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퍼옵니다.

(http://www.pssp.org/bbs/view.php?board=paper&id=9212&page=1)

생각해볼 만한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제안입니다. 한번씩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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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인데

제목은 제가 편의상 붙여 보았습니다.

그 전에 오고간 대화가 궁금하신 분은

최원님 홈페이지(myhome.shinbiro.com/~spinoc)를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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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 질문이 두 부분인데, 첫 번째 부분은 동북아 사회운동 포럼이 어떤 질적으로 구별되는 투쟁을 가능하게 만드는가였지요? 그러면서 동시에 "'한-미-일 이 동맹구조에 대한 과학적 비판'을 하고, 함께 성명서를 쓰고, 함께 데모를 하고, 함께 여론플레이를 하고... 이런 식으로 기계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닐 것 같은데..."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기계적" 접근을 넘어서는 투쟁은 무엇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지요. 그런데, 사실 이 질문은 답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Q님도 지적하셨듯이, 우리에겐 기계적 접근 조차 거의 존재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것을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라고 물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저는 Q님께서 말씀하신 "기계적 접근"이 과연 그렇게 "기계적"이기만 한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왜냐하면, 제 생각에는 말씀하신 것도 관점에 따라서는 상당히 많은 것이고, 전혀 "기계적"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여기 Q님께서 열거하신 것들을 보면 이것이 결국 어떤 '인식'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적 비판', 그 비판의 표명으로서의 '성명서', 또 그에 따른 정치적 행동으로서의 '데모', 또 더 나아가서 더 많은 사람들의 더 많은 인식을 도모하는 '여론전'. 이것이 과연 그 자체로 "기계적"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왜냐하면 이것은 또한 그 진행여하에 따라서는 또 다른 인식 내지 인식의 '지평'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투쟁들이기 때문입니다. Q님께서 "기계적"이라는 말을 할때, 제가 느끼기에 그 말은 기존의 인식들이 단순하게 반복되면서 답보되고 있는 상황을 지시하는 것으로 읽혀집니다. 물론 그러한 Q님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생각에 이러한 시도들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은 거의 동일한 싸움들을 진행함에 있어서조차 우리가 그것들을 또 다른 관점과 전망 속에 기입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 또 다른 투쟁의 언어 및 상징을 발견하는 투쟁들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투쟁의 언어나 상징은 단순히 어떤 명민한 개인 내지 개인들의 머리 속에서 뚝딱뚝딱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다른 인식들도 그렇겠지만 특히 '정치적' 인식의 진전이라는 것은 단순히 대상에 대한 관조적인 성찰 내지 반성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집단적인 교통 및 논쟁의 방식을 새롭게 조직하는 것을 통해서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즉 새로운 사고의 장(field)를 생산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이미 존재하던 요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될 수 있는 ...

당장 평택싸움만 놓고 생각해 봅시다. 얼마전에 오마이뉴스에 상당히 동의할만한 주장글(이태경, '대추리 프레임에 갇히다', 글 전문을 아래에 붙이겠습니다)이 실렸던데, 그 글의 주장은 현재의 논의가 반미-친북 대 숭미-반북의 대립으로 프레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대추리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쪽이 네티즌들에게 '진실'을 말한다 해도 그것은 네티즌들의 '숭미, 반북' 프레임을 거스르는 한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모조리 튕겨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의 살기등등한 폭력적인 반응들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고요. 이는 예전에 황우석 사태 때나 사실 매한가지 현상입니다. 황우석 사태 때도 초기에 mbc나 황우석 비판자들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고려의 대상도 되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었던 것을 기억하시죠? 물론 이 문제는 비교적 정답이 확실하고 검증 가능한 어떤 것이었기 때문에 젊은 과학자들의 이성적인 논쟁을 통해 사태를 역전시키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가능할 수 있었지만(사실 여기서 기존의 운동진영은 거의 한 일이 없지요. 여기서도 사실 진정 효과적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젊은 과학도'와의 모종의 '동일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반미/숭미 친북/반북 의 대립은 그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완고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히 현재의 논쟁을 보다 열심히, 보다 객관적인 자세로 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사실 한겨레나 경향신문을 욕하는데, 제가 보기에 한겨레나 경향신문이 우리의 맘에 완전히 흡족한 공정보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평택싸움 관련해서는 그래도 부족하나마 이런 저런 입바른 소리들을 하려고 상당히 애를 썼습니다. 동북아의 평화 문제와 관련지어 상당히 제대로 평택사태의 본질을 지적했던 사설도 그랬고, 또 사진화보집도 경찰폭력을 상당히 제대로 고발한 편이었고, 나중에는 조중동의 일방적 왜곡을 교정하려는 기사까지 내보냈었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한겨레 절독을 선언한 고대 총학이 약간 오버를 했다는 생각도 한 편으로 들었는데, 어쨌든 제가 지금 그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는 한겨레나 경향신문조차 그런 식의 '원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전혀 현재의 투쟁이 전진하질 못하고 있는가입니다. 이는 제가 보기에 정말 모종의 프레임에 우리의 사고가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반동적 태도를 보이는 네티즌들뿐만 아니라 운동진영 자체가 갇혀 있는 어떤 프레임이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서 그러한 '이성'이 작동할 수 있도록 '관점 그 자체'를 전환시키는 '재프레임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보기에는 동북아 사회포럼 내지 (전시될 수 있고 경험될 수 있는) 국제주의적인 운동의 조직화를 통해 가능할 것 같다는 것이고요. 즉 이것은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지평을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쟁이라는 것이지요.

한일의 반전, 평화세력, 게다가 북한과 중국과 미국의 반전, 평화세력이 동시적으로 이 싸움을 진행하고 더 나아가 평택에서(혹은 일본의 자마에서 혹은 또 다른 곳에서) 함께 대오를 형성, 연대 투쟁을 행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반미/친북에 대한 찬성/반대/비판적 지지'라는 스펙트럼으로 모든 논쟁을 환원할 수 없게 만들거나 혹은 적어도 그러한 스펙트럼 그 자체를 매우 곤란한 해석적 프레임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운동진영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정부 쪽에서 봤을 때도 그런데, 더 이상 그러한 동북아 평화를 위한 국제적인 연대 투쟁을 단순히 '반미/친북'이라는 잣대로 재단하여 대중들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이데올로기적인 전투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운동진영 내부에서의 전투, 즉 운동진영 내의 '민족주의 경향'과의 쟁점 또한 끝나지 않는 '설전'을 통해서가 아니라, 물질적이고 아주 실천적인 방식으로 극복되거나 '부차화'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는 마치 정신질환에서 벗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우리는 환상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그것의 지배를 부차화시킬 수는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지요). 혹시 어떤 분은 그 논쟁은 이미 우리가 벗어난 것이 아닌가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건 '설전'에서 우리가 스스로 승리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 뿐 실천적으로 우리가 그것을 극복했다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당장 우리의 투쟁들이 지속적으로 반미, 친북 구도에 갇히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이를 깨고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연대를 생성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더 나아가서 '안전' 혹은 차라리 그것의 국가주의적 왜곡으로서의 '안보'를 질문의 성역지대로 만들어 지배계급이 진보세력 내지 좌파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역으로 그 성역을 직접적으로 공략해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것도 바로 동북아 평화를 위한 국제적인 연대를 생성시킴으로써만 가능해질 것입니다. 문제는 대중들에게 이러한 대안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없는 상황에서 대중들을 비난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능력을 고백하는 것과 다름 없지요. 경계지대 내에 평화를 위한 새로운 (대항)제도들의 생성을 위한 고민들을 실제로 구체화시킬 수 있는 운동, 혹은 적어도 한미일 전쟁동맹에 대해, 한미일중의 평화동맹이 맞서는 상황으로 움직여 나가는 운동만이 과거의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민족적 감정 및 냉전시대의 잔재들을 활용함으로써 전쟁체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이데올로기에 파열구를 낼 수 있게 됩니다.


두번째 질문은 국제주의 실천의 성공사례가 있는가...이를 위한 참조할만한 자료가 있는가...이것이었는데,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러한 사례는 드물지요. 이는 이론적으로도 이유가 없지 않은데 마르크스의 노동자 국제주의는 사실 민족국가에 대한 분석을 행하지 못하고, 그 외부에 자리잡으려고 했던 관점이었고 따라서 한계가 많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구사회주의가 일국 사회주의로 전화되는 등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발리바르가 말하듯, 노동자 국제주의는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어떤 눈부신 성공의 사례가 있긴 합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그것은 다름 아닌 '전쟁'과 '제국주의의 야만'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관련된 것이었지요. 바로 레닌(과 짐머발트 좌파)의 국제주의 말입니다. 혁명적 패배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의 내전으로의 전화. 이것의 성공 및 실패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또 다른 한 편 현재 여기 저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의 사회운동 포럼을 모델로 삼아 우리의 사정에 알맞는 어떤 형태들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불충분한 답변이지만, 그것이 현재 우리가 서있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것을 위안삼으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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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프레임에 갇히다
[주장] 평택 사태가 한국사회에 던지는 함의
이태경(red1917) 기자




▲ 평택 미군기지확장예정지에 주둔한 군인들이 9일 오전 시위대 진입에 대비한 교육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평택 대추리에서 벌어진 유혈참극을 보면서 드는 느낌 중 단연 으뜸은 '공포'였다. 시위대의 10배가 넘는 군경이 벌판을 새까맣게 덮으면서 달려드는 장면부터 시작된 공포는 경찰이 시위대를 초주검으로 만들면서 절정에 다다랐다.

그러나 진정 우리들의 모골을 송연하게 만든 것은, 경찰의 잔혹한 진압방식이나 광주민중항쟁 이후 최초라는 민(民)과 군(軍)의 충돌이 아니라, 이른바 '평택사태'를 바라보는 상당수 네티즌들의 인식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각종 포털이나 인터넷 매체에 실린 '평택사태'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살기등등하기 짝이 없다. 범대위와 대추리 주민들에 대한 증오로 무장한 채 정부에 단호한 조치-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발포하라'는 극언을 하고 있다-를 요구하는 댓글을 쓴 이들은 대체로 범대위를 친북반미세력으로, 대추리 주민들을 토지보상을 더 받으려는 파렴치한으로 규정하며, 적법한(?) 공권력 행사를 방해하는 자들에 대해 가차 없는 응징을 요구한다.

'평택사태' 본질 외면하는 일부 네티즌

이들은 '평택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력을 위해서라는데 왜 휴전선 근방이 아닌 평택에 대규모 미군기지가 들어서는지, 정작 주한미군은 줄어드는데 당초보다 훨씬 넓은 부지가 필요한 까닭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기본적인 물음조차 이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행동은 전부 친북, 반미주의에 물든 때문이고, 이는 국기를 위협하는 범죄이므로 엄단해야 한다는 논리만이 이들의 두뇌 속에서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민주정부 하에서 자행되는 야만적 국가폭력도, 대추리 주민들의 절규와 눈물도, 장차 평택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력충돌의 장(場)이 될 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이들의 안중에는 없다. 이들의 시야에는 오직 반미꾼들에게 매 맞는 군경들의 모습과 동요하는 한·미 동맹만이 들어올 따름이다.

평택사태가 한국사회에 던지는 함의는 다양하지만, 상당수의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여전히 숭미(崇美), 반북(反北) 프레임에 포획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되었다는 점은 흔히 간과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범대위와 대추리 주민들에 대해 쏟아내는 섬뜩한 증오와 저주의 배후에서 작동하는 중요한 기제가 바로 이 '친미, 반북 프레임'이다.

숭미·반북 프레임에 포획된 대한민국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그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두고두고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진실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려면, 그것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프레임에 부합해야 합니다. 만약 진실이 프레임과 맞지 않으면, 프레임은 남고 진실은 버려집니다."

숭미·반북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은 위에서 조지 레이코프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프레임과 충돌되는 사실은 배척하며 자신의 프레임과 부합하는 사실들만 흡수한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사실조차도 이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프레임에 맞지 않으면 기각당하는 것이다.

이미 숭미·반북 프레임의 지배를 받고 있는-물론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일은 더딜 뿐만 아니라 노력에 비해 성과도 적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한 뼘이라도 나아지기를 원한다면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숭미·반북 프레임의 허구성을 효과적으로 폭로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프레임을 새로운 언어로 구성하는 작업은 그래서 시급하다.



기자는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에서 협동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대자보와 뉴스앤조이, 다음블로그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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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화와노동
2006.05.12 | 평택특별판-310호

미국의 군사세계화에 빼앗길 수 없는 민중의 민주주의를 쟁취하자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의 의미와 향후 계획


… 자주적인 한-미동맹을 실현하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말이 대국민 사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지난 5월 4일 평택에서 벌어진 국방부 스스로의 불법폭력, 유혈진압의 행태를 통해 낱낱이 폭로되었다. 군사세계화를 추진하는 미국에게 있어 동아시아 군사․안보전략의 핵심요충지인 평택미군기지 확장계획에 대해 한국정부의 선택의 여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평택기지이전협상과 강제집행과정에 있어서 문제의 핵심은 행정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제국에 저항하는 민중의 정치적 권리의 문제이다. 또한 정부와 언론이 연일 선전하는 반미세력의 불법, 폭력시위라는 잣대 역시 현 사태를 규정하는 핵심 사안이 될 수 없다. 현 시기 이미 도를 넘어서는 대국민 폭력과 불법을 스스로 자행하고 있는 쪽은 다름 아닌 남한 지배계급이다. 현 시기 미국의 군사 전략의 재편의 첨병, 평택미군기지 확장이라는 사안은 한반도 민중 모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반도 민중 모두가 신자유주의 경제통합을 수호하며 미국의 군사패권의 우산 아래 머물 것인가, 아니면 군사력으로 무장한 신자유주의 세계화 폭력과 야만을 폭로하며 동아시아 민중들과 연대할 것인가. 팽성 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은 바로 이 지점에 정확히 존재하고 있다. [자세히]

[관련글]

주권자인가 종복인가 - 황새울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 | 장진범

'여명의 황새울'이 지나간 자리 | 진재연

광주민중항쟁의 역사는 평택항쟁으로 이어진다 | 송한수

처음부터 문제는 주한미군 철수였다 | 한지원


이번 주말 평택 평화를 위한 범국민행동을!

5월 12일(금)
19:00 평택 전쟁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서울 촛불문화제 (광화문 동아일보 앞)

5월 13일(토)
14:00 현대하이스코 투쟁승리 전국노동자결의대회 (양재동 현대사옥 앞)
14:00 한미 FTA 저지, 평택미군기지 저지를 위한 서울지역 반미반전 결의대회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 -KT 앞)
16:00 평택 군부대투입, 강제집행 규탄대회(국방부)
17:00 (가칭)전국노동자대회 (광화문)
19:00 (가칭)국방부장관퇴진, 군부대 철수, 평화농사실현, 범국민 촛불문화제 (광화문)

5월 14일
11:00 5.18 정신계승! 군부대철수, 평화농사실현 범국민대회 (평택 대추초등학교)
[자세히보기]





미국의 군사전략과 전략적 유연성의 의미(월간 사회운동 2006년 5월호)

평택 미군기지 막아내고 올해도 농사짓자(월간 사회운동 2006년 1-2월호)
사회진보연대
http://www.pssp.org | pssp@jinbo.net
(140-801)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 8-48 신성빌딩 4층
TEL:02-778-4001~2 | FAX:02-778-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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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미군기지 막아내고, 올해에도 농사짓자!


 

진 재 연 | 정책편집부장․반전팀


 

평택에는 두 개의 미군기지가 있다. 캠프 험프리(K-6)와 오산공군기지(K-55)가 그것이다. 한미 정부는 2005년 서울 용산기지와 경기북부2사단을 2008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캠프 험프리에 285만평, 오산 공군기지에 64만평의 토지를 추가로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평택시 팽성읍 주민들은 이에 반대하며 3년 넘게 싸우고 있다. 반대여론이 높아지자 한국정부는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최근 ‘평택국제화지구’ 계획을 발표하고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이른바 ‘평화신도시’가 그것으로, 고덕면, 모곡, 서정, 지제, 장당동 등 539만평에 외국인들을 위한 학교, 주거시설, 위락시설 따위를 설치해 미군기지 배후지원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 주민들 역시 반발하며 주민대책위를 꾸리는 등 미군기지를 둘러싼 투쟁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미양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키로 합의한 것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더욱 신속히 추진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1월 20일 1차 한․미 장관급전략대화에서 반기문 외교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한국은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세계 군사전력 변화의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전략적 유연성이란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주둔 미군이 기동성과 신속성을 갖춘 기동타격대 성격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정부는 현재 기지 확장을 위한 모든 법적 절차를 끝냈고 이제 이 싸움은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세 번째 추방


이 땅은 원래 바다였다.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한반도 지형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평택은 바닷물이 유입되고 드넓은 간석지가 펼쳐졌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버려진 갯벌에 둑을 쌓아 개간을 시작했다. 지게로 흙을 나르고 맨손으로 삽질, 가래질하며 일궈 낸 땅이다. 아이 업고 둑을 쌓다 아이를 떠내려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목숨 걸고 일궈 놓은 땅에 국가와 권력은 갑자기 ‘무허가’ ‘국유지’ 등의 이유를 들먹이며 땅을 빼앗아갔다. 1943년 일제는 이 땅에 일본해군시설대(302부대) 비행장을 건설하며 사람들을 쫓아냈다. 그것이 첫 번째 추방이었다.

해방이후 1952년 미군이 이 비행장을 접수하고, 미군기지를 확장했다. 미군은 전쟁 뒤 냉전 하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중요성이 대두하자 안정리와 송탄지역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을 군사 기지화했다. 미군기지가 커지면서 대추리, 안정리 등의 주민들은 강제 추방되었다. 두 번째 추방이었다. 지금 대추리를 둘러싼 철조망 너머에 있는 미군기지가 그 때 주민들이 살던 곳이다. 주민들은 그 곳을 구대추리(원대추리)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보따리 하나 없이 몸만 빠져 나왔다. 집을 빠져나오자마자 당시 구경도 힘들었던 불도저가 집을 밀어버렸다. 정부가 하는 일에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이치인 줄 알았던 주민들은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천막 짓고 살기 시작했다. 귀를 찢는 비행장 소음을 참아내며 다시 땅을 일궜다. 시끄러운 비행기 소음에 깜짝깜짝 놀라며 잠을 못 자던 아이가 3일 만에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그게 올해로 53년째. 그리고 지금, 한국정부와 미군은 주민들에게 세 번째 추방을 통보한 것이다.


마을을 지켜내고 올해도 농사짓자


황새울 들녘.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의 들판이름이다. 황새가 날개를 뻗어 바다 쪽으로 힘차게 날아가는 모양을 닮았다는 이곳에는 실제로 많은 새들이 살고 있다. 솔부엉이, 황조롱이, 원앙, 소쩍새, 고니 등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고, 환경부에서 지정한 보호야생동물인 뜸부기, 말똥가리, 큰기러기, 맹꽁이가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이러한 환경들과 어울려 그대로 살기를 원하고 있다. 보상도 필요 없고 단지 이대로 살게만 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러한 요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부는 토지수용절차를 마무리했다. 2005년 11월 23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미군기지 확장부지에 대한 수용재결이 이루어졌고, 국방부는 12월 19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보상금을 맡겼다. 그와 동시에 평택의 모든 농지는 국방부 소유로 등기이전 되었고 2005년 12월 22일이 강제토지수용 개시일이었다. 이제 용역깡패가 들어와 주민들을 밀어내고 포크레인으로 집을 부숴버리고 미군기지 건설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국방부는 2월안에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하나 둘씩 떠나가기 시작했고 대추리 140여 가구 중에서 30가구 가까이 마을을 떠났다. 시간이 가면서 떠나가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사람이 떠나가고 나면 고물상이 쇠망치로 집을 부수고 문짝이며 창틀이며 쓸 만한 것들을 떼어간다. 최근에는 떠나가는 사람들이 직접 자기가 살던 집을 부숴 다른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이 국방부와 토지공사에서 협의매수에 응한 사람들에게 내린 지침이다.

사람들이 떠난 빈집들엔 계고장이 하나씩 붙어 있다. “국가의 소유이니 불법점유하고 사용하는 이에겐 2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 원이하의 벌금형에 처 한다”는 내용이다. 이웃들을 떠나보내고, 폐허가 된 빈집을 바라볼 때 주민들은 불안하다. 국방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이에 평택지킴이들은 마을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위해 직접 마을로 들어가고 있다. 빈집을 채우고 텐트촌을 세워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다. 빈집을 수리해 찻집, 사진관, 놀이방을 만들었다. 전교조 평택지부에서 매일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고, 대추초등학교에서 평화영화제, 사진전,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대추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묵어 갈 수 있는 민박집인 ‘지킴이네 집’을 운영하고 있다. 떠나가는 마을이 아니라 새롭게 들어오고 채워지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렇게 인간방패가 되어 마을 공동체를 지킬 때에만 미군기지를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빈집을 채우는 지킴이들의 투쟁은 부당한 국가권력에 불복종하고,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한 마을 주민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마을주민이 되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대추리 주민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함께 농사를 짓고 마을을 채워가는 것이다.

국방부는 주민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농수로를 막고 각종 농작물 파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자연스레 주민들의 핵심구호는 ‘올해에도 농사짓자’가 되었다. 주민들은 건답직파(乾畓直播)로 농사를 짓겠다고 말한다. 건답직파는 못자리를 해서 이앙기나 손으로 모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논에다 직접 볍씨를 뿌려서 재배하는 농사법이다. 수로를 차단한다는 국방부에 맞서 마른 땅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주민들의 끈질긴 투쟁


끈질기게 이어온 팽성읍 주민들의 촛불 집회가 500일이 넘었다. 마을 주민들은 2004년 9월 1일 시작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녁 7시면 어김없이 비닐하우스로 모여들었다. 처음 촛불을 든 날은 국방부가 평택대학교에서 미군기지 평택이전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던 날이다.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항의했고 그 날 주민 9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주민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공청회는 끝났다. 성난 주민들은 경찰서로 몰려갔고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 그 날 이후로 촛불은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촛불 집회 500일이던 2006년 1월 14일에는 대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500일 기념문화제가 열렸다. 그 날은 ‘트랙터 평화 순례단’이 10박 11일의 일정을 끝내고 대추리로 입성한 날이기도 했다. 7대의 트랙터는 대추리를 출발하여 시속 20km의 속도로 하루에 80~120km를 이동하여 부여, 군산, 나주,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 33개의 도시를 거쳐 평택으로 돌아왔다. 트랙터 순례는 프랑스 라르자크의 투쟁에서 교훈을 얻은 것으로, 프랑스 농민들의 미군기지 반대투쟁을 승리로 이끈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1970년 프랑스 정부는 라르자크의 4230만평을 군사기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주민들은 10년 동안 싸웠다. 프랑스 정부의 군대가 주민들의 집에 폭탄을 설치할 정도로 극심한 탄압이 있었지만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라르자크에서 파리까지의 800km 트랙터 순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라르자크에서 열린 미군기지 반대 집회에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결국 이를 계기로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군사기지 계획을 철회했다. 이 싸움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프랑스 농민 조제보베는 지난 12월 대추리를 방문하여 대추리 명예주민이 되었다. 그는 프랑스 농민들과 평택농민들의 투쟁이 너무나 닮아 있다고 말했다. 에펠탑에 양떼를 풀어놓았던 프랑스농민들의 심정이 소떼라도 끌고 청와대로 가고 싶은 평택농민들의 심정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트랙터 순례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알려냈다. 비닐하우스의 촛불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고 2월 12일 3차 평화대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평택으로 모이자

 

이런 상황에서 1월 23일, 평택시장 송명호는 2월 1일 이임할 예정인 이온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에게 감사패와 복조리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주한미군과 지역사회의 교류증진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한다는 감사패를 전달함으로써 평택시는 주민들의 투쟁을 철저하게 기만하고 있다. 한국정부와 미군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촉진할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주한미군 핵심전력을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에서 벗어난 한강이남지역인 평택으로 재배치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공격과 미군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또한 세계 다른 나라들의 분쟁, 소요사태, 전쟁들에 신속하게 개입하여, 동북아지역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쟁들에 주한미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미군의 평택기지 확장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불러오는 동시에 동북아의 군사적 대결을 격화시켜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할 것이다. 이렇듯 평택 미군기지 확장은 평택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평화로운 삶의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이 땅 모든 민중들이 함께 싸워야할 일이다. 이는 미 제국주의의 군사패권주의에 맞선 저항이며, 전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싸움이다. 한국정부는 민중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미군기지 이전협상을 철회하고 미군은 이 땅을 떠나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군기지를 막아내고 드넓은 황새울 들녘을 지켜내기 위해 이제 우리 모두가 인간방패가 되자. 프랑스 라르자크에서 30만 명이 모여 미군기지를 막아냈던 것처럼 황새울 들녘으로 구름처럼 모여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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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울 영화제가 열리는 5월 14일(일) 대추리가 봉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여하실 분들은 첨부된 황새울 영화제 초대권 파일을
인쇄해서 가급적 지니고 오시기 바랍니다.
 
1) 첨부된 그림파일 2개로 A4용지에 양면인쇄하면 초대권2장이 됩니다.
 
2) 인권영화제 상영장(서울아트시네마)으로 오시면 초대권을 배포하며,
인권운동사랑방 홈페이지로 가셔도 초대권을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3) 또한 당일 3시부터 평택역에서도 초대권을 나누어드립니다.
가능한 초대권을 가지고 대추리로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당일 오후 3시부터 평택역에 황새울영화제 스탭이 영화제 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 문의 : 인권영화제 김정아(741-5363 / 010-6348-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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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땅을 떠나야 하는지 설명해 달라

[윤현식의 내맘대로] 유혈사태 초래한 국가공권력의 불법행위

윤현식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결국 극단의 처방을 내리려고 작정을 한 듯 보인다. 5월 8일, 윤 장관은 군사시설물보호를 위해 투입되어 있는 군에게 보호장구를 지급하는 한편, 철조망 절단이나 초병과 충돌을 일으킨 사람들을 군형법 등 군법으로 다스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전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계엄상황이나 위수령 등이 발동된 상황도 아닌 평시에 민간인에 대한 군법적용이 가능한가에 대한 법률적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5월 4일 유혈진압과정 및 이후 벌어진 철조망 절단, 집회시위 과정에서 연행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속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록 법원이 단순가담자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는 하나 미군기지이전을 둘러싼 갈등구조가 계속된다고 볼 때 구속자는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불법적 폭력행위”로 방해하는 현상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은 5월 4일 이루어진 행정대집행과 군사시설물보호구역 지정이 과연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였는가 하는 점이다. 군병력 13000명이 동원되고, 수를 알 수 없는 용역깡패들이 투입되었고, 급기야 공병대를 중심으로 하는 군 병력까지 투입된 이 상황에서 과연 그들은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위한 충분한 적법절차를 거쳤는지가 의문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행정대집행? 그게 뭔데?

우선 행정대집행에 대해 살펴보자. 현행 행정대집행법에 따르면 행정대집행은 “법률에 의하여 직접명령되었거나 또는 법률에 의거한 행정청의 명령에 의한 행위로서 타인이 대신하여 행할 수 있는 행위를 의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다른 수단으로써 그 이행을 확보하기 곤란하고 또는 그 불이행을 방치함이 심히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 당해 행정청은 스스로 의무자가 하여야할 행위를 하거나 또는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여 그 비용을 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행정대집행법 제2조).

이 규정에 따르면 행정대집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이 있어야 한다. 즉, “법률에 의하여 직접 명령되었거나 또는 법률에 의거한 행정청의 명령에 의한 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이 의무는 작위의 의무, 다시 말해 무엇인가를 해야할 의무가 된다. 물론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에 의해 부작위의무를 작위의무로 전환하거나 간주하도록 한 행위가 있다면 부작위의무의 경우에도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부작위의무위반행위는 대집행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행정대집행의 세 번째 요건은 이 의무가 행정청 또는 제3자가 본인을 대신하여 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타인이 대신하여 행할 수 있는 행위”여야 하는 것인데, 바로 이 점에서 일반적으로 작위의무만이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 법규정상 행정대집행의 요건으로 대집행 이외의 다른 방법이 없을 것, 행정대집행이 공익의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 등이 요청된다.

이번에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된 의무는 대추분교 및 그 일대에서 집회 농성하고 있는 사람들, 대추리 일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의 강제퇴거이다. 대추분교의 철거가 목적이 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상이 된 사람들의 퇴거는 위에서 살펴본 행정대집행법이 적용되는 대체적 작위의무가 아니다. 퇴거는 제3자가 대신해서 해줄 수 있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이번 행정대집행은 그 적용 대상부터가 잘못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혹시 행정대집행법이 아닌 다른 법률에서 강제퇴거와 관련된 행정대집행이 가능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불법행위였다

평택 일대에 미군기지가 건설되는 것과 관련된 법률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국방·군사에 관한 사업”, “주한미군기지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등이 있다. 이들 법률 중 해당지역에서 주민 및 농성자들을 강제퇴거하기 위해 적용될 수 있는 행정대집행과 관련된 특별한 규정이 있는지를 보자.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르면 “국방·군사에 관한 사업”을 위해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 제6조제2항에 따르면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필요한 토지의 수용이나 사용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주한미군기지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은 본 법에 규정된 특별한 사항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국방·군사시설사업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각 법률들의 관계에 따를 때 행정대집행에 대한 특별한 요건을 이 세 법 중 어느 한 법에서 찾을 수 있다면 이번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합법적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9조는 토지수용의 결정 및 보상 등의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에 대해 행정대집행법에 따른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 역시 근본적인 행정대집행의 대상은 행정대집행법상의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고, 더욱이 이번에 경찰진압의 대상이 된 현지 주민들의 경우 보상절차 자체를 거부하고 있었음에 따라 절차의 완료가 이루어진 상황이 아니었다. 더구나 농성하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아예 이 규정에 따라 원천적으로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어느 법률의 규정에 의할지라도 이번 행정대집행은 그 집행 대상 자체가 잘못 설정된 행위였다. 점거농성자들의 강제퇴거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결국 직접강제에 의할 수밖에 없는데, 직접강제는 반드시 법률상의 근거규정을 가지고 있을 때만 가능한 조치이다. 왜냐하면 직접강제의 형태는 의무자에 대하여 공권력이 직접 개입해 그들의 신체, 재산에 실력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권에 대한 직접적이면서 강력한 침해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각 법률의 전부를 살펴보아도 직접강제를 규정한 조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대상 자체가 행정대집행의 목적이 될 수 없는 것이기에 더 이상 국방부의 위법행위를 논할 필요가 없으나 기왕 진행된 사안이니만큼 그렇다면 국방부가 취한 이번 행위가 어디까지 위법적·불법적이었는지를 살펴보자.

행정대집행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르면 행정대집행은 그 외의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취해야할 조치가 된다. 이것을 “보충성의 원칙”이라 한다. 그런데 과연 국방부는 이번 유혈사태를 동반한 행정대집행 이외에 다른 방법을 취할 수 없었던 것인가?

7일 밤 행정대집행에 항의하며 청와대로 향하던 집회 참가자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적법절차도 무시한 국방부

국방부는 평택 일대에 미군기지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 본 법률에 규정된 다음의 절차들을 국방부는 제대로 지키지 않았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즉, “제2장 공익사업의 준비 중 제9조제2항, 제3항, 제10조, 제12조, 제13조, 제3장 협의에 의한 취득 또는 사용 중 제16조, 제17조, 제4장 수용에 의한 취득 또는 사용 중 제21조” 등등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곧 국방부가 그동안 행정대집행법 상 견지해야할 “보충성의 원칙”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지난 수 개월 간 대추리 일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온갖 충돌의 와중에서 국방부는 행정대집행 외에 취할 수 있는 다른 조치들을 충분히 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으로 규정된 공청회 개최의 의무의 경우 이해당사자인 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요식적으로 끝내거나, 대화를 하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수일만에 전격적으로 행정대집행을 결행한 것 등을 감안하면 국방부가 보충성의 원칙을 만족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

또한 행정대집행의 집행과정의 문제 역시 심각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행정대집행의 실행과정에서 과연 어느 정도까지 행정청이 실력행사를 할 수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비록 일군의 집단에서는 부득이한 경우 저항을 배제할 수 있는 실력행사가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원칙적으로 법률의 규정이 없는 한 실력행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봐야한다.

설령 백보 양보해서 실력행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그 실력행사는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멈추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번 행정대집행에서 보여진 군경용역합동실력행사는 필요최소한은커녕 가공할 물리력의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며 유혈낭자한 실력행사로 귀결되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번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그 행위 자체가 불법행위였다. 법률의 근거도 없이 행정대집행이라는 실력행사를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자는 물론 군경까지 포함해 수많은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남은 문제는?

군사시설보호구역지정의 건 역시 법률적으로 매우 민감하게 다루어져야할 문제이나 이에 대한 논의는 제외하기로 하자. 군용 철조망을 절단하는 등의 행위를 “자행”하고 군경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과격폭력시위자” 또는 “폭도”들에 대한 국방부의 대응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제외한다. 그러나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불법·위법적 행위에 대해 국민 또는 시민이 저항하는 것 자체가 “폭력”으로 덧칠되고 “폭도”로 매도되는 현상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조중동문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하나같이 시위대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군경을 부각시키면서 미군기지이전사업에 반대하는 측을 폭도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사단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며, 주민들의 분노와 시위 참가자들의 의도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러면서 법을 지키라고 독촉한다.

도대체 누가 법을 어겼는가? 도대체 누가 “폭력”을 행사한 건가? 분명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고 여기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은 대통령과 총리,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합리적 설명은 하지 않은 채 폭력시위 엄단방침만을 합창하고 있다.

대추리 이장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밝혔듯이 주민들의 요구는 매우 소박하며 아주 단순하다. 왜 이 땅을 떠나야 하는지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수많은 군인과 경찰을 보내 유혈사태를 조장하고 공포를 조성하는 것이 과연 참여정부의 본질이란 말인가?
윤현식 님은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으로, 참세상 칼럼 '윤현식의 내맘대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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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잘코군 2006-05-1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갑니다. 꾹.

stella.K 2006-05-1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우리나라는 도무지 땅에 대한 개념이 어떤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balmas 2006-05-1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예, 그러세요. :-)
스텔라님/ ㅎㅎㅎ 개념이 없다 ...

stella.K 2006-05-1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것이 정답이네요. 워째쓰까...