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일랜드의 독립투쟁을 그린 영화는 먼 다른 나라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지명을 바꾸고 이름만 바꾼다면 그대로 우리나라의 일제시대와 해방이후의 공간이 된다해도 될듯...
가끔은 영화를 보며 영상미고 음악이고 뭐고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을때가 있다.
그저 감독이 던지는 질문에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그것만이 가슴을 짓누르는 그런 영화!
12세기부터 무려 800년을 영국의 식민지로 보냈던 나라 아일랜드!
영화속에서 영국군들의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되어있는 아일랜드인의 삶은 그들이 왜 그 오랜 동안을 식민지로 있었으면서도 영국에 동화될 수 없었고, 목숨 건 투쟁을 끊임없이 계속해올 수 밖에 없었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감독은 참 냉정하게도 묻는다.
세계를 손안에 넣은 영국은 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한다.
영국이 아일랜드의 독립투쟁에 던진 패는 영국과의 전면전이냐? 아니면 독립이 아닌 자치냐?
여기서 자치는 형식상의 자치가 아니라 독자적인 정부와 의회를 가진 실질적인 자치다.
선택지가 단지 이것뿐이라면 어쩌면 이건 자존심을 약간 구기는 정치적인 선택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복잡한 문제가 있다.
영국령으로 남는다는건 아일랜드의 기존 지배체제를 바꿀 수 없다는 것!
영화속 대사처럼 지배층의 군복의 색깔과 깃발이 바뀌는 것일뿐,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수많은 가난한 이들의 삶은 여전히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자! 이제 아일랜드의 민중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자치를 거부하고 영국과의 전면전을 치르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국가! - 가난한 이의 자식도 평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를 위해 계속 싸워야 할까?
아니면 일단은 일상적인 살인과 폭력을 휘두르는 영국군대를 몰아내기 위해서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자치안에 동의해야 할까?
서로 다른 길을 택한 형제의 비극은 그대로 아일랜드의 비극과 겹치고 그것은 또 우리 역사와 겹친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리고 당신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