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만끽하고 있다.
아침이면 옆지기는 이순신 출근을 한다.
"나의 출근을 누구에게도 알리지마라...." ^^;;
느지막이 일어나면 두녀석은 먼저 일어나 집을 어지럽히며 놀고 있고...
일단 늦은 아침밥을 해먹이고(그전에 두녀석은 알아서 간식을 챙겨먹고 배고픔을 해결한다.)
그러고나면 어질러진 집을 청소하고...
요즘은 용돈 200원땜에 두 녀석이 너무나도 청소에 협조적이다. ^^

그러고는 옆지기 퇴근할때까지 아이들과 간식 먹어가며 뒹굴거린다.
같이 책도 비디오도 보고, 책도 읽어주고, 온갖 원하는 방법으로 놀아도 주고
가끔은 컴퓨터 인형놀이 게임도 허용해주고....
옆지기 퇴근하면 저녁해서 먹고 아이들 목욕시키고 9시만 되면 아이들 재운다.
그러고 나면 자기 전까지 오로지 나의 자유시간!!
별로 하는 일이 없으니 밤시간은 무지 길다.
보통 새벽 3시까지 하는 일이라고는 커피마셔가며 서재에서 놀고 책보고.....
천국이다.

오늘은 일요일인데 옆지기가 결혼식갔다가 술마시고 늦게 오는 바람에 다른 평일과 똑같았다.
덕분에 일요일을 혼자서 즐긴 죄를 물어 지금 소소한 심부름을 시키면서 (귤 갖다줘, 커피 타줘 등등)
룰루랄라 이러고 있다.
그래도 내일은 날이 좀 풀리면 집안에서만 있기는 그러니 아이들 데리고 집앞 공원에라도 나가봐야지...

내 직업이 제일 좋은게 바로 이거다.
방학때는 아이들과 온전히 같이 있어줄 수 있다는 것.
그것도 고등학교의 경우는 전혀 아니올시다지만....
물론 이것땜에 교사라는 집단 전체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항상 내가 궁금한 것은 무엇이 진짜 올바른가 하는 것이다.
내가 누리지 못하기에 남이 누리는 것도 억울해 억울해 하면서 빼앗아야 하는건지
아니면 이런 여유의 시간을 인간다움의 시간을 같이 누리기 위해 같이 싸워야 하는건지....

내가 원하는건 후자인데 사람들은 항상 전자밖에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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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08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들도 학생 때는 방학을 누렸는데 그것도 많이 잊는 것 같아요. ^^

2007-01-08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1-0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학생때하고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그때는 누구나가 평등하게 누리잖아요. 근데 사회인이 되고나면 대한민국에서 교사 이외에 이렇게 휴가를 길게 가질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러니 맘이 상하는것도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다만 그것이 모두가 인간적인 여유를 같이 가져보자는 즉 같이 살자는 쪽이 아니라 나 못살겠으니까 너도 죽어봐라 하는 억하심정으로 표현되는게 안타까울 뿐이죠. 교사에게 방학은 단순히 논다기보다는 재충전의 시간입니다. 다음학기 수업을 준비하고 하는... 문제는 이런 재충전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라는거죠. 근데 그걸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니....
속삭인님/저도 그냥 푸념일뿐입니다. 연수받으신다고 고생하시겠어요. 저는 연수가 워낙 체질에 안맞아서....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 대비 결과물이 영 시원찮더라구요. ^^

전호인 2007-01-08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해 보이시네요.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지요, 남 의식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역지사지인 것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우선은 자기와 다르니까 비판부터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보니까 듣지 않아도 될 말을 듣는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07-01-0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위로의 말씀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역지사지 좋은 말이지요. 저도 새겨들으야 할 말 같아요. 감사합니다. ^^

클리오 2007-01-0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바람돌이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지향해야 할 방향이 노동의 안정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실제 마음은 그러기 힘들더라도 주장이라도 세칭 '철밥통'을 지지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근데,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기 쉽지 않더라구요. 아! 모든 부분에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기란, 얼마나 힘든지요.. 또 하나 덧붙이자면, 흔히 교사에 대해 안짤리고/방학있고/ 정시퇴근하는 걸로 좋다고 말하면서(혹은 비아냥 거리면서) 월급 적어도 감수하라고 말하는데, 정작 자신들이 교사 코스를 밟으려하면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도 참 아니러니하죠. 또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다보니 실제로 그렇게 정시퇴근, 방학의 여유가 있는 교사가 그리 많지도 않더라구요... 그렇다고 뭐 그런 이야길 일일이 하기도 참 짜잔한게 교사의 일의 특성인지라... 가끔 친구들과 만나면 맘 상할 때가 많아요.. --;

바람돌이 2007-01-08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세상에서 자기만 힘들다고.... 너는 좋겠다고 하는 사람과는 말하기가 싫어요. 속으로 니가 와서 한 번 해봐라 싶지만 뭐 하나 마나 하는 말이니 삭이고 말죠. 세상에 쉬운 일은 없잖아요. 정직하면서 쉽게 돈 벌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어떤 직업이든 자신이 그속에 들어가보지 않으면 알수 없는 어려움들이 산적해있을텐데.... 이 얘기는 길게 하면 우울해지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