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한일사 1 - 화해와 공존을 위한 첫걸음, 선사 시대~고려 시대 마주 보는 한일사 1
전국역사교사모임.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 엮음 / 사계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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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나 일본의 역사왜곡문제같은게 터질때마다 갑갑함으로 마음이 터질 것 같다.
일본우익의 역사인식의 문제역시 갑갑하기 이를데 없지만 그에 대한 우리측의 대응이라고 해서 나을게 하나도 없기때문이다.
일본과의 역사적 분쟁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학문적 연구를 촉진하는 쪽으로 진행되기는 커녕 늘 정치판의 여론몰이용으로 놀아나는 꼴을 보는게 한심하면서도 안타까운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해 그 여자들이 창피한줄도 모르고 라는 망언을 일삼는 인간들이 독도문제에 게거품을 물고  일본을 질타하는 그 아이러니한 모습은 희극적이기까지 하다.

그런 인간들이 참 역사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하고 싶은 역사만 좋아한다. 그것도 진실이 뭔지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가 믿고싶은 것만 믿는 쪽으로....
대표적인게 아마도 옛날에 왜놈들거는 전부 우리가 갖다준거고 아니면 그것들이 베낀거야 하는 말도 안되는 환상이지?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소수의 미치광이만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보통의 사람들조차 그런생각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다는거다.
아! 문제의 근원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어디긴 어디야! 한국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지.....
세월이 그렇게 많이 흘러도 한일관계에 대한 대한민국 국사교과서의 인식은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비교해 바뀐게 거의 없다. 국사교육의 목적이 한국인의 자랑스런 전통을 함양하고 자랑스런 한국인을 만들어낸다는  지극히 민족주의적인 기준을 고수하는 이상 아마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여전히 소수이긴 하지만 최근에 와서야 한일의 역사를 공동으로 고민하고 아집과 적대의 역사가 아니라 평화와 공존의 역사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발걸음의 작지만 소중한 첫 발걸음이 되리라 믿어진다.

1권은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를 다루고 있다. 일본의 경우 무로마치 막부시대까지이다.
이 책의 편집을 보면 아직 양국의 역사를 아우르는 하나의 역사서를 만드는 것이 아직은 요원한 일임을 보여준다.
마주보는 한일사란 제목 그대로 각자가 각각의 역사를 서술하고 각 문화 내에서 문화교류사 부분과 그것이 각국에 끼친 영향,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관계속에서의 위치 등을 탐구해들어가는 식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는 일방적인 문화전파론이나 편협한 독자성론이 가지는 자국중심의 문화적 오만에서 벗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고대 한일교류의 대표주자로 꼽을 수 있는 양국의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유사성부분을 들 수 있는데 쌍둥이 처럼 닮은 이 불상들을 얘기할때 사람들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오히려 주목하지 않는다.
둘이 닮았다는 사실에서 출발하여 마치 일본의 문화가 한반도에서 완전히 이식된 것인양 온갖 증거들을 찾고 그것을 내세우는것에 급급할 따름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고대사회에서 한일양국간 문화교류가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증명할뿐 그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흔히 말해지는 여러가지 가설들을 오히려 배제 함으로써 양국의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게 하고 동시에 이 두 개의 불상이 가지는 미묘한 차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어느것이 더 훌륭한가를 따지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아집일뿐이다.

통사로서는 그렇게 깊을게 없는 평이한 수준의 책이지만 한일의 교류를 바라보는 면에서는 새롭게 알게되고 다시 생각해볼 문제들을 많이 제시해 주는 책이다.
저자들의 말대로 중학생에서 어른들까지 누구나가 볼 수 있는 책이지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관이나 역사적 문제제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할 것이다.

덧붙여 책속의 도판들과 그 설명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 두께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처음에 했는데 책속의 도판들의 선명함을 보고 이해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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