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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그 속에 깃든 의미
김현준 지음 / 효림 / 1993년 9월
평점 :
가끔 사찰 같은 곳을 가다보면 심심찮게 답사팀들을 만난다.
유홍준씨의 문화유산 답사기 이후 나타난 풍경이다.
그런데 답사팀의 종류도 거기서 거기같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참 많이 다르다.
예전에 지인들 몇을 데리고 내가 불국사 답사 안내를 한 적이 있었는데 우연찮게 다른 답사팀과 마주쳤다.
뭐 별로 넓지도 않은 공간에서 계속 마주치니 어쩔수 없이 그 쪽 안내자의 얘기도 간간히 듣게 된다.
근데 참 다르다.
내가 답사 안내를 할 경우 중점을 두는 것은 이런 문화가 형성된 정치 역사 사회적 배경이나 이곳과 관련된 사람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나 어른들을 데리고 가나 마찬가지.
근데 그 분의 경우 불교 경전과 교리를 중심으로 하여 불국사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니 같은 듯 하면서도 너무나도 다른 내용의 답사안내가 펼쳐진다.
그런데 그것도 꽤 쏠쏠한 재미가 느껴졌다.
무엇을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얘기의 전개가 저렇게 달라지는구나 하는.....
물론 어느게 맞느냐는 순전히 개인의 취향일뿐 시비의 대상이 아니다.
바램이 있다면 순전히 미술을 전공한 사람의 답사를 한 번 따라가봤으면 하는건데 이건 아직 기회가 없었다.
사찰 문화재를 어떤 면부터 어떻게 볼건가 하는 것도 풀어나가는 사람에 따라 다를것이다.
이 책을 분류하자면 불교의 교리와 정신을 중심으로 사찰의 문화재들을 짚어나가는 쪽이다.
왜 거기에 사찰이 있는가?
사찰의 입구 일주문에서부터 각종 부속물들 그리고 건물들과 그 건물의 주인들에 얽힌 이야기까지 그것이 왜 그 자리에 있으며 불교 교리상의 위치는 어떠하며 절을 찾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곳을 들어서야 하는지를 얘기하고 있다.
종교와는 좀 거리가 먼 나같은 경우 장황하게 펼쳐지는 교리의 얘기가 살짝 지겨워지는 감도 있다.
하지만 불교라는 종교, 그리고 그곳에 속해있는 상징물들이라는게 우리 역사에서 수많은 민중들이 믿고 희망하는바들을 반영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각종 불교의 설화와 역사를 훓어나가는 것은 꽤 재밌는 이야깃거리였다.
또한 각종 사찰속 상징물들의 변천사나 지역별 특징 역시 놓치지 않아 불교도나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우리 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면을 같이 가지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