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년기 기억 중 하나는 부활절 때 어머니가 나를 양 위에 태우고 '스스로 재물이 된 어린양'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일요일마다 감자를 곁들여 양고기를 먹었다. -16쪽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16번, 카르파티아 산맥의 부줄 족이었다. 이들은 잘라서 버린 머리카락을 쥐가 가져다 둥지로 만들면 머리카락의 주인에게 두통이 생긴다고 믿는다. 그 둥지가 크면 클수록 그 사람은 미칠 확률이 높아진다.-17쪽
맥시 볼은 큰 가게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 집 옷은 쌌지만 오래 가지 않는 데다 산업용 접착제 냄새가 났다. 자포자기한 사람들, 조심성 없는 사람들, 아주 가난한 사람들이 토요일 아침마다 그 가게에 모여들어 서로 다투듯 물건을 집어 들고 가격을 깎느라 실랑이를 벌였다. -19쪽
두 사람은 함께 만화방을 했고, 수요일에 내가 만화책을 빌리러 가면 바나나 아이스크림을 주기도 했다. 나는 두 사람을 무척 좋아해 어머니에게도 그들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하루는 그 두 아주머니가 내게 바닷가에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집으로 달려가서 그 얘기를 재잘거리며 새 부삽을 사려고 바삐 저금통을 비우는데 어머니가 단호하게, 여지없이 "안 돼."라고 말했다. 난 왜 안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고 어머니도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갈 수 없다고 말하러 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22쪽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는데, 내가 특히 좋아했던 것은 '할렐루야 거인'이었다. 키가 2미터가 넘어 괴물로 불렸던 남자가 독실한 신자들의 기도 덕분에 1미터 90센티미터로 줄었다는 내용이었다.-23쪽
"여자 애들은 뭐든 미리 준비해야 하는 법이야."-37쪽
한편 내 공부는 계속됐다. 원예학, 민달팽이로 인한 정원의 해충 문제, 그리고 어머니가 갖고 있는 씨앗 목록에 대해 배웠고, 역사가 계시록에 나오는 에언대로 흐른다는 것과 어머니가 주마다 받아 보는 <명백한 진리>라는 잡지의 내용을 이해해 갔다.-39쪽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우체국으로 갔다. 그리고 펜을 들고 어린이 부양자 지원금 신청 용지 뒷면에다 이렇게 썼다.
주스버리 양, 저 하나도 안 들려요. -50쪽
"한쪽을 이해하고 싶다면, 양쪽 모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거야."-62쪽
베티 아줌마가 나아지자 우리는 모두 해변으로 간증하러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습니다. 나는 탬버린을 쳤고 엘시 노리스는 자신의 아코디언을 켰습니다. 그런데 한 남자 아이가 우리를 향해 모래를 던졌고, 그때부터 아코디언에서 높은 바 음이 나오지 않게 됐습니다. 우리는 가을에 잡동사니 바자 세일을 열어 수익금을 아코디언 수선 비용에 쓸 것입니다.-71쪽
그날 이후로,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피했다. 내가 옳다는 확신이 없었더라면 나는 몹시 슬펐을 것이다.-80쪽
"단지 선생님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에요."-81쪽
"이 과일 케이크는 말이다." 엘시가 중간 중간 케이크 조각을 삼키며 흔들었다. "먹을 만한 것이 되기 위해서 자신을 먹어 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84쪽
나는 당장 일에 착수했다. 그동안 어머니와 이다 그리고 메이는 경마 승자를 맞추는 용지를 작성하고 홀릭스를 마셨다. 난 일이 싫지 않았다. 잔에 침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더욱이 일하는 동안 생선 가게와 멜라니를 생각할 수 있었다.-143쪽
어머니는 예전에 고집이 센 아가씨였고, 파리에서 가르치는 일을 했다. 당시로서는 아주 과감한 일이었다. 어머니는 셍 제르망 거리에 살며 크루아상을 즐겼고 청결하게 살았다. 그때는 주님과 함께하지 않았지만 수준 높은 삶이었다. 그러던 어느 화창한 날, 어머니는 강을 향해 걷다가 경고도 없이 피에르를 만났다. 아니, 차라리 피에르가 자전거에서 뛰어내려 양파를 건네면서 어머니를 그가 본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불렀다고 해야겠다. "당연히 나는 우쭐해졌다."-151쪽
"가서 커피 좀 마시자.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는 거야."-178쪽
'만약 그들이 내 악마를 손에 넣고자 한다면 나부터 손에 넣어야 할걸.'-183쪽
멜라니는 평온했다. 소로 변해 버린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평온했다. 난 너무도 화가 나서 멜라니와 대화해 보려 했지만 그녀는 다른 곳에 머리를 두고 온 것 같았다. 그녀는 나에게 별일 없냐고 물을 뿐이었다. "무슨 일?" 멜라니가 얼굴을 붉혔다.-209쪽
"이제 내가 너에게 경고를 하겠노라." 발로 땅을 구르며 여왕이 외쳤다. "너와 너의 머리 둘 중에 하나는 제거되어야 한다."-213쪽
어머니는 하얀 장미에 빨간 칠을 하고 이제 장미가 빨갛게 자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었다. 어머니가 말했다. "네가 나가야겠다. 난 내 집안에 마귀를 들일 수 없어."-228쪽
사실 나는 죽도록 두려웠다. 일이 벌어질 때마다 날 돌봐 주었던 선생님과 살까 했다. 지금껏 나는 토요일마다 아이스크림 차를 운전했다. 이제는 일요일에도 일할 것이고, 최대한 그 선생님에게 많은 돈을 드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곳은 음산했지만, 여기보다 음산하지는 않다. 나는 강아지를 데려가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냥 책과 찻장에 있는 악기들, 그리고 그 위에 성경책을 얹어 가져왔다. 유일한 걱정거리는 과일 가게에서 일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스페인 오렌지, 과즙이 풍부한 이스라엘 오렌지, 무르익은 세빌리아 오렌지. "과일 가게 일은 하지 말자." 나는 스스로를 달랬다. "먼저 정육점 일을 할 거야."-229쪽
그녀는 배에 오르고 다른 쪽으로 항해할 것이다. 돛이 움직이고 태양이 떠오른다. 이제 그녀의 주위에는 물 외에 아무것도 없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녀는 되돌아갈 수 없다.-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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