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다 가쿠나에 박사와 스즈키 사부로스케 사장이 손을 잡고 만들어낸 아지노모도는 단순히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가 아니라 서구화를 이루고자 하는 꿈의 상징이었다. 서구의 과학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것이기도 했으며, 위생적이고 영양이 풍부했다는 섬에서도 서구화로 가는 길이라고 믿겼다. 메이지유신 이후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던 일본에서 서구와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의 영양과 체력 문제, 그리고 병사들에게 줄영양가 있는 식품문제를 해결해야 했다는 점도 아지노모도의 탄생에 한몫했다. - P36

사람이 가지는 까다로운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를 뒤집어 얘기하자면 일단 한 번 입맛으로 자리 잡게 되면 깊숙하게 뿌리를 내려 새로운 전통이 된다는 의미도 된다. 덕분에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고 철수한 이후에도 일제가 손을 뻗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아지노모도가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다. 정치가 음식의 전파와 이용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꼽아보라면 바로 아지노모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 P50

아지노모도는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밀수품으로, 미원과 미풍 그리고 다시다라는 이름을 가지고 대한민국에 계속 남았고, 이윽고 우리의 입맛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일본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맛의 제국은 이제 우리의것이 되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 P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