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 있어서 오전에 사무실을 나서 강남 모처의 별다방을 찾았다. 요즘 강남에는 콩다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널직한 주차장까지 딸린 콩다방도 있다. 맛은 콩다방이 한 수 위일지는 모르나 별다방이 더 땡기는 이유는 정이 들어서일 거다.
혼자 해외 여행 나가서 낯선 거리를 지도 한장 달랑 들고 돌아다닐때 별다방이 눈에 띄면 마치 고향 친구라도 만난 듯 편안함이 느껴지곤 했다. 촬영 일정에 쫓겨 밥도 제대로 못먹고 다닐때도 일 관계 미팅을 별다방에서 하고 나면 잠시나마 쉬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정말 오랜만에 별다방을 찾았다. 월요일 점심 시간 이전의 별다방에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가 흩뿌리는, 그래서 가을 날씨 티가 제법 나는 오늘 별다방에서 일기를 썼다.
직접 다이어리를 꺼내 볼펜으로 눌러쓰는 일기는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조차 선명치가 않다. 인터뷰 질문지가 끼워져 있던 업무 다이어리에 끄적인 일기지만, 그것을 어디다 옮길지 찢어서 두었다가 그렇게 잃어버리고 말 것인지는 모르지만..
2년 만에 참, 많이도 변했구나 싶다. 나 자신이 이렇게 변하게 될 줄 몰랐듯이 어쩌면 내 앞에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제법 희망적인 생각을 하며 다이어리를 덮었다.
별다방, 가끔 가서 혼자 책도 좀 읽어주고 해야겠다.
그나저나 별다방 곰돌이 인형은 꽤 좋아하는 편인데 원숭이와 개구리의 탈을 쓴 이번 곰인형들은 어째 영 사고 싶지가 않다. 좀, 예쁜 것들로 만들어 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