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엄청난 몰입도!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마지막 장의 그 순간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주인공들의 진짜 관계의 정체!
이 유명한 소설은 도서관에서 늘 대출중이었다.
겨우 겨우 내 손에 들어온 이 책은 결국 하루에 한 권씩 사흘의 밤을 밝히게 만들고야 말았으니 그 이유가 바로 앞에 말한 것들이었다. 

"줄곧 나는 하얀 어둠속을 걸어왔어. 태양 아래서 걸어보는게 내 유일한 소망이야."
이런 유키호의 고백은 그녀의 삶을 얘기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이 책속에서 묘사되는 유키호라는 여자의 이미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녀는 한 번도 명징하게 앞에 나서 자기 주장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책의 글자와 글자 사이, 문단과 문단사이에 그녀는 모호하고 알 수 없는 존재로 버티고 있다. 소설속의 그녀가 신비화되어 나타나듯 독자에게도 그녀는 신비로운 존재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아니 덮은 후에조차도 그녀는 왜 이런 삶을 사는걸까? 왜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동을 하는걸까 못내 궁금하게 하는 힘.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료지 역시 애매하고 안개에 싸여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는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지, 그의 모든 행동들의 근원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소설의 마지막 장을 대하기 전까지는 상상하기 힘든 이 둘의 오래된 슬픔과 외로움은 둘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과 함게 마지막 순간까지 책을 놓치 못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모든 것이 명징하고 일사분란하게 복기되는 것도 아니다.
책을 다시 뒤적이며 얼키고 설켰던 사건들을 다시 복기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하얀어둠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러고보니 내용보다 더 절묘한 제목이었구나....  

다만 아쉬움은 마지막 순간의 비밀이 벗겨지는 순간 20년을 이어온 두 주인공의 관계의 설득력이 갑자기 떨어진다는 점이랄까?
그럼에도 멋진 재미있는 추리소설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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