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에 절대 상륙하지 않았으면 하는 말은 ‘공원‘이다. 기념‘이라는 말 대신에 ‘기억‘이란 말이 자주 쓰였으면 좋겠다.
는 바람도 있다. 개발‘ 이라는 말까지 아예 등장시키지 말라고는 않겠다. 남북 철도와 도로를 잇는 작업은 필요하니 말이다. 대신에 ‘최소 개발 개념이 등장하면 좋겠다. ‘평화‘라는 말은 저절로 우러날개념일 것이다. 평화란 끝없이 노력해야만 지켜낼 수 있다는 진실을마주하는 공간, 한 지역의 평화에 세계의 평화가 달려 있다는 진실을 새기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 P181

비무장지대만큼은 한반도에서 찾아보기 힘든 ‘숨 쉬는 공간, 인간보다 다른 생명들이 우선하는 공간, 느린 공간, 기억하는 공간, 생각하는 공간, 성찰하는 공간, 상상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얼마나 더 크고 새로운 성장을 약속하는 공간이 될 것인가?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 P185

길바닥을 장식한 문양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발에 툭 걸리는 게 있다. ‘슈톨퍼슈타인 solpersion‘이다. 독일어 뜻 그대로 걸림돌‘이다. 가로세로 각각 10센티미터의 작은 황동 판에 글자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이름, 생년월일, 추방 연도 또는 사망 연도, 나치의 광기에 희생되었던 사람들이 살았던, 숨었던,
체포되었던, 죽임을 당했던 바로 그 장소를 기억하며 만들어놓은 장치다. 독일 쾰른에서 1992년 한 조각가가 만들기 시작한 슈톨퍼슈타인이 전 독일에 퍼지고 또 전 유럽에 퍼져서 이제는 7만여 개에이른다. 잊지 않겠다는 걸림돌‘이 하늘의 별처럼 유럽 도시들에 뿌려져 있는 것이다.
- P199

이상하게 여기는 시각은 아주 특별한 능력이다. 인지하고 식별하는 능력이고, 더 나아가 바꾸고 개선하는 역량이다. 일상을 너무도 당연해하는 것,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것, 그저 그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애쓰거나 갖은 꾀를 부리는 것으로는 절대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질문하면서 변화의 단서를 찾는다. 이상하게 볼 줄 아는 이방인의 시각을 잃지않고,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시민의 태도를 잃지 말자.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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