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놀고 자전거 타고… 나는 가짜면허 작가”
[조선일보 2006-04-17 03:05]    
첫 소설집 ‘강산무진’ 낸 김훈

[조선일보 박해현기자]

“등단은 무슨 등단… 나는 (소설가)증이 없어. ‘야미’(闇:뒷거래를 뜻하는 일본어)로 소설을 쓰게 됐으니, 소설가라고 할 수 있나.”

소설가 김훈(59)은 올해로 등단 10년을 넘기면서 첫 소설집 ‘강산무진’(江山無盡)을 문학동네에서 펴냈다. 첫 장편 ‘빗날무늬토기의 추억’(1995년)을 출간하면서 소설가로 나선 뒤 동인문학상 수상작 ‘칼의 노래’로 한국 장편의 새 미학을 개척한 늦깎이 작가 김훈이 ‘화장’(이상문학상)과 ‘언니의 폐경’(황순원문학상) 등 8편의 단편을 묶었다. 꽃봉오리의 내부에 숨은 등불을 상상하듯, 인간 육체에 탐미적 언어의 등불을 비춰 그 결을 쓰다듬으며, 몸 속에 숨은 존재를 묘파해낸 단편들이 황홀하게 아름답다.

등단 이후 첫 소설집을 낸 소감을 묻자 그는 등단 관행인 신춘문예 당선이나 문예지 추천을 거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죄송스러워했다. 하지만 곱씹어보면 등단 제도에 대한 야유가 깔려 있다. 결국 ‘가짜 면허 작가’가 최근 몇 해 동안 유명 문학상을 독식하면서, 대통령까지 애독자로 만들었다는 얘기 아닌가. 그는 첫 소설집의 작가 약력에 ‘자전거 레이서’라고 썼다.

“아침 7시에 일어나 해를 맞는다. 하루종일 놀고 청소하고 자전거 탄다. 차는 한 대도 없지만, 자전거는 두 대 있다. 자전거는 ‘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노는 인간’이다.”

“요즘 단편 소재가 없어서 걱정이다”는 그는 일산 호수 공원이 보이는 오피스텔에 새 집필실을 마련했다. 내년에 회갑을 맞는 이 늦깎이 작가는 ‘學難憂老境’(배움이 힘들어지니, 늙음을 걱정한다)고 써 붙여놓고, 햇반으로 끼니를 때우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햇반에는 여성의 체취가 없어서 좋다”며.

(박해현기자 [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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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수록 멋진 분.. 저 까칠해 뵈는 표정마저 매력적이다. ㅎㅎㅎ 등단 관행을 야유할수 있는 작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같이 햇밭이라도 나누어 먹으며 봄날 오후를 보내고 싶다. ^^

mannerist 2006-04-1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었을때 사진 봤삼? 선택과 옹호에 청년 김훈 사진 보고 까무라칠뻔했다우;;;;

이리스 2006-04-1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군 / 오, 그래? ㅎㅎ 네가 까무라치는 건 좀 -_-;;

하늘바람 2006-04-17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까칠해서 겁나는 분같아요

이리스 2006-04-17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헛.. 그런가요? @.@
 

[문화소비 양극화] 국민 69% “양극화 공감”
[서울신문 2006-04-17 08:51]

[서울신문]외환 딜러인 김경식(38·가명)씨의 달력에는 봤거나 보려는 공연 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4월 둘째주에만 메조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 독창회,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독주회,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3편을 봤다. 그가 지난해 본 공연은 80여편, 티켓을 사는데에만 600만원을 넘게 썼다. 공연 DVD와 음반, 서적 구입비까지 합치면 한해 문화생활비는 무려 1000만원에 육박한다. 김씨는 “문화는 내게 휴식이자 활력소이기 때문에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수정(31·가명·서울 강남구)씨는 올초 내한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여섯 번이나 봤다. 그것도 전부 20만원이나 하는 R석에서였다. 소문난 뮤지컬 마니아인 그는 ‘필’이 꽂히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연장을 찾는다. 이씨의 문화비는 한달 20만원꼴. 수도권 시립합창단원으로 일하며 버는 수입에 비하면 적지 않은 돈이지만 이씨는 “공연에서 얻는 만족감이 훨씬 크다.”고 한다.

사회복지사가 장래희망인 여고 2학년 선영이(17·서울 영등포구)는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조금씩 돈을 모아 2∼3개월에 한 번 정도 영화를 보러 간다. 그것도 조조할인으로만.

선영이네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이다. 건설 현장에서 뛰는 아버지는 요즘 경기가 나빠서인지 쉬는 날이 잦다.TV나 인터넷을 빼면 영화 보러 가는 게 선영이가 누리는 유일한 문화 생활이다.“가정 형편도 어려운데 극장 가는 것을 사치스럽다고 하는 어른들도 있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같이 가는 게 재밌고, 무엇보다 영화를 보면 학교에 가서 할 이야기가 생기거든요.”

2006년,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얼굴들이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헌장제정위원회(위원장 도정일)가 오는 5월 공표 예정인 ‘문화헌장’초안은 ‘모든 시민은 계층, 지역, 성별, 학벌, 신체조건, 소속집단, 종교, 인종 기타에 의한 어떤 차별도 받음이 없이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평등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를 맘껏 즐기는 ‘마니아층’과 생계에 찌들어 문화생활을 엄두도 못내는 ‘소외계층’이 공존한다. 수십만원대를 넘는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공연의 고가화는 이같은 문화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학력과 소득에 따른 문화소비의 양극화는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전국 가구 가계 수지동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 중 소득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계층의 교양·오락서비스 지출금액은 월 평균 25만 7500원으로 하위 10%의 3만 1400원보다 8배가 많았다.

또 학력별로도 대학원졸 가구가 14만 2000원으로 무학 가구의 2만 1700원보다 6.5배 많았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7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문화 향수 및 인식’에 대해 전화 설문한 결과 69%가 ‘문화소비의 양극화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정치·사회에서 문화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문화향수 욕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나 문화 생산자, 기업 등이 문화는 누구나 누려야 한다는 공공성을 인식해 문화 양극화를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 홍지민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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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1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환딜러와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을 비교하는것 자체가 일단 극단적이지만.. 그것을 떠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건 사실이다. 문화소비를 포함하여 경제적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 국가에서 아이들(중고생 포함)과 저소득층에게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기를 바라는데 뭐 한 20년 후에나 될까? -_-;;

월 20만원의 문화비라니, 뭐 나도 엇비슷한것 같은데.. 버는 돈이 얼마 안된다는 것도 같고 말이지. 흠 --;

물만두 2006-04-1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산층이 사라져서 그렇고 세계적인 추세로도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질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06-04-1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를 대략 30-40편 봤구...야구장 몇번... 술도 문화로 치면 어마어마하겠지만... 월 25만원까진 아닌 듯 싶네요.

이리스 2006-04-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그러게 말이어요.
마태님 / 술은 빼야죵 ㅎㅎㅎㅎ
 

두구두구둥~ 둥두구둥 ~

4월의 목표를 맥심 커피 안마시기! 라고 외쳤던 나. 4월 17일인 현재 스코어 100% 달성이다.

아직까지 단 한잔의 맥심 커피도 마시지 않았다. ㅎㅎㅎ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다. 그냥 내키지 않으면서도 마셔왔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요새는 부드러운 블랙으로 바꾸었다. 테이스터스 초이스~ ^^;; 뒤에 설탕 부분 조절하게 되어 있어서 설탕은 거의 넣지 않고 마시는데 광고 그대로 정말 부드러운 블랙이라 마음에 든다.

자, 남은 13일도 힘내서 목표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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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1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

하이드 2006-04-1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마시고 싶어요~ 괜찮은가봐요.
근데, 이렇게 쓰고 나면 꼭 맥심 커피 마실일 생기던데 =3=3

이리스 2006-04-17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감사~ ^^
하이드님 / 지금 이거 한 잔 타가지고 자리로 왔어요. 어헙, 그러면 앙대요!!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너희 각 사람이 동일한 부지런을 나타내어

끝까지 소망의 풍성함에 이르러 게으르지 아니하고

믿음과 오래 참음으로 말미암아

약속들을 기업으로 받는 자들을 본받는 자되게 하려는 것이니라

[히브리서 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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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생태보고서 - 2판
최규석 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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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꿈만 바라보며 달리기에도 벅찬데 왜 다들 나에게만 나타나는 걸까?
며칠 전엔 금방 잘린 듯한 손목을 든 동남아 노동자가 그 많은 사람들을 두고 내게로 달려 왔었거든. 지금 와 봤자 난 아무것도 못해 주는데 왜 하필 나한테...

너무 괴로워하지마. 지금은 그냥 네 꿈을 향해 달리는 수밖에 없어...
그렇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는 그냥 달려야겠지?
그게 아니라... 성공하고 나면 다른 사람의 고통 따위는 보이지 않게 될 거라고. -77-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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