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주일 간의 노동을 마치고 내일 여기 간다! 그 옛날 아르헨티나로 이민 간 어느 가난하고 춤을 사랑했던 부두노동자의 영혼이 내일 내게로 빙의되길 바라며. 속俗을 향한 열정과 생의 남루함의 정도로만 견주자면 빙의가 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지.

 

2 모든 과도한 장식은 본의아니게 배면의 곤궁과 쇠락을 환기시키고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쓸쓸해 보인다. 밀롱가에서는 헤어스타일이 지나치게 단정하고 유난히 향수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땅게로가 항상 애잔하다. 크고 화려한 악세서리를 주렁주렁 걸친 땅게라가 그렇듯이. 그래서 그런 로는 한 딴다 내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꼭 안아주려고.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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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가는 뭘 써도 광대짓일 뿐이구나. 이곳은 언제나 나의 날시즘을 환상적으로 충족시켜주므로 내가 가장 애정했던 공간이지만 돌아보면 늘 궁상맞은 광대짓일 뿐이구나. 성형술에 가까운 자기편집- 그리하여 '쓰지 않은 것'들과 '쓴 것'들을 조합해보면 온통 모순과 부조리로 점철된 민망하고 애처로운 공간. 그럼에도 내가 이 블로그를 남겨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제든 이곳에 다시 와서 스스로를 쾌활하게 조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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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8 0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누에보 탱고 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마치 그동안 향가나 고려가요 밖에 모르다가 느닷없이 현대시를 읽은 기분, 재밌었다. 내가 정말 추고 싶었던 춤은 바로 이런 춤이었다고 생각될 만큼. 음악은 박자나 흐름이 모호해서 몸을 보다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기고, 파트너와 나 사이에는 좀더 야릇한 연극적 긴장감이 감돌고, 밀롱게로나 살롱보다 어떤 면에선 훨씬 예술적인 것 같다. 누에보라는 말 그대로 이 춤은 정말 새롭고, 추상적인 현대무용 같고, 서정성이 강조되는 리리컬 재즈 댄스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여자를 봐도, 화려한 장신구에 치렁대는 치마 말고 이렇게 핫팬츠 입고 누에보 추는 여자가 더 근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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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2015.10
코스모폴리탄 편집부 엮음 / 허스트중앙(Hearst-Joongang)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일과 사랑 섹스 돈과 건강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정복하고 쟁취해버리고야 말겠다는 코스모폴리탄적 투지와 야망, 긍정과 낙관의 에너지가 좋다. 비록 나 자신은 그닥 그런 류의 인간형과는 거리가 멀고 차라리 디오게네스 풍에 가깝다고 해야 할테지만 그래서 더욱 이 잡지에서 나와 상반된 터프한 매력을 발견하는 지도. 아무튼 이 잡지가 뿜어내는 대단히 미국적인 에너지가 있는데 솔직히 나의 경우에는 올겨울 신상 뷰티 아이템에 대한 호기심보다도 바로 그 강력한 고주파 에너지를 쐬려는 데 이 잡지를 읽는 궁극의 목적이 있다고 해야 할 거 같다. 한 번씩 읽을 때마다 확실히 정신적 태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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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쥐의 독서일기 2015-11-0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저도 코스모 참 좋아해요. 대단히 미국적인 에너지라는 말에 공감의 마빡을 칩니다.ㅎㅎ

수양 2015-11-04 18:43   좋아요 0 | URL
간만에 미국적 에너지 폭풍흡입했네요 ㅋㅋ 10월호 괜찮은 걸요 ㅋ
 
라스트 나잇
마시 태지딘 감독, 기욤 까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1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에바 멘데스밖에 안 보임. 좀 더 부드럽고 온화한, 순화된, 격조있는 안젤리나 졸리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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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3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