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저자 버전인, 글을 쓰는 네 가지 이유, 자신을돋보이게 하려는 욕망, 미학적 열정‘, 역사에 무엇인가 남기려는 의지, (좋은) 정치적 목적, 나는 모두 아니다. 나는 승부욕이다. "말로든 글로든,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는 맙시다." (97쪽)아,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글을 쓰는데,
- P66

거리에서 하는 노동은 쉽지않은 일이다. 전단지 아르바이트와 피시방 밤샘일은 저임금 알바중 하나다..........수십 장을 그냥 버리고 싶은 유혹, 받지 않는 사람에 대한 분노, 춥고 더운 날씨의 어려움,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귀찮아한다는 비참함이 일이 끝난 후에도 이어진다. 상상력은 지구 밖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보이지 않았던 곳을 생각하려는 마음이다. 전단지를 기꺼이 받아주는 작은 선행은, 그들의 노동 상황에 대한 큰 상상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세상에 부족한 것은 사랑이 아니라 상상력이다. (37쪽) - P72

매일매일이 괴로운 뉴스다. 타락이 공기와 같고 언어도단이일상이다. 욕망에 한계가 없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부럽기까지 한 이들,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사회가 그들 편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에게 그만하라고 한다. 천지가 그런 사람이니 너만 다친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치고 공동체는 붕괴된다. 누가 멈춰야 할까.
- P75

저들이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번사건에서 최순실급‘ 연루자들은 최소한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자신이 한 일을 안다. 아니, 몰라도 상관없다. 정의는 그들의 교정(橋正)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상화다. 인간이 변하는경우는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상대방이 저항할 때이고, 나머지는 자신이 고통을 받을 때다.
- P81

주장할 것이 없는 사람, 주장이 없어도 되는 사람은 글을 쓸필요가 없다. 안주 상태에서는 참된 문학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글이란 뜻을 드러내면 그뿐" 이다. 뜻을드러내다‘의 원문은 사의(寫意)인데, 직역하면 ‘뜻을 쏟아낸다.
는 뜻이다. (83쪽) 자기 주장이 창작의 요체다. "남을 아프게 하지도 가렵게 하지도 못하고 구절마다 범범하고 데면데면해서우유부단하기만 한 글을 어디다 쓰겠는가."
- P90

익숙한 말은 진부하게 여기고, 어렵다고 느껴지는 말에 호기심을 보이는 사회가 창조적인 사회가 아닐까. 사회적 약자가 경험을 드러내면 사소한‘ 것인데도 불안하게 느껴지고, 가진 자의 논리는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회에서 인간성은 어디를 향하게 될까 - P108

이처럼 인생= 길이라는 통념은 다양한 경험을 이해하는 데방해가 된다. 상투성의 원단,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은단지 선택하지 않은‘ 삶일 뿐이다. 선택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갈 수 없는 길이고 이미 삶이 아니다. 외출 준비에 한나절 이상 걸리는 장애인, 여성이 피하는 밤거리, 치매와 광장공포증환자에게 길은 도전이자 치열한 정치다. 비장애인의 걷기, 걷기투쟁이 많지만 이진섭, 이균도 부자에게 길은 그들과 같지 않다. 이 책은 길의 의미가 사람마다 얼마나 다른지를 생각하게한다.
- P128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몸들이다. 같은 성별이라도, 장애인‘
으로 분류되어도, 같은 몸은 없다. 몸의 다름이 정치의 근거가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오해하는 말, "사는 대로 생각하지말고 생각하는 대로 살자."는 최악의 구호다. 인간은 평생 자기생각에 다다르지 못한다. 생각은 몸의 배신자. 늘 타인의 시선과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희망 사항)만 앞서간다. 오히려, 사는 대로 생각해야 한다. 모든 망상, 이데올로기, 거대 관념이 무너질 것이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가 아니라 삶 자체를 사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사람‘은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 P138

"나는 평화를 기원하기보다 목숨 걸고 싸우는 약자의 정의가 승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연대의 기록이라는 의미에서, 나는 평화를 기원하지 않는다. (18쪽) 평화는 투쟁이라는 저자의 시각이반가웠다. 오인한 제목은 "평화를 믿지 않는다" 였다. 나는 평화를 믿지 않을 뿐 아니라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도 믿지 않는다.
평화?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평화는 인간의 심장이 꺼질 때에야 찾아온다.
- P139

상처는 재해석될지언정 사라지지 않는다. "너는 아프니? 나는 안 아픈데. 마음을 비우면 되거든." 시장에 넘치는 힐링서 중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문제를 피해자의 마음 탓으로 돌리는 책들이 많다. 어디를 비우라고? 마음은 몸인데 비우면 죽지 않을까? (남에게 비우라고 말하기 전에 ‘멘토‘들은 자기 마음, 아니 통장부터 비우기 바란다.) - P192

세월호로 타살된 이들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삶에 대한 고민 자체를 빼앗겼다. 이 사실이 가장 나쁘다. 존재 이전에 존재의 의미를 없앤 것이다. 유목과 무명의 인생을 고민하고 설레어하고 마침내 그렇게 살다가, 홀로 황량한 언덕에 서 있는 삶도 영광이다. 삶과 죽음의 가장 큰 차이는 가능성이다. 행이든불행이든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가능성. 인간은 행복이아니라 가능성을 추구하는 존재다. 그래서 너무 일찍 죽으면 안되는 것이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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