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다정함은 일련의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협력, 또는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행동으로 대략 정의할 수 있는데, 다정함이 자연에그렇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그 속성이 너무나 강력하기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 다정함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누군가와 가까이 지내는 단순한 행동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어떤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협력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등의 복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P20

다른 사람 종이 멸종하는 와중에 호모 사피엔스를 번성하게 한 것은 초강력 인지능력이었는데, 바로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인 친화력이다. 우리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와 하나의공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함께 일할 수 있다.  - P29

친화력은 자기가 축화 self-domestication 를 통해서 진화했다.
수 세대에 걸친 가축화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지능을 쇠퇴시키지 않으면서 친화력을 향상시킨다. 어떤 동물이 가축화될 때는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많은 요소가 변화를 겪는다. 가축화징후" 라고 불리는 현상의 변화 패턴은 얼굴형, 치아크기, 신체 부위별로 각기 다른 피부색에서 나타난다. 호르몬과 번식주기, 신경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가 연구에서발견한 것은 조건이 일정하다면 자기 가축화가 타인과 협력하고*소통하는 능력도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 P31

하지만 우리의 친화력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우리 종에게는 우리가 아끼는 무리가 다른 무리에게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위협이 되는 무리를 우리의 정신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도 있다. 그들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연민하고공감하던 곳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공감하지 못하므로 위협적인 외부인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으며 그들에게는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다.
- P32

자기가축화 가설을 단순히 또 하나의 창조론에 불과하다고볼 수는 없다. 이는 우리와 다른 사람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우리 종의 경향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진정한 해법으로 고려해볼 강력한 도구다. 또 이것은 우리 종이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정의를 확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경고다.
- P36

개는 늑대로부터 갈라져 나온 이래로 많은 면에서 우리와더 닮도록 진화해왔다. 사람이 전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진화를도운 유전자가 개에게도 있어서 개는 조상인 늑대와 달리 사람이 채집하거나 경작한 양식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고지대에 적응하면서 진화한 인류의 유전자가 티베탄 마스18티프종에게서도 발견되는데, 이 유전자로 인해 두 개체군 모두산소가 희박한 높은 고도에서도 온몸에 체내 산소를 전달할 수있다. 또 서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에게는 말라리아에 대한 항19체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있는데, 그 일대 가정에서 키우는 개에게도 이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P56

자연이 일반적으로 수천 세대에 걸쳐 성취하는 것을 벨랴예프와 류드밀라는 인간의 한 생애 안에 이루어냈으며 그 결과로하나의 공식을 수립했다. 즉, 사람에게 친화적인 동물이 더 높은 번식 성공률을 보일 때 가축화가 발생한다는 공식 말이다.
- P70

두려움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난 여우는 협력적 의사소통 같은 사회적 기술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홀로 대면해야 했던 문제도 협력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이다.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은증진되었지만, 반면 인지기능에 관해 예상했던 가설은 우연에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인지기능 같은 사회적 지능은 두려움이 친화력으로 대체될 때 우발적으로 발생한 또 다른 능력이었다. 여우 실험은 우리가 개에게서 관찰한 협력적 의사소통기술이 가축화의 산물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어주었다. - P75

개는 사람이 길들이지 않았다. 친화력 높은 늑대들이 스스로 가축화한 것이다. 이 친화력 좋은 늑대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종 가운데 하나가되었다. 현재 그들의 후예는 개체수가 수천만에 달하며 지구의모든 대륙에서 우리의 반려동물로 살아가고 있으나, 얼마 남지않은 야생 늑대 개체군은 슬프게도 끊임없이 멸종의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 P80

사람에게 다가왔던 늑대들이 그러지 않았던 늑대들보다 친화력이 강력한 선택압으로 작용할 정도의 큰 이익을 누렸다는사실을 기억하자. 이 압력은 행동과 외모만이 아니라 심지어 인지능력까지 진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어떤 종 안에서 관용과친화력을 지닌 개체군이 살아남는 자연선택이 일어났는데, 그형질 변화가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집단 내부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 또한 자기가축화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 P98

그렇다고 보노보를 무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인원의 친척가운데, 오직 보노보만이 우리를 괴롭혀온 치명적인 폭력성에서 벗어난 종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를 죽이지 않는다. 탁월한 지능과 지성을 뽐내는 인간이 하지 못한 것을 보노보가성취한 것이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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