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지는 책. 절대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 어려운 문장 하나 없으면서도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더디다. 소설속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 하나 하나를 내가 직접 느끼는듯 나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른다면 고전의 반열에 오르리라!

먼저 감정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머리가 처음에는 "좋아, 잘했어. 사람들을 잘 속여서 내가 누군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게 만들었어"라고 칭찬을해주던 머리가 이제는 내가 거기에 있기는 한지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머리는 이렇게 말했다. "잠깐만, 우리 반응은 어떻게 된 거야? 속으로 표현하던 감정이 있었는데 이제는 없어졌어. 어디 갔지?" 감정이 표출되기를 멈춘 것이다. 그러더니 아예사라져버렸다. 무감함이 어찌나 발달했는지 지역 사람들만내 속을 알 수 없는 게 아니라 이제는 나도 내 속을 알 수가없었다. 내면세계가 통째로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 - P253
만약에 단 한 사람만 정상이고 나머지사람 전부가 정상이 아니라면, 집단의식에서는 그 한 사람이 미친 사람으로 취급되겠지. 그렇다고 그 사람이 미친 사람이니? ‘응" 친구가 말했다. - P285
평범한 살인은 섬뜩하고 불가해한 것이고 여기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종류의 살인이다. 이곳 사람들은 그런 살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분류하고 토론해야 할지 몰랐다. 이곳에서는 정치적 살인만일어나기 때문이다. ‘정치적‘이란 당연하지만 국경과 관련된 모든 것에 얽힌 살인이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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