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세상 -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찾아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박영희 외 지음, 김윤섭 사진 / 우리교육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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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란 단어는 항상 그리움, 동경, 여행 이런 감정들을 동반한다.
삶의 고단함에서 훌쩍 벗어난 자유로움.....
하지만 같은 길이라 하더라도 그 '길'에 세상이 담긴다면 그건 전혀 다른 의미로 와닿는다.
정착하지 못한 삶의 고단함.
아니 정착의 삶에서 ?겨나 떠도는 자의 고통과 아픔들로 가득찬 길이 되어버린는 것이다.

누가 그들을 길로 내몰았을까?
노동은 있으나 노동자가 아닌 비정규직 노동자들. - 삶의 기본적인 먹고 사는 문제에서조차 늘 벼랑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사람들.
이 땅에 삶을 찾아왔으나 그들을 위한 집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과, 농촌 총각과 결혼한 이국의 여성들.
도심 여기저기 어디를 배회해도 막막한 길밖에는 그들을 받아주는 곳 없는 노인들.
다 말해 무엇하리...

그들에게 길은 삶에서 내팽개쳐져 찬바람을 오롯이 맞아야 하는 지지리도 궁상맞은 그런 '길'?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
개천에서는 그냥 미꾸라지만 나고 그리고 대물림한다.
학교는 더 이상 계급상승의 수단이 아니다.
부모의 계급과 경제적, 사회적 상황을 대물림하는 장소일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 교실에 가보라...
부모의 돈이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그들의 성적을  결정하고, 외모와 성격조차도 결정한다.
계급 상승의 희망마저도 사라져버린 사회.

잘사는 사람은 잘사는게 당연시 되어버리고 그의 자식들도 또한 잘사는게 당연시되어 버린다면, 이 대한민국에서 누가 길에 내팽개쳐진 사람들의 삶을 생각할까?
굳이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이들의 삶은 더이상 주목받지 않는다.
애써 외면한 결과, '아직도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어요?'라는 호들갑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그래도 그들은 엄연히 존재하고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 같아도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해주는게 눈물나게 고맙다.
세상을 향해 아픈 이들이 아직도 이렇게 많이 살아있다고, 이건 아니라고, 왜 외면하냐고 소리쳐 줄수 있는 사람이 글이 눈물나게 반갑다.

지금은 같은 교실에 똑같은 교복을 입고 앉아 있지만, 그 실제 삶은 지금도 너무 다르고 앞으로는 더 달라질지도 모르는 그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지금 세상이 옳은 건 아니지 않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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