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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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는 5번쯤 갔었나?
갈 때마다 다른 풍경과 다른 설렘을 주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내 가슴속에 가장 깊게 들어앉은 곳은 꽤 오래전 겨울에 올랐던 다랑쉬 오름이다.
그 때 내가 속해있던 모임의 겨울 답사때였구나...
임신 7개월인가 8개월인가 하여튼 배가 꽤 불렀었다.
다른 일정은 다 잘 따라 다녔지만 다랑쉬 오름은 갈까 말까 고민이 꽤 됐었던 것 같다.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70도라나 뭐라나...
아래에서 볼때는 그렇게 경사가 심한것 같지는 않았는데 오르다보니 정말 장난 아닌 경사란게 팍팍 느껴졌다.
너무 힘들게 올랐지만 그래도 오름에 올랐을때 펼쳐지던 그 풍경은 제주도를 떠올릴 때 늘 제일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다.
주변의 풍광보다도 오름 자체의 풍광이 마음을 흔들었다.
오름에서 아래 화구쪽으로 끝없이 이어져있는 것처럼 보이던 억새의 물결들.
정말 단체가 아니고 배부른 것만 아니었다면 그날 어쩌면 아래쪽 화구의 끝까지 굴러내려갔을지도 모르겠다. (걸어서는 못갔을 듯... 굴러서가는게 정답? ㅎㅎ)

그 다음 떠오르는 제주의 풍경이 뭐가 있을까?
한라산...
신혼여행때 옆지기와 둘이서 등반하면서 봤던 한라산길.
육지의 산들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가지고 있던, 마음이 따뜻하게 풀려버리던 등반길.
그 때 본 눈 맑은 노루들은 여전히 지금도 그렇겠지...

걷는 다는 것은 특별한 것들을 보게 해준다.
자동차로 휙휙 다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사물의 아름다움들.
그 후 여러번 제주도를 갔지만 늘 아이들이 함께였고 그래서 늘 제주도는 자동차로 휙휙 달리게 되는 곳이 돼버렸다. 
그리고 이젠 제주도의 매력이 살짝 반감되려고 하는 중 만난 이 책은 제주도에 대한 새 꿈하나를 만들게 하고 말았다.
자전거를 타고 해안을 달릴 엄두는 전혀 안나지만 걷는 건 자신있으니 저 길을 아이들과 같이 꼭 걸으리라 하는 꿈.
그러면 또 제주도에서 살고싶다는 꿈이 생겨버리면 어쩌지???
책만으로도 살짝 그런 꿈이 생기니 말이다.

 제주를 걷는 사람을 위해 만든 길 - 제주올레

올레란? : 자기 집 마당에서 마을의 거리길로 들고나는 진입로가 올레다.....밀실에서 광장으로 확장되는 변곡점, 소우주인 자기 집에서 우주로 나아가는 최초의 통로가 올레다. 자기네 집 올레를 나서야만 이웃집으로, 마을로, 옆 마을로 나아갈 수 있다. 올레를 죽 이으면 제주뿐만 아니라 지구를 다 돌 수도 있다.(책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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