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오늘 야근을 할 태세였다. 지난주 이틀을 연차로 내리 쉰 것도 그렇지만 사무실이 덥다고 들어가지 않아서 서류가 잔뜩 밀려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는 노랑양과 밥 먹고, 사진 편집이 잘 안되어서 붙잡고 있다가 어찌어찌 지나가고 오늘은 프린터가 자꾸만 오프라인 이라서 해서 하다하다 출력이 안되어서 모르겠다. 하고 접고 오는 길에 간만에 영화를 보기로 했다. 지난 달에 미션임파서블을 보고 처음이었으니 제법 되었다. 그나마 취미생활인데 말이다. 입추가 지난 다음 희안하게도 서늘해진 날씨에 센터 온도계는 딱 5도만큼 내려갔다. 출근 때마다 온도계를 확인하며 한숨을 쉬던 일도 많이 줄어들었다. 36도까지 올라갔던 온도계는 30도를 넘어가는 일이 가물에 콩나듯이 한다. 

베테랑은 잘 빠진 기특한 엄친아 마냥 시선을 붙잡고 놓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평이 좋아서 그런가부다 배우들이 괜찮네 하면서 봤는데. 와우~. 잘 뽑았다.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고 참 근사하게도 코믹하면서도 제대로 된 액션물을 만들어냈다. 첫장면부터 시선을 사로잡더니 마지막까지 눈을 못 떼게 했다. 일단 재미있었다. 뭐 공공의 적과 비슷하거니 하면서 기대 안했는데, 배우들 연기가 차졌다. 이런 황정민이라니!! 이런 유해진이라니!! 이런 유아인이라니!! 덤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장윤주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랐다. 오히려 연기가 본업인 이보다 낫더라. 거기에 지난번 어딘가에서 참 특이한 보이스라고 기억했었던 엄태구(? )-아하, 차이나타운에서 인상적이었다-조연도 참 적절한 사람이 연기를 하니 좋구나를 다시 느꼈다. 적재적소에서 참 좋았다. 정웅인이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확실한 인상을 남겨주고. 문제의 도급업체 사장 역의 배우-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는데 나중에 수정할께요.죄송- 거기에 깨알처럼 카메오로 등장해주는 안길강, 마동석. ㅎㅎㅎ 어쨌든 연기 잘하는 사람은 애정한다. 좋아좋아~

 

몇 달간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작품들에 실망을 한지라 더욱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미션임파서블이야 이름값은 하니까 뭐.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를 짜증내면서. 쥬라기월드와 샌안드레아스는 뭐 딱 그만큼한 재미로. 버드맨은 내가 모자란거야. 절감을 하면서. 순수의 시대와 간신은 한숨을 푹푹 쉬어가면서. 이하늘의 엉덩이가 인상에 남았던 순수의시대와 그 순수의 시대의 업그레이드판이라고 해야 할 간신은 지나친 난잡함과 야함으로 심란하게 봤고. 주지훈의 안정된 연기에 새삼 감탄하고. 주연 여우들의 지나친 성적인 모습과 여하튼 상상한 것과는 너무나 다른 극에 놀랐고. 여성에 대한 비하. 여하튼 지나친 노출과 잔인함으로 참 아쉬었던 영화 중의 하나였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두 번을 보게 된 영화였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영화 내내 창이 참 좋았고. 설중매역의 배우가 노출신보다 오히려 마지막의 사당패(?) 연기가 더 좋아서 더 아쉬웠던 그런 영화였다. 꾸미지 않은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고나 할까..

6월엔 실제론 남성의 영화이면서 여성이라는 모습을 전면에 내세운 두 편의 영화를 보면서 화가 났었다. 차이나타운의 김혜수는 나무랄데 없는 연기였으나 실제로 그 역할은 늘 그렇듯 한국형 조폭영화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만을 바꾼 느낌이어서 많이 아쉬웠고 화가 났었다. 지나친 피의 난무에도 당황했고 말이다. 여하튼 시작은 괜찮았으나 중반부터 급작스럽고 작위적인 모습에 빤히 보이는 스토리와 잔인함에 기대와 많이 다른 모습 때문에 당황했다. 그래도 <호구의 사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도 경험미숙으로 인터뷰를 잘못해서 안티가 잔뜩 생겼다는 호경이 참 짠했다. 호구의 사랑을 본 사람이라면 그 인터뷰가 과하다는 생각이 안들었을텐데 싶기도 했고.

호구의 사랑은 주연을 맡은 네 젊은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말이 필요없는 최우식, 임슬옹의 연기에 살을 빼서 내 눈에는 더 안예뻐진 유이와 전혀 신인답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 이수경. 조연들의 연기도 참 좋았었다. 호구의 부모님들. 주변인들. 김혜수와 김고은도 궁금했지만 이수경이 궁금해서 갔는데 호구의 사랑과는 비교가 안되는 짧은 분량에 많이 당황하기도 했고...

여하튼 남성의 역할에 단지 여성만을 끼워넣은 듯한 영화가 참으로 불편했다. 그런 불편함은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에서는 더했는데 그 기괴한 복장과 모성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뭔가 계속 불편했던 그 인물들. 특히 에어리언이 연상되던 샤를리즈테론의 연기에 놀랐을 뿐. 어디에도 진정한 여성은 없었다. 악의 연대기는 끝까지간다를 본 사람이라면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진행에 좀 많이 아쉬웠고. 물론 손현주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지만 말이다.

그냥 간만에 한국영화 재미있게 봤다. 여세를 몰아서 암살과 협녀-칼의기억,미쓰와이프 까지 함 봐볼까나?? 이런때 필요한 1day 프리패스카드는 어디로 간 걸까나?? 끙. 너무 잘 놔둔 듯.

흐음. 일해야지 하고 켰는데 이건 뭔가 싶구나. 에구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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