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웅진 세계그림책 132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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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원이 딸린 노란 이층집에 사는 아기곰. 체크무늬 와이셔츠 위에 파란 스웨터를 걸친 아버지와 니트 가디건에 꽃무늬 치마를 차려입은 어머니는 산책을 나가서도 각자의 회사 이야기로 여념이 없는 워커홀릭이다. '너'는 현관문을 열면 곧장 대로변으로 나오게 되어있는 집에 사는 소녀. 칙칙한 파카에 운동화 차림의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것으로 추정. 추리닝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지저분한 그래피티와 깨진 창문들이 늘어선 거리를 배회하는 게 취미인 듯. 어느날 아기곰의 집에 몰래 침입하여 만행을 저지르는 소녀. 이것은 정녕 계급 문제를 다룬 그림책인가? 이 책이 딱히 무엇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각해볼 것을 권할 뿐이다. 우리 집에 갑자기 쳐들어온, 나와 다른 너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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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아빠 아기동물 사진 그림책 4
우치야마 아키라 글 사진, 이선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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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한테 가능하면 실물을 우선적으로 보여주고 싶다. 꽃이나 돌멩이처럼 만져볼 수 있는 것은 만져보게 하고, 코뿔소나 악어처럼 주변에서 쉽게 보기 힘든 짐승들은 정교한 동물 모형으로 보여주고, 나중에 좀 크면 동물의 왕국 같은 다큐 영상도 좋겠다.

노파심일까만은, 아이가 뽀로로는 좋아하면서 정작 펭귄은 낯설어하거나, 핑크퐁을 여우라는 명사의 표본으로 인식하거나 그러면 참 난감할 것 같다. 단순화, 양식화, 정형화, 희화화된 가공의 이미지를 원본으로 받아들일까봐 염려된다. 이 '아기동물 사진그림책' 시리즈도 그런 생각의 맥락에서 고른 책이다.

이 책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누구나 대경실색하고 말 것이다. 아니, 어떻게 이런 좋은 책이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단돈 오백 원밖에 안 할 수가 있단 말인가 하고. 다행히 우리집 아기가 이 책의 진가를 알아봐 주는 것 같다. 다 찢어놓은 걸 보면.

이야기의 중간쯤, 며칠간 계속된 무시무시한 눈보라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얼어죽고 만 아기 펭귄의 시체가 나온다. 시체가 나오는 그림책이라니. 리얼한 걸 추구하던 내게 정말 리얼한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들이미는 듯한 이 한 장의 사진에 흠칫했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엄마 펭귄과 아빠 펭귄은 새끼를 훌륭하게 길러 냈어요. 그리고 이제 다시 새로운 새끼 기르기가 시작될 거예요." 숙연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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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마리 까마귀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
그림 형제 글, 펠릭스 호프만 그림, 김재혁 옮김 / 비룡소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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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신화 플롯의 변주가 재미있다. 인간은 원죄라는 과제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영웅이 된다. 생각해보면 원죄라는 것은 일방적인 선고와도 같다. 불가항력적이다. 태생적인 악조건이며, 존재론적 한계이기도 하고, 근원적인 치부이기도 한 이 원죄라는 과제를 영웅은 어떻게 일생에 걸쳐 극복해 나가는가.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소녀의 일대기가 그 탁월한 극복의 한 방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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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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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두더쥐 한 마리가 햇볕 좀 쬐러 지상으로 나왔다가 난데없이 누군가의 따끈따끈한 똥을 뒤집어쓰고 만다. 웬 봉변인가. 화가 난 두더지, 온갖 짐승들을 차례로 잡도리한 끝에 이웃집 개 한스가 한 짓인 걸 알아낸다. 낮잠 자는 한스의 머리 위에 작은 똥을 누고는 그제야 땅속으로 돌아가는 두더지, 에게 묻고 싶다. 꼭 그렇게 해야만 속이 후련했냐? 아기들한테 반복적으로 보여주기엔 너무 더럽고 집요한 복수극이 아닌가 싶지만, 이미 우리 아기는 똥은 똥으로 갚는다는 함무라비 정신에 깊이 매료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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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T의 스타일 사전 - 스타일에 목숨 건 여자들의 패션.뷰티 상식 560가지
김태경 지음, 탄산고양이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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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알차다. 패션 분야의 잡지식을 연마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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