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의미의 인간, 인간이라고호명되는 단일한 나라는 것은 허구라는 거예요. 그리고 인간을이렇게 규정하는 이상 지식을 얻기도 어렵다는 거고요. 우리의어떤 위치, 시공간을 표시하면서 있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 P24

따지고 보면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름을 갖는 것도 아니고,
‘남성 아님‘ ‘비남성‘이 여성의 지위예요. 여성은 자신의 특길을 이야기한 적이 없는 거죠. 부르기는 여성이라고 부르지만, 여성의특질이라는 건 남성이 아님의 특징인 거예요.  - P31

그런데 괴물monster의 라틴어어원인 ‘monstrare‘의 뜻이 ‘보여주다‘ 예요. 괴물이란 말 자체가
‘보여주다‘ 라는 거죠. 실은 언제나 보여주는 상태로 등장하는 거예요. 동일률로 포착되지 않아서 그렇지, 언제나 등장하는 형태로 있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괴물이라는 존재는 신화는 성서든,
많은 텍스트 안에서 지혜를 획득해야 할 존재가 거쳐야 할 관문으로 등장했어요. 그런 점에서 타자와 괴물은 굉장히 긴밀하죠.
- P35

그래서 괴물에 대한 서사는 이렇게 봐야 되지 않나 싶어요. 동일자가 알 수 있는 지식의 한계 영역에 괴물, 타자의 영역이있다는 거예요. 타자가 설명되지 못하는 건 동일자의 한계지, 타자 자체가 능력이 없거나, 불운하거나, 아무런 의미도 없거나, 지식과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무시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야기 할수 없다는 거예요. 오히려 설명하지 못히고 이해하지 못하니까불결한 것, 나쁜 것, 혹은 ‘not A‘, 즉 A가 아닌 것으로 말하고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자고 하는 거죠. ‘형상이 이상해. 괴물들이야. 거기에 대해서 더 궁금해하면 너도 전염될 걸?‘
‘너도 괴물이 되고 싶은 거야?‘ ‘비정상성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힘든 일인데 너도 비정상성으로 살고 싶은 거야?‘ 아니면 요샛말로 "아싸로 살고 싶은 거야?‘ 뭐 이런 거요.
- P38

여성들 역시도 자기 자신을 설명하고 재현하려는 노력을하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남성 인간의 위치에서 비남성으로서의여성을 설명하지 않고, 여성이 자기의 언어로 자신을 설명하려는노력을 하게 됐다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거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스스로 이야기해보고 싶다‘라는 노력들을 하게 되는거죠. - P42

기존에는 철학적 재료가 될 수 없었던 것들을 철학적 재료로 다시 다듬어보려는 거죠. 둘 다 해내는 거예요. 기존의 철학적 도구를 사용하는 동시에 기존의 철학이 무시해왔던 몸이나 감정 같은 것들을 철학의 재료로 가져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 철학은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이해를 포함해요. 본래 철학의 일이 세계를 인식하는 틀거리를 만드는 것이라면,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 철학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발명하고 새로운 관점들을 고민해보는 철학이기도 한 거죠.
- P46

페미니즘은 우리가 이렇게 살 수는없다‘는 각성일 수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할 것인가, 대문자 주체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을 때 이 시공간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는 어떻게 다시 생각해볼 것인지 기존의 이분법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거죠.
- P50

그런데 우리 사회는 페미니즘이 민주주의 시민의 조건이라는 것, 휴머니즘으로서의 페미니즘조차도 받아들이지 않아요. 저는 울스턴크래프트를 보면서, 그게 우리 사회의 굉장히 아이러니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P69

울스턴크래프트는 열렬한 근대주의자예요.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이 신체적으로 어떻다, 남성과 어떤 차이가 있다는 바에 큰 관심이 없어요. 여성도 이성이 있다, 그리고 그 이성을 지닌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거예요. 근대적인 상상 안에서는자유와 평등의 권리가 이성으로부터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 P80

이게 제1물결 페미니즘,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기본 사상이에요. 우연적 차이에 불과한 여남 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 차이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거고요. 이성에는 여남이없고, 인간의 영혼에도 차이가 없다는 거죠. 인간으로서 같다는걸 주장한다는 거예요. 남녀라는 성차는 굉장히 우연적인 것이고, 남녀는 같다는 걸 말하자는 게 기본적인 내용이죠.
- P84

그리고 울스턴크래프트나 초기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은여성의 위치가 사실은 약자와 같다고 인식을 해요. 그래서 울스턴크래프트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이 노예폐지론도 많이지지해요. 다른 소수자들도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겪고 있다는 연대의식이 이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한테도 있다는걸 우리가 기억했으면 합니다 - P98

실존철학의 기본 개념은 자유예요. ‘인간이 어떤 식으로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이게 실존철학이 던지는 질문이에요. 아주 간단히 이야기 하면, 자신이 타자의 위치에 놓여 있을 때는 자유롭지 못하고, 주체의 입장에 섰을 때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게정말로 보부아르가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자유의 개념입니다. 그자유란 주어진 게 아니라 실존을 통해 참여를 해서 쟁취하는 거라고 했죠. 그리고 이 자유의 문제를 직접적인 사회적 문제, 특히여성이라는 문제에서 시작했어요.  - P103

그래서 남성 지식인과 저널리스트들은 이 책에 독설을 퍼부어요. 특히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프랑스 남성을 모욕했다.
프랑스 수컷을 조롱했다며 비판했고 프랑수와 모리아크 FrançoisMauriac는 "문자 그대로 천박함의 한계에 이르렀다. 구토약을 먹으면 아이들은 음식물을 토해낸다" 라고 했어요. 구토약처럼 구역질이 난다는 거죠. 교황청에서는 금서로 지정했고요. 그다음에프랑스 공산당에서도 이 책이 좋은 책이 아니라고 했어요. 계급투쟁이 잘되면 그다음에 젠더 문제가 주된 문제가 될 거고 그러면 성차별 문제가 해결되는데 딴 이야기를 한다는 거죠. 계급 문제가 주요 모순이니 계급투쟁에 집중을 해야 되는데 관심을 다른데로 돌린다고 보부아르를 비판해요.
- P114

우리가 페미니즘을, 그 이론을 이해한다는건, 남녀의 성차가 비대칭적인 상태이며 그것들을 교정하려는 어떤 시도가 페미니즘의 출발점이라는 걸 이해한다는 거예요. 시몬드 보부아르가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통해 이것에 대해 일종의논증을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P127

여기서 보부아르는 페미니즘 운동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여성과 남성의 관계는 언제나 비대칭적이었고 여성은언제나 다자의 위치에 있어왔죠. 그런데 흑백 간, 자본과 노동자의 관계처럼 주객, 주체와 타자, 상호 주체가 될 때 외부를 타자로설정하는 다른 관계들과 남녀관계는 양상이 다르다는 거예요. 남자들은 자기들을 ‘우리‘라고 부르는데 여자들은 왜 스스로를 한번도 ‘우리‘라고 부르지 않는가. "여자들은 남자들이 스스로 양보해 주는 것밖에는 얻지 못했다. 스스로 쟁취한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그저 주는 것만 받아 왔을 뿐" 이라는 거예요. 이게 너무 이상하다는 거죠.
- P128

‘우리는 어떻게 해야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나요?‘라고 할 때 ‘경험을 말하고 경험을 경청하라. 그리고 경청을 통해 우리는 페미니즘의 출발을 마련할 수 있다‘라고 하죠. 보부아르도 그래서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고요.
- P135

보부아르에게는 계몽주의자로서의 뿌리가 있어요. 그래서 인간의 진정한 우애를 회복해야 하고, 여성을 타자의 위치에 두는, 즉 여성을 비자유의 위치에 두는 이 제도에 대해서 인간이라면 누구나부당함을 느끼지 않겠는지 호소하는 겁니다.
- P137

지금 이 여성차별의 현실, 여성을 타자로 만드는 현실, 여성을 제2의 성에 머무르게 하는 현실은 실존주의적으로 모럴리티가 떨어지는 절대악의 실행이다라는 걸, 결론 내지 않았지만 우리가 알 수 있죠.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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