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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서 ㅣ 지원이와 병관이 1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3월
평점 :
어제 파랑이는 노랑이를 무척이나 기다렸다. 노랑이가 없으니 너무 심심했단다.
이런 말들을 듣고 있으면 사람이 가장 좋은 장난감 이란 말이 실감난다.
노랑이가 아파서 원에 가지 않고 할머니 댁에 갔으니 아빠가 데려올 때까지 온전히 엄마는 제 차지인데도
그리운가보다. 그게 형제라는 것이겠지 하며 슬며시 미소 짓는다.
그럼에도 둘이서 있을 적에는 사사건건이 싸우곤 한다. 가끔은 어쩜 저렇게 다툴까 싶다가도 어쩔 수 없는
남매의 다른 점이며 서로 의견 조율을 하는 것이려니 하면서 모른 척 하는 적이 많다.
큰 소리가 나고 가끔 오빠가 때렸다면서 달려오는 노랑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자제가 안되어서 파랑이를
야단칠 적도 있지만 말이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아이들만의 정서를 "둘 만의 정서" 를 보고 놀라곤 한다.
어른들은 모르는 특이한 소통로를 확보한 두 아이들. 그래, 너희는 [남매] 란다.
-- 여기에 또 다른 남매가 있단다. 여기는 의젓한 누나와 장난꾸러기 남동생이다.
지하철을 타고서 할머니 댁에 가는 길이라고 해. 그런데 병관이는 어쩌면 저렇게 장난꾸러기 일까.
혼자서 누나 말은 안듣고 마구마구 앞서간다. 어쩌지?? 엄마는 손 꼭 잡고 오라고 했는데 말야.
누나의 그렁그렁한 눈물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다.
언젠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 동생을 잃어버리면 어쩌지?" 하는 질문에 서슴없이 말하던
파랑이의 "오빠가 찾으러 갈께, 알았지?" 하는 소리에 신뢰의 눈빛으로 대답하던 노랑이의 모습이
선하게 떠올랐다.
내용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공감가기 쉬운 내용이다.
큰아이는 큰 아이대로, 작은아이는 작은아이대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 뿐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연스레 배울 수 있고, 공감을 한다.
쉬운 만화체 그림은 요사이 출판 경향과 어우러져서 쉽게 다가온다.
일견 단순하고 과장된 그림이 아이들의 눈에도 엄마 눈에도 확 들어와서 즐겁다.
또한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자연스레 그린 것들은 칭찬하고 싶다.
다만 다소 지나치게 과장한 그림을 싫어하는 독자들에게는 버거울 듯 하다.
** 아영엄마님이 물고기 그림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린이는 무슨 생각으로 물고기를 흔적으로 남겨둔 것일까?? 작가의 유머러스한 면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