라마 보기.. 를 했다. <굿바이 솔로>.
친하게 지내는 p에게 문자가 온 것도 그 무렵이었다. 피곤해서 일찍 자려는데 잠이 안온다며.. 최근 굿바이 솔로에 빠져든 p였기에 역시나 그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김민희가 너무 예쁘다며 꼭 김민희처럼 예뻐지겠다고 부르짖는 p.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에서 김민희가 입고 나온 옷을 가지고 문자를 보내왔다.
'우리가 저 뽕 잔뜩 들어간 초록색 볼레로를 입었다고 생각해봐.. 푸하하하..'
그렇다. 저런 옷은 44 사이즈는 되어야 소화가 되는 옷이다. >.<
그 문자를 받을 무렵 드라마는 어느새 김재룡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넘어가고 있었다. 어린시절 어머니를 상습구타하는 아버지, 아무리 빌어도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간청을 무시하고 늘 어머니를 두들겨 팼고 견디다 못한 어머니는 아버지의 밥에 농약을 탔으며, 그걸 먹고 아버지가 죽자 어머니도 같이 농약을 마셔서 세상을 떠났다는. 그리고 일곱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죽은 모습을 보았더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많이 무서웠다고 말하는 이재룡. 하지만 그가 누구냐.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 한 마디 안하고 거칠고 대차게 살아온 사람 아닌가. 그 말이 끝나자 마자 듣고 있던 김민희에게 덧붙였다.
'너 지금 나 동정하면 죽여버린다.' 거 참, 이재룡 다운 말이로고.
해서, 나는 초록색 볼레로 운운하며 문자를 보내온 p에가 바로 저 대사를 담아 답문을 보냈다.
속뜻은.. 66사이즈도 꽉끼게 입는다고 동정하면 죽여버린다.. 정도였던 듯.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