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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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그건 바로 커트 보네거트 같은 사람이라고 얘기할테다.
이제부터....
아 이세상에서라고 하면 안되겠다. 이 사람 죽었잖아...
그의 농담처럼 천국에 갔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청산유수같이 말 잘하는 달변의 사람? 별로 안좋아한다.
한마디를 해도 단숨에 주변의 무거운 공기를 확 날려버리지만 또 그것이 폐부를 확 찌르는 명쾌함을 가진 사람
사실 누구든 동감할게다.
이게 인간의 화술능력 중에서 최고수의 능력에 해당함을....

커트 보네거트의 책이라고는 얼마전에 <제5도살장>읽고 이 책이 두번째다.
작가가 죽기전에 마지막에 낸 책이라고 하는데 이게  정말 80대 할아버지가 쓴 책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진화는 엉터리다. 인간은 정말로 한심한 실패작이다. 우리는 은하계 전체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살 수 있는 이 친절한 행성을 교통수단이라는 야단법석으로 한 세기 만에 완전히 망가뜨렸다.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마약은 석유다음이다. 석유란 얼마나 파괴적인가! 당신은 차에 기름을 조금만 넣으면 시속 백 마일로 달리면서 이웃집 개를 깔아뭉갠 다음, 대기권을 찢어발길 수 있다.

아랍인들이 멍청해보인다고? 그들은 우리에게 숫자를 줬다. 한번 로마 숫자로 긴 나눗셈을 해보라.

예수의 가르침이 훌륭하고 대부분의 말이 절대적으로 아름답다면 그가 신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겟는가?

네이팜탄은 하버드에서 발명되었다. 진리란 그런것인가?

우리 대통령이 기독교도였던가? 아돌프 히틀러도 기독교도였다

나는 도서관 사서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내가 존경하는 것은 그들의 물리적 힘이나 정치적 연줄 또는 막대한 부가 아니라, 이른바 위험한 책들을 도서관 서가에서 제거하려는 반민주적 불량배들에게 끈질기게 저항하고, 그런 책들을 열람하는 사람들을 사상경찰에게 신고하는 대신, 열람기록을 몰래 파기하는 양심과 용기다

                                                                                  책 속에서 발췌

읽는 내내 키득거리고 웃게 되지만 그 속에는 진정한 휴머니스트로서의 커트 보네거트가 숨쉬고 있다.
80대가 되어서도 절대로 달관하지 않고 세상사에 날을 세우고 유머리스트로서의 칼날을 가는 커트 할아버지. 당신이 하는 말과는 달리 정말로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저버린 적이 없음을 이제 알겠네요.
그 위쪽은 살만하신가요? 천국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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