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토마스 모하마드 람
주인공의 이름을 이런 식으로 지은 작가의 의도는 뭘까?
기독교와 이슬람교와 힌두교 - 3가지 종교의 이름을 한 몸에 가지고 있는 이 청년.
이름만으로는 인도의 종교의 대립을 넘어 종교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책으로 착각해도 될 듯하다.

하지만 전혀 아니올시다니 어쩌겠는가?
그가 이런 기이한 이름을 갖게 된 것 자체가 어쩌면 이 청년의 불운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태어나자 마자 버려진 하층민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의 의견과 상황에 밀려 이런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된다.
이름이 인생을 결정한다는 우리나라의 속설까지는 아니라도 이런 기이한 이름이라면 그 인생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은 뻔하지 않겠는가?

이야기의 시작은 이 토마스 모하마드 람이 어마어마한 상금이 걸려있는 퀴즈쇼에 나가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 상금을 받아야 하는데서 시작한다.
아무도 통과하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말도안되는 상금을 걸었던 제작팀에게는 정말 청천벽력이 아니겠는가? (상금이 10억루피라는데 이게 우리나라돈으로는 얼만지는 모르겠다. 회사 하나를 파산시킬 정도면 몇백억쯤 되나?)
그것도 그들이 보기에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하층민 웨이터가 그 모든 문제를 맞췄다는건 정말 말도 안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당연히 그들은 뭔가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바로 하고 청년을 구속시킨다.
여기서 짠~~~ 하고 나타난 젊은 여자 변호사.
갑자기 람의 구세주로 나타난 변호사 앞에서 람은 자신이 어떻게 퀴즈 문제를 풀수 있었는지를 이야기 하는데.......

그 이야기들은 람이라는 이 청년의 생애의 재구성이자 동시에 현대 인도사회의 실제생활을 엿보게 해준다.
인도라는 나라를 수식할 수 있는 단어는 얼마나 많을까?
성자의 나라, 명상과 요가, 수행의 나라의 오리엔탈리즘적인 이미지가 반쯤은 인도를 보는 눈을 가려놓아버리지만 이 정도는 이제쯤이면 극복하자.
나머지 반의 눈은 빈곤과 종교분쟁과 더러운 거리와 카스트의 차별이 아직도 존재하는 나라라는 이미지 그리고 반면으로는 군사대국이며 세계 최대의 영화생산국이며 동시에 IT업계의 총아라는 일면 상반돼보이는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니 어쩌면 정말 다양하고도 알기 어려운 나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의 홍수속에서 어쩌면 오늘의 인도를 살아가는 진짜 사람들의 모습은 사라져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사람사는데가 다 그렇지 뭐라는 말로 뭉뜽거릴 수도 있는 그저 그런 삶.
람은 이름때문인지 뭔가 정착하고 살만하면 꼭 그곳에서 살수없는 뭔가의 사건이 터지고 그래서 도망치듯 사는 곳을 옮겨다녀야 하고, 그래서 온갖 직업과 장소와 상황을 전전하게 되고.....
그 속에 펼쳐지는 람과 주변인들의 삶은 정말로 뭐 사람사는 곳이 다 그렇지 뭐 성자? 수행은 무슨.... 하고 툭 내뱉게 된다.

소설 한권으로 그런 인도사회의 총체적 모습을 모두 보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발상이겠고, 다만 오늘의 인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따라가보는 것은 꽤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마지막 결론 부분이 조금 상투적이어서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고생했는데 뭐 이런 보상도 있어야지. 소설인데 뭐 어때? 라며 씩 웃게 되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