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1. 아이들과 <군도 : 민란의 시대>를 개봉일에 보다. 하정우의 팬은 아니나, 묘하게 하정우가 나오는 영화들을 보게 된다. 물론 이번 경우는 이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늘 그렇지만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 어느 분의 평처럼, 장고가 떠오르는 음악 덕분에. 너무나 아름다웠던 강동원 때문에 대략 난감해 하면서.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아이들에게 어땠느냐고 물으니 우문현답을 한다. "영화는 평하려고 보는 것이 아니예요." 또 한 번 센 펀치를 때려주시는 울 파랑이 덕에 새삼스러이 피식 웃는다. 이런 재미로 아이들과 영화를 보는 게지.

뭐 가끔은 이렇게 전혀 예상과는 엇나가주는 영화도 괜찮긴 하다. 어찌되었든 걸출한 조연들을 보면서 어떤 영화적 재미를 줄 것인지 지나친 기대를 했기에 만족스러운 연기들이지만, 어쩐지 엉성한 무언가와 잔뜩 고조된 기대감이 엉뚱한 데서 피식 바람이 빠진듯한 느낌이 아쉽긴 했지만 말이다. 영화를 관람하기전에는 강동원의 비중이 그렇게 크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군무에 가까운 액션신. 그림같은 그 모습을 포기하긴 쉽지 않았겠으나 과했다. 설상가상 조윤의 성장배경 등이 오히려 공감이 가 버리는 상황이라니. 조금 더 철저한 악역이었으면. 조금 더 공분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마음이 묘하진 않았으리라. 영화의 누구보다 아름다운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난감함에 빠졌으니. 하정우의 동생역을 한 한예리. 그녀를 동창생에서 처음 보았다. 코리아를 보지 않았으니 그녀가 상까지 받았다는 것도 몰랐다. 단지 북한사투리를 참으로 잘 쓰는구나. 의외로 연기를 잘하네. 하면서 그나마 돈이 아까웠던 기분을 상쇄했더랬다. 스파이에서도 비슷한 역할이어서 이 친구는 왜 이런 역할만 하는 거지? 했었더랬다. 하물며 연기는 너무 좋고.뭐 어쨌든 이번에도 잠깐이었지만 임팩트 있었다. 이름이 올라있지 않아서 포털을 뒤져서 그 배우가 맞는지 확인했으니 배우로서는 성공한 것 아닌가.군도의 일원으로 분한 윤지혜의 연기는 좋았으나 임팩트가 있기는 어려웠고.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연기들. 나쁘지 않은...그런데 뭔가 모자란 느낌. 정작 우리가 기대한 것은 이게 아니었는데 싶은 그런 기분 말이다. 다행히 요사이 영화들에서 보여지던 지나친 피의 난무가 그나마 줄어서 보기가 편안했다. 한공주가 갑자기 스친 것은 "주객전도" 의 그 느낌 때문이기도 했다. 보기 전에도, 보면서도, 보고 난 후에도 조심스럽기만 한 글쓰기. " 내가 어른임이 부끄러운 기분". 어른이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 속수무책인 기분. 사실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이 더욱 끔찍했고. 영리하게도 폭행장면이 얼마 나오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인 기분.

그러나, 그 속에 참으로 많은 것들이 새로이 사귄 친구들이 발견한 문제의 동영상으로 인해 모든 것이 설명되는. 인간이 어쩌면 참으로 잔인할 수 있다는 깨달음 말이다. 법에 의하면 철저히 보호되어져야 할 피해자가 적절하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그 현실이.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특히 미성년자를 위한 쉼터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혼자서 산부인과를 가는 장면들과 머물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장면들이 영화를 위한 장치라도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늘 느끼지만 우리 사회는 약한 자에게 절대로 너그럽지 않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영화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영화적 장치로서의 "보호자"의 어른의 사랑도 대비됨으로 해서 빛이 났다. 연기들도 좋고 말이다)

마음을 울린다는 것. 공감이라는 것.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절대 묶이지 않는 두 영화를 같이 이야기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영화적 미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아름다웠다.

 

첨언. 2012년에 처음으로 안 사실. 성폭력 등 모든 재판에 대한 내용은 등기를 통해서 도착하는데 피해자가 다른 곳에서 머물렀더니 주소지인 고향집으로 재판에 대한 모든 내용이 담긴 등기가 도착하여 나중엔 고향에도 돌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당연히 가족들은 모르고 있었고, 모르고 지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고 한다.) 필요한 것이긴 하나 법원에서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행정을 한다면 가폭이나 특히 성폭피해자 들이 법적투쟁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행정은 행정일 뿐임을 절절히 느껴봤기에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밤하늘 쳐다보다가 불현듯 한숨 나오고 누군가에게 전화라도 해서 떼라도 잔뜩 부리고 싶은 날. 그런 날들 속에서 알라딘이란 곳을 알았습니다. 낯선 곳에서 쭈뼛거리다가 댓글 하나에 울고 웃다가 그렇게 그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남자가 분명할거라 생각했습니다. 추리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는 여성이 있으리란 생각을 그땐 못했거든요.  

분명, 그녀를 만나기 전과 그녀를 만난 이후는 다르답니다. 그녀를 만나고서 추리소설을 만났습니다. 그녀가 사랑하고 그녀가 경배해 마지않던 그 순수지에 한 발 디디면서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손수다를 떨고 싶어서 그녀가 좋다고 말하는 책들을 읽었습니다.가끔은 너무나 새책같은 책들을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물만두님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알라딘을 클릭하기도 했습니다. 

알라딘에 소원했던 기간동안도 그녀의 서재는 들렀고, 늘 궁금해했습니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그 추억들 속에 소소하고 잔잔하고 또 기억에 남는 그런 날들 속에 헌데 그녀가 이젠 없습니다. 언제였는지 모님이 펑펑 울었다면서 글을 남겼었지요. 당신이 만나주질 않는다면서...아니 만날 수가 없다고 했었던가요? 이젠 기억도 가물거리는 그 날들의 기억 속에서 정작 저는 덤덤했답니다. 지나간 다음 이제는 없는 어느날. 쓸쓸한 빌린 블로그 한귀퉁이를 붙잡고 엉엉엉 통곡을 하면서 울었습니다. 마음 속의 그 부채들. 알아왔던 그 시간들과 함께 아....이젠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이 아쉬워서 울었습니다.  

씩씩하고 활기차고 늘 긍정적인 글들을 올려서 늘상 웃음을 주던 그 날들이 당신을 알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만든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져서 더욱 그러했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쓰는 이 글들은 미완성이며, 당신에게 마음으로 다짐한 것은 아직 끝을 못냈습니다. 아직 남은 십일일 동안 반드시 마칠께요. 당신 말대로 핑계대지 않고, 징징대지 않고 웃으면서 말이죠. 

그곳, 즐거운가요?  가끔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caru 2011-12-02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백배공감합니다~ 불현듯 그립네요~

반딧불,, 2011-12-27 00:17   좋아요 0 | URL
.....음..저짝이 빈집이라..
글이 안써진답니다.
영 안써지네요. 밀린 글들 천지라는..
님도 그리워요^^

전호인 2011-12-0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반딧불,, 2011-12-27 00:16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들르렷네요?? 저야말로 요사이 뜸해서 죄송해요.
가끔 들르는데...댓글이 영...ㅠㅠ;
연말 잘 보내고 계시죠?

2011-12-02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11-12-27 00:15   좋아요 0 | URL
녜..누구나 그렇지요.
저도 빚이 많습니다.

2011-12-05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7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8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11-12-27 00:14   좋아요 0 | URL
님, 댓글을 달았다 생각했답니다.
요사이 글이 좀 그래요. 글도 잘 안써지고 마음에도 안들고요.
건강하신지?
늘씬한 아가들도 많이 컸겠네요.
음...만두님 덕에 그때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혹여라도 날카로운데가 있나 싶으면 조용히 지우고, 숨기고. 

혹여라도 나의 날카로움이 타인을 찌를까 조심하고. 

말은 쏟아내면 담을 수 없지만 그나마 글은 지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안도한다. 

완벽하지도 않고 

완벽할 수도 없고 

그러나, 가끔 날이 무딘 칼날로 등도 찔린다. 

소심할 적엔 세상의 모든 글이 나의 이야기인 듯 느껴진다. 

소심할 적엔 이상하게도 서운한 것이 많다. 

왜그런건지... 

소심할 적엔 타인은 보이지 않는다. 나만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