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ksy Wall and Piece 뱅크시 월 앤 피스 -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
뱅크시 지음, 리경 옮김, 이태호 해제, 임진평 기획 / 위즈덤피플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그래피티라고 하면 그저 벽에 그린 그 낙서같은 그림이 다인줄 알았다.
그런데 뱅크시 이런 멋진 화가같으니라구... 

뱅크시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화가란다.
그런데 이 이름은 가짜이다.
책 앞에 보면 BANKSIDE 라고 벽에 쓰여진게 보이는데(뱅크사이드는 런던의 동네이름이란다) 그 명칭의 뒷쪽을 지워 BANKSY라고 그래피티해놓은게 보인다. 결국 지역이름의 변형이 이 화가의 이름이 돼버린건가? 

미술관은 부자들을 위한 공간일뿐 대중을 위한 진짜 미술이 될 수없음을 이야기하며 오늘도 동분서주 여기저기 쫒겨다니며 거리에 벽에 별별곳에 그림을 그려대는 뱅크시.
그리고 그의 그림을 지워대는 경찰과 공무원들.
심지어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놓고 나오는 화가라니....
이 정도면 기존 미술계가 잔뜩 열받을만하다.
지금은 유명화가가 되어 그의 그림이 고액에 팔리기도 한다는데 여전히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본에 얽매이기 시작하면 예술가의 창조력은 끝장이라나....  

이런 괴도루팡 저리 자라의 영국화가 뱅크시는 그럼 어떤 그림을 그릴까?



보기만 해도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그림이다. 죽어라고 그의 그림을 지워대는 경찰에 대한 선물이었을까?  당신들도 사실 이러잖아요? 이거 불법인거 아시죠? 그래도 대낮에 이렇게 사랑하고싶은 것처럼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을뿐이니 너무 그러지 말라구요... ^^
이걸 경찰에 대한 조롱으로 읽든 동성애의 보편성에 대한 주장이든 뭘로 읽든 그건 보는 자의 자유다. 어쨌든 즐겁지 않은가? 


역시 키득키득.... ㅋㅋ 벽에 쉬하시는 근위병이라니...
영국 왕실의 근엄성에 대한 풍자로 읽을까?  


무정부자의 마크를 벽에 그리는 병사들.
뱅크시의 그림에서는 전쟁에 대한 반대, 폭력에 대한 거부를 줄기차게 표현하고 있다.
살인장난감을을 가지고 노는 아기, 분홍 리본을 단 전투기, 폭탄을 안고있는 소녀 등.... 


또한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로 대변되는 현대문명에 대한 고발도...
감시카메라 바로 코앞에다가 "너 뭘보니?"라니.... ㅋㅋ 


이건 영국의 전형적인 풍경화(콘스터블의 작품같은데 확인은 안 해봤다. 귀찮아서...)
하여튼 정말로 그림같은 이 풍경에 현대문명의 상징인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저 기발함이라니...
아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같은 풍경화를 변형시킨 아래의 그림을 보라 



18세기 영국의 이상향 풍경에 나타난 전투기
19세기 모네의 정원에 처박힌 쇼핑 카트기라니...
저 카트기의 주인은 당신인가 아니면 나인가? 어쩌면 저 전투기의 주인도 나일지 모른다.
우리 모두 자본의 농락에 다같이 미쳐가는 중이니까.... 


그래서 인류 본연의 마음과 삶을 잃지 않으려는 자에게는 쇼핑카트기는 공격대상이 될 수 밖에... 아니면 자본의 힘에 대항하는 우리가 저 창을 든 아프리카인인지도... 

뱅크시의 활동범위는 영국을 벗어난다.
팔레스타인인들을 집단으로 감옥에 가둬버린 그 말도 안되는 장벽 역시 그의 스케치북이다. 



그가 무엇을 전하려 하는지 다시 말할 필요가 있을까?
이토록 선명하게 그림이 말하고 있잖은가말이다. 

한편으로는 이토록 진지한 그가 한편으로는 또 지독한 악동이기도 하다.
그는 미술관을 조롱한다. 특히 유명한 미술관일수록....
그래서 가끔은 자기의 작품을 미술관에 전시하고 나온다. 몰래...
카트기를 들고 사냥을 가는 원시인을 그린 돌조각을 대영박물관에 슬쩍 두고나온다든가 하는...
그리고 라파엘로 풍의 여자초상화에 방독면을 씌운 그림을 같이 전시해둔다든가....
때로는 2시간만에 철거될때도 있지만 때로는 일주일씩이나 전시돼 있는 경우도 있다니 이것 역시 그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것. 

부디 그가 앞으로도 계속 자본의 힘에서 자유롭기를....
그리고 그의 멋진 작품들이 계속 런던의 벽에 세계 곳곳의 아픔이 있는 곳에 그려지기를... 
더더욱이 우리도 이런 멋진 화가 하나쯤 가졌으면...

뱅크시? 혹시 당신인가요?  

뱅크시의 홈페이지  http://www.banksy.co.uk/ 

마지막 그림 하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저 꽃이 다른 걸로 바뀌지 않을 수 있도록 누군가가 말귀를 알아들었으면 좋겠지만 글쎄.... 

우리의 지금은 저 손에 꽃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들게 한다. 그건 참 슬픈 일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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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9-07-0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덕분에 정말 좋은 그림 감상하고 갑니다. 그보다 더...마음이 살짝 들뜨네요. 저런 유쾌상쾌통쾌한, 재기발랄한 예술가라니. 그림 넘 맘에 듭니다. 마지막 그림도요...

바람돌이 2009-07-09 00:28   좋아요 0 | URL
이것 말고도 이 책속엔 정말 재밌는 작품이 넘쳐나더라구요. 전 홈페이지 즐찾 해놓고 때때로 들어가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