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은 이미 우리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었고, 극심한 고독감을 안겨주었다. 먼저, 집중 치료실에 입원해서창유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고독, 더 널리 퍼진 다른 고독도 있다. 마스크가 채워진 입, 의심의 시선,
집에 머물러야 하는 고독이다. 전염의 시대에 우리는 모두 자유이지만 가택 연금 상태이다. - P32

그 누구도 고립되기를 원치 않는다. 세상과의 단절이일시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그저 참아내기에는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우리는 절실하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사이에 있고 싶다. 소중한 사람들과 2미터 이상의 사회적 거리를 두고 싶지 않다. 그것은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욕구이다.
- P33

우리들 중 작년 여름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가 어떤 결과를 발생시켰는지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있을까?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일어난 산불로 동물들이 대량 멸종됐는데 그 여파가 어떻게 나타날지 누가예측할 수 있을까? 아직 이름조차 짓지 못한 미생물들은곧 새로운 터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 인간보다더 나은 번식지가 어디 있을까? 우리는 수효가 많은 데다더욱더 증가할 것이고, 사방팔방 움직이며 수많은 관계를맺는, 미생물 입장에서는 최적의 숙주 아닌가?
- P54

우리는 코로나19가 개별적인 사건이고, 역경이나 재앙이며, 다 ‘그들 잘못이라고 소리칠 수 있다. 그러는 건자유다. 그렇지만 반대로 이 사태에서 의미를 찾고자 노력할 수 있다. 정상적인 일상이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았던
‘생각의 시간‘으로 이 시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 어떻게 되돌아가고 싶은지 등을 생각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 P76

Marguerite Duras*의 문장이 있다. ‘평화는 이미 어렴풋이 보인다. 거대한 어둠이 내리는 것 같다. 망각의 시작이다.‘ 전쟁이 끝나면 모두 끔찍했던 기억을 서둘러 잊으려 한다. 질병도 마찬가지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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