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은 맴돌기랍니다 -
관습을 몰라서가 아니라
동트는 모습에 사로잡혔거나 -석양이 나를 보고 있으면 그래요 -모두 예쁜데 나만 캥거루예요, 선생님,
그래서 아주 괴로워요,
가르침을 받으면 그것은 사라지리라 생각했어요.

히긴슨에게 보낸 디킨슨의 편지 중에서 - P5

낮은 이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하나의 아침과 하나의 정오
말할 수 없는 한 번의 흥청망청
다음은 알려지지 않은 한 번의 경거망동
그 장관에 혹 하고 쳇 하고
물려받기도 하고 뺏기기도 하고
영광을 좇아 빈궁해지니
구제불능이다 - P59

명성은 변덕스러운 음식
바꿔놓는 접시에 올려
차린 식탁 한 번에 한
손님 그리고
두 번째는 차리지 않는다
남긴 부스러기를 까마귀들이 살펴보다
묘하게 깍깍대며
푸드득 지나쳐
농부의 옥수수로 가버렸고 -
사람들이 그것을 먹고 죽는다 - P61

예감이란 - 잔디밭 위 - 저긴 그림자 -
곧 해가 지겠구나 -

깜짝 놀란 풀들에게 알리는 공지
어둠이 - 곧 통과합니다 - - P93

작은 장미를 아무도 몰라요 -순례자일까요
나는 그런 식으로 그를 갖지 않고
그를 들어 올려 당신에게 드립니다
오직 벌 한 마리 그를 그리워할 테고
오직 나비 한 마리
먼길 다녀와 서두르며 -
이 친구 품에 누워 -
오직 새 한 마리 궁금해 할 거예요 -오직 바람 한줄기 한숨 쉴 거예요-
아 작은 장미 - 죽는다는 것이
당신 같은 이에게는 너무 쉽겠죠!
- P97

작고 통통한 형체가
작은 야산마다 하나씩 있듯
부산한 바늘들, 그리고 실 감긴 실패들 -그리고 학교에서 터벅터벅 돌아오는 발걸음ㅡ

짝꿍들, 휴일, 그리고 나무 열매들 -그리고 광활하고 소소한 광경들
이상해, 발은 이렇게 소중하고 벅찬데
이렇게 사소한 목표에 도달해야 하다니! - P119

 19세기 유럽의 낭만주의 시인들은 있는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치유하고 위로가 될 자연과 자연과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감성과 사유를 중요하게 여겼다. 디킨슨도 이러한 낭만주의 시 전통에 한 발 걸치고있지만 사명감이나 고뇌는 없다. 자연에 만취된 삶이 이미 디킨슨에게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 P152

취기만큼이나 디킨슨이 자주 사용한 단어 가운데 하나가 꿈인데 꿈은 현실을 다른 기호와 언어로 구성한 의식 너머의 텍스트이며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상상력의 실천이기도 하다. 단순히 현실의모사가 아닌, 시인이 언어로 제시하는 새로운 현실의 비전이다. 어린 소녀의 작은 손을 힘껏 펼치면 낙원을 담을 수 있는 것도 시인의 상상력이 주는 가능성 때문이다. - P1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